[단독]전력설비 적정예비율 ‘22%→18%’로 낮춘다

[단독]전력설비 적정예비율 ‘22%→18%’로 낮춘다

세종=유영호 기자
2017.08.08 08:26

원전 4기분 설비용량 감축효과… "예측치 못한 수급불안 초래할 가능성" 비판도

정부가 현재 22%인 전력 적정예비율을 18%까지 낮추기로 했다. 앞으로 건설해야 할 설비총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 새 정부의 탈원자력발전 정책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급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7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말 발표할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에서 적정예비율을 18%까지 낮추기로 하고 예비율분과에서 세부 조율을 진행 중이다. 저성장 고착화로 전력수요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목표 예비율을 낮춰 과잉 설비를 막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2022년 설비예비율이 28%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적정예비율을 너무 높게 잡고 있다는 게 정부와 여당의 기본 입장”이라며 “목표치가 크다 보니 원전 등 용량이 큰 설비 중심으로 수급계획을 짜게 되고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도 높아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까지 (낮추는 것은) 문제없고 추가로 18%까지 끌어내리기 위해 전력 수요·공급 전망치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적정예비율은 정부가 정한 예비율 목표치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전력수요가 100이고 적정예비율이 18%라면 총 전력설비는 118로 유지한다는 의미다. 정부는 당초 노후화로 인한 발전기 고장, 정기적인 예방정비에 따른 발전기 정지 등으로 생길 수 있는 전력공급 공백을 고려해 15%의 최소예비율을 둬 왔다. 하지만 2011년 9·15 정전사태 이후 수요예측 불확실성을 반영해 2013년 1월 확정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3~2027)’부터 추가 예비율 7%를 더해 적정예비율을 22%로 유지해 왔다.

정부는 최소예비율은 현재 15%를 유지하되 수요예측 불확실성에 대비한 예비율을 7%에서 3%로 축소할 계획이다. 수요관리, 분산형 전원 육성 등으로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능력이 높아진 만큼 일부를 줄여도 전력수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반영됐다.

정부의 적정예비율이 18%로 낮아지면서 앞으로의 전원(電原)개발계획도 바뀐다.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요전망 워킹그룹은 2030년 최대전력수요를 101.9GW로 내다 봤는데 적정예비율을 반영한 설비총량은 120.2GW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총 설비용량(105.9GW)을 고려하면 앞으로 14.3GW의 설비확충이 필요하다. 기존 적정예비율(22%)과 비교해 약 원전 4기(4.1GW)분의 설비용량이 줄어드는 효과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적정예비율을 낮추는 게 수급불안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서울 소재 대학 에너지정책학 교수는 “적정예비율 자체가 뜻밖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개념인데 수요 증가율이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에 근거해 낮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적정예비율과 관련해 예비율분과에서 여러 변수를 들여다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면밀히 검토해 최종 적정예비율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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