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린 정부지출 따라 성장률 롤러코스터…"경기대응 역할 긍정적이지만 안정적 재정운용도 중요"

정부가 올해 2%대 성장률 사수를 위해 막판 재정 쏟아붓기에 나서면서 내년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성장률은 1.9%다. 성장기여도를 따져보면 민간과 정부가 각각 0.5%포인트, 1.4%포인트를 책임졌다. 우리 경제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 가깝게 성장하는 동안 정부 역할이 컸음을 알 수 있다.
민간과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연간 기준으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할 게 확실시된다. 남은 4분기에도 민간부문 성장세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정부가 연간 성장률 2% 사수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28일 "올해 2%대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수출부진, 건설 등 투자조정에 따른 성장 둔화 충격을 재정으로 완충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재정집행 실적에 따라 분기별 성장률이 들쭉날쭉했던 점을 감안하면, 재정집행 관리 능력에 합격점을 주기는 어렵다.
올해 1분기의 경우 성장률이 전기대비 –0.4%에 머물렀는데, 이는 정부의 성장기여도가 -0.6%포인트로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충격은 컸다. 성장률 발표 직후인 지난 4월 25일 원/달러 환율은 10원 가까이 급등했다. 이후 수출 감소 등 악재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느냐 마느냐가 초미의 관심이 되기도 했다. 1분기 성장률 발표 이후 나온 소비자심리지수가 한 달 만에 낙관에서 비관으로 돌아서는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위축됐다.
내년에도 이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마땅한 대안이 없다면 내년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률 충격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정부 성장기여도가 1.1%포인트로 높아진 데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1분기 정부 성장기여도가 하락했다"며 "올해 4분기에 재정을 많이 쓴다면 내년 1분기 정부 성장기여도도 올해와 같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초에 준비해서 차차 집행되는 재정집행 절차상 어느 정도의 계절성은 불가피하지만, 재정을 계획성 있게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거시경제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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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교수는 "경기, 구조적 이유로 우리 경제에서 재정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재정이 오히려 경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정부가 지자체와의 조율 등 전반적인 재정관리 능력 향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