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끌기' 활용 못하게…공정위, 동의의결 제도 손본다

'시간끌기' 활용 못하게…공정위, 동의의결 제도 손본다

세종=박광범 기자
2025.11.20 16:15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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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의의결 심사 절차가 최대 4주 이상 빨라진다. 의의결 심의 기간도 단축된다. '신속한 사건 처리'라는 동의의결 제도 취지를 살리는 동시에 일부 기업들이 제재를 늦추기 위해 동의의결 제도를 악용하고 있단 지적에 따라서다.

공정위는 '동의의결제도 운영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다음달 11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20일 밝혔다.

동의의결이란 사업자가 스스로 소비자 피해 구제 등 시정방안을 제시하고 공정위가 이해 관계인 등 의견 수렴을 거쳐 그 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빠르게 종결하는 제도다. 쉽게 말해 기업이 법을 위반했어도 반성문을 쓰고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는 동시에 벌에 상응하는 규모의 상생방안을 시행하면 공정위가 이를 봐주는 제도다.

먼저 동의의결 신청 사업자의 단계별 의견제출 기간을 2주로 줄인다. 현재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심사보고서 상정과 최종 동의의결안 심사보고서 상정시 의견 제출기간은 일반 사건 규정과 마찬가지로 각 3∼4주다. 이에 따라 심사 과정에서 의견제출 기한이 최대 8주에서 4주로 줄게 된다.

개정안은 또 동의의결 절차 개시 여부에 관한 심사보고서가 소회의나 전원회의에 상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심사보고서에 대한 사업자 의견 제출일로부터 30일 이내 심의 개최를 의무화했다.

최종 동의의결안도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심사보고서에 대한 사업자 의견 제출일로부터 30일 내 심의가 열리도록 했다. 현재는 동의의결안 심의 기간에 대한 명문화 된 규정이 없어 동의의결이 불필요하게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단 지적이 있었다.

아울러 동의의결 사건에 대해 사업자가 서면심의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도 담았다. 동의의결은 사업자의 자발적인 신청을 전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 법 위반 사건에 비해 구술심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이에 따라 동의의결 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자가 서면심의를 요청하고 의장이 허가하면 서면심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가 동의의결 제도 개선에 나선 건 일부 기업들이 공정위 제재 시간끌기를 위해 동의의결 제도를 악용하고 있단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정위가 다루는 사건 중에 쿠팡이츠, 배달의민족의 자사 우대 요구, 끼워팔기 위반 의혹과 관련해 공정위가 TF(태스크포스)를 만들기 직전인 올해 4월 두 업체가 각각 동의의결을 신청했다"며 "동의의결 신청을 했으면 어떻게 시정방안을 내겠다, 상생방안을 내겠다고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시간 끌기 내지는 국가형벌권을 일종의 형해화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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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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