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결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대대적으로 손본다.
현재 '3개월'에 불과한 금리 전망 시계를 1년으로 늘리거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점도표(dot plot)'와 유사한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취임 후 강조해 온 '한국형 포워드가이던스(사전예고 지침)'가 진화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김병국 한은 통화정책국 정책총괄팀장은 15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의 과제: 커뮤니케이션과 정책수단'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개선 방향을 공개했다. 김 팀장은 "작년 7월부터 1년 이내 시계에서 복수(2~3개) 전망치를 제시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모의 실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2022년 10월부터 '향후 3개월 내 금통위원들의 조건부 금리 전망'을 공개해 왔다. 이 총재가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구두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동결, 2명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했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는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김수현 전남대 교수와 황인도 한은 금융통화연구실장은 이날 발표에서 "회귀 분석 결과, 3개월 내 금리 전망은 단기 채권 금리는 물론 장기 금리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며 시장 기대를 효과적으로 관리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계도 뚜렷했다. 전망 시계가 3개월로 너무 짧고, 구두 설명 방식이라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미 연준이 FOMC 위원들의 연 단위 금리 전망을 점으로 찍어 한눈에 보여주는 '점도표'를 공개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한은은 전망 기간을 1년으로 늘리고, 위원별로 복수의 전망치를 제시하는 등 사실상 '한국판 점도표' 도입을 위한 예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더 많은 정보를, 더 긴 시계로 제공해 불확실성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이창용 총재도 이날 환영사에서 변화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총재는 "3개월 시계에서 금통위원들의 견해를 시장에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더 많은 정보를 시장에 주는 것의 장단점과 효율적인 전달 방식을 고민하는 과도기(transition)의 한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3개월 금리 전망'을 물가·금융안정 책무 달성을 위한 대표적 정책 변화 사례로 꼽으며,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 과제가 남아있음을 인정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 활용이나 대출 가용증권 범위 확대 등도 정책 수단 다양화의 사례로 언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