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추경' 편성 사실상 공식화…국채 발행 없는 추경 추진한다

'벚꽃 추경' 편성 사실상 공식화…국채 발행 없는 추경 추진한다

세종=정현수 기자
2026.03.10 13:47

이재명 대통령 "조기에 추경해야 할 상황인 것 같다"
구윤철 부총리 "필요하다면 적극 검토…국채발행 없이 할 수 있을 것"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6.3.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6.3.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정부가 추가경정(추경) 예산안 편성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추경 편성의 명분은 중동 사태에 따른 유류비 부담이다.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초과 세수로 추경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국무회의에서 유류비 지원 등을 거론하며 "조기에 추경을 해야 할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추경 편성 가능성을 시사했던 이 대통령이지만, 이날 발언은 좀 더 구체적이었다. 서민들에게 유류비를 직접 지원하려면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데 이를 추경으로 추진하자는 맥락이다.

추경 편성 논의가 이어질 때마다 핵심 쟁점은 명분과 대상, 규모(재원) 등이다. 추경이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에 명분에 부합하는지, 예산을 어디에 투입할 것인지, 어느 정도 규모로 어떻게 조달할지가 관건이다.

먼저 명분이다. 국가재정법은 추경 편성 요건을 명시한다.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등이 해당한다.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도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선 중동 사태라는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를 추경 요건으로 제시할 수 있다.

대상은 유류비 부담 경감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날 하락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는 우상향하고 있다. 정부는 석유 판매가격 최고액 지정과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유류비 직접 지원 카드를 내밀었다. 최고액 지정과 유류비 직접 지원은 모두 재정을 수반하는 정책 카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유류비 직접 지원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유류세는 빈부와 무관하게 모두 혜택을 받지만, 직접 지원의 경우 계층에 따라 차등 지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주 시행 예정인 최고액 지정 역시 정부가 정유사에 손실을 보상해야 하므로 추경 대상이다.

'오일 추경'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추경 가능성을 거론하며 문화·예술인 지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비슷한 시기 지방정부 체납관리단 인력 확충, 창업 오디션 프로젝트 등을 거론하면서도 추경을 언급했다. 모두 이번 추경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받을 수 있는 정치적 해석은 변수다.

추경 규모는 재원과 맞물려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적정한 규모로는 국채 발행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세수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지 않느냐"는 이 대통령의 발언 뒤에 나온 답변이다. 따라서 초과 세수가 얼마로 예측될지가 추경 규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돈(세입 예산)을 예측한다. 하지만 기업 경기가 예상보다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법인세 예납 등의 수입이 늘어난다. 올해 초처럼 주식 시장이 호황이면 증권거래세도 증가한다. 일부 대기업의 대규모 성과급 역시 소득세 증가로 연결된다.

이처럼 당초 예상보다 더 걷히는 초과 세수를 활용하면 국채 발행 없이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 적자국채를 발행하면 정부의 빚이 늘어나기 때문에 초과 세수를 활용한 추경 편성이 정치적 부담에선 자유로운 편이다. 문제는 그 규모를 가늠하기엔 다소 이르다는 점이다. 현재로선 올해 1월까지 국세 수입만 외부로 공개된 상태다.

향후 추경 편성 여부는 당·정 협의 등을 통해 확정될 전망이다. 구 부총리가 추경 편성을 "필요하다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편성 작업을 주도할 기획예산처의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전제로 '확장 재정'을 강조한 박홍근 기획처 장관 후보자가 국채 발행 없는 추경 편성을 반대할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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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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