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AI 투자하는 빅테크…한은 "금융 악화 땐 위험 부각"

빚내서 AI 투자하는 빅테크…한은 "금융 악화 땐 위험 부각"

최민경 기자
2026.09.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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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가 상당 기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수익성에 대한 우려와 외부자금 의존도 확대가 향후 투자를 제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10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실린 '글로벌 AI 투자 현황 및 리스크 요인 점검'에서 "글로벌 AI 투자는 수요 확대와 기업·국가 간 주도권 경쟁 등을 바탕으로 상당 기간 증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투자 확대의 배경으로는 연산 수요 급증과 시장 선점 경쟁을 꼽았다. 고성능 모델 개발을 위한 학습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AI 활용 확대와 모델 고도화로 추론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빅테크들은 선제적인 고객 확보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과 유럽연합(EU)도 경제·안보 차원에서 AI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주요 전망기관들은 투자 증가 속도가 올해를 정점으로 점차 완만해지겠지만 급격히 둔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IT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의 지난 5월 전망에 따르면 서버·반도체 등 글로벌 AI 인프라 지출 증가율은 올해 61%, 내년 39%, 2028년 19%로 예상됐다.

위험요인으로는 수익성 검증 강화가 제시됐다. 한은은 "주요 AI 모델 기업의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안정적인 이익 창출에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막대한 운영·투자 비용에 더해 오픈소스·저가형 모델 확산이 서비스 가격을 낮추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력 확보가 지연되거나 데이터센터가 예상만큼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도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빅테크의 외부자금 의존도 확대도 변수로 꼽았다. 투자자금을 내부 재원만으로 충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었다. 한은은 "자금조달 비용이 커지고 잠재적 취약성도 누적돼 향후 투자 흐름이 금융여건 변화에 더욱 민감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 간 자금지원 구조에 따른 위험도 지적했다. 판매자가 자사 제품을 구매할 업체에 자금을 지원하고 이 돈이 다시 매출로 돌아오는 '판매자 금융'은 기업 간 재무위험을 전이시키고 과잉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수목적기구(SPV)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투자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별도 법인인 SPV가 빅테크와 맺은 장기 임차계약을 토대로 투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관련 부채가 빅테크 재무제표에 직접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한은은 금융여건이 악화되면 이 과정에서 누적된 부실 위험이 한꺼번에 부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AI 투자의 외부자금 의존도가 높아진 가운데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며 "금융여건이 악화되고 실제 수익 창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AI 투자는 국내 반도체 경기 호조를 견인하는 주된 동력인 동시에 주요 불확실성 요인 중 하나"라며 "향후 AI 산업의 발전 추이와 그에 수반되는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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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경제부에서 한국은행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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