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여름 대형댐 3개 규모와 맞먹는 신규 물 그릇 확보와 AI(인공지능) 기반의 홍수예보 등 선제적 대응 조치로 인해 수재해 피해가 전년 대비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홍수·가뭄 빈도가 갈수록 증가하는 만큼 관계기관 협업 등을 통해 재난 대응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3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여름 풍수해 인명피해는 잠정 집계 1명으로 지난해 25명 대비 대폭 감소했다. 풍수해로 인한 재산피해는 지난해 1조1307억원에서 올해 1209억원으로 89.3% 줄었다.
올해 풍수해 피해가 적었던 원인으로는 우선 강수량이 평소보다 적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여름 전국 강수량은 558.6㎜로 평년(727.3㎜) 대비 76.1% 수준이고 강수일수도 31.2일로 평년(38.5일) 보다 7.3일 적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컸고 다른 지역에서는 극한 가뭄이 나타나는 등 기후의 양극화 현상은 심화했다. 지난 8월15일부터 18일까지 경남 거제시에는 1시간 최다 강수량 124.5㎜를 기록해 기존 극값(104.0㎜)을 경신했다. 반면 올해 1월1일부터 8월15일까지 남부지역 누적 강수량은 571㎜로 평년의 63% 수준에 그쳐 섬진강댐 저수율은 예년 대비 31.9%(9월26일 기준)까지 낮아지기도 했다.
정부는 극한 기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물그릇 확보에 나섰다. 기후부는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농업용 저수지, 발전댐, 하굿둑 등 홍수조정 목적이 아닌 시설을 홍수 대비 물그릇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대형댐 3개 규모에 해당하는 10억4000만톤의 홍수조절 여력이 추가됐다.
다목적댐 등 기존 홍수조절 시설도 강우 상황을 면밀히 고려해 적극적인 사전 방류를 실시했다. 그 결과 댐 수문 방류 횟수가 지난해 69회에서 올해 23회로 줄어 하류 지역의 홍수 위험도가 낮아졌다.
AI를 활용한 홍수예보 시스템도 올해 본격 가동됐다. AI가 전국 223개 홍수특보지점의 수위를 10분 간격으로 자동 예측하고 홍수 예보관이 이를 바탕으로 실제 수위 변화와 물리 모형 분석 등을 통해 홍수 위험을 사전에 파악했다. AI 예보체계를 통해 올해 홍수특보를 총 38회 발령하고 홍수 정보 1532건과 홍수취약지구 관련 정보 233건을 관계기관에 전달했다.
도시침수예보도 도입됐다. 올해 시범 사업으로 반복적인 침수 이력과 복잡한 지하공간 구조 등으로 침수 위험이 높은 서울 강남역·신대방역 일원 등 6개 자치구에서 도시침수예보 시스템이 적용됐다. 침수 범위와 깊이를 예측하고 위기 정도에 따라 침수주의보와 경보를 발령에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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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부는 올해 시범운영 성과를 평가한 이후 전국 확대를 위한 종합계획을 연말까지 수립할 예정이다. 2030년 상반기 전까지 6개 광역시에 확대 구축할 계획이다.
홍수취약지구는 지난해 799곳에서 올해 893곳으로 확대 지정하고 홍수기에 대비해 총 1790회 점검을 실시했다. 제방 등 하천시설은 5248곳을 점검해 계획 대비 115%를 달성했으며 댐 63곳도 모두 점검했다. 전국 빗물받이 약 423만개소에 대한 반복 청소·준설하고 우수관로 1만59km를 반복 준설해 도심침수와 범람을 사전에 예방했다.
이상기후 발생 빈도가 높아진 만큼 정부는 국지적 집중호우 등 재난 대비를 강화할 계획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열대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크게 높은 슈퍼 엘니뇨 현상이 이어지면서 11월에도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부 관계자는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홍수와 가뭄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재난이 심화할 수 있는 만큼 댐, 저수지, 하굿둑 등 수자원 시설을 보다 면밀하게 통합 활용할 수 있도록 시설 간 연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