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열했던 30대를 지나온 유연석은 어느덧 40대를 맞이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고민이 많았지만 '지금 거신 전화는'의 백사언은 불안감을 기대감으로 바꿔줬다.
지난 4일 종영한 MBC '지금 거신 전화는'(연출 박상우·위득규, 극본 김지운)은 협박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의 시크릿 로맨스릴러를 다룬 작품이다. 최연소 대통령실 대변인이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남자 백사언 역을 맡은 유연석은 6일 킹콩 by 스타쉽 사옥에서 아이즈(IZE)와 인티뷰에 나섰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지거전'은 웹소설 특유의 대사가 곳곳에서 출몰한다. 자칫 오글거리거나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유연석은 자신의 연기로 이를 극복했다.
"처음에는 희주와 냉랭하고 대화도 없고 소통조차 못 하던 사이인데 중후반부 로맨스가 쌓였을 때의 대사를 처음 봤을 때는 어색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막상 촬영할 때가 되니 희주와의 관계가 쌓이고 감정도 무르익어서 큰 무리는 없었어요. 제가 그 감정을 믿고 해야 보시는 분들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시청자분들도 좋게 받아주신 것 같아요."

'지거전'은 TV-OTT 전체 드라마 화제성 1위만 아니라 넷플릭스 글로벌 전체 2위에 오르는 등 글로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유연석 또한 출연자 화제성 순위에서도 1위에 등극하며 연기력을 입증했다.
"처음에는 와이프에게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차갑게 대했죠. 자기 마음을 잡기 위한 방책이었고, 어차피 떠날 것이기 때문에 사심이 생겨 떠나지 못할까 봐 두려웠던 거죠. 협박 전화를 통해 숨겨둔 마음을 확인한 이후부터는 변화하게 나가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러면서 과감하게 코미디도 해보고 절절한 로맨스도 보여주다 보니 좋아하신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에 했던 캐릭터들의 종합선물세트 같더라고요. 제 필모그래피의 장점이 모인 캐릭터라 팬분들이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스릴러에서 시작해 멜로로 끝난 백사언에 많은 시청자들이 환호했던 이유는 결국 이 모든 행동에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백사언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순애'를 꼽은 유연석은 결국 그 순애에 시청자들이 반응한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다.
"제작진에서 한 남자의 뜨거운 순애보를 보여줄 거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나요. 결국에는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대할 수밖에 없고 다양한 방법을 썼던 거죠. 그리고 그 순애가 통한 것 같아요. 나를 차갑게 대하고 대화도 없던 남편이 알고 보니 나를 오래전부터 열렬히 사랑하고 있었고, 숨겨뒀던 마음을 확인하잖아요. 직접 한다면 오글거리거나 유치할 수도 있지만, 당사라면 무척 듣고 싶은 대사를 해주니까 열광하셨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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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생 유연석은 어느새 40대에 접어들었다. 이제는 더 이상 어리다고 할 수 없는 나이가 된 만큼 유연석은 여러 가지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마흔이 되는 시점에 만 나이가 적용되고 그러다 보니 '마흔이 된다는 건 뭘까' 싶더라고요. 어느덧 촬영장에 와보니 저는 서툰 후배여도 안되고 서툰 연기자여도 안되더라고요. 아버지·어머니로 나오는 선배님들 외에는 제가 선배였고 팀의 리더가 돼야하는 상황도 있더라고요. 제작진분들도 마찬가지였어요."
이런 유연석의 고민을 알아준 건 배우 한석규였다. 유연석은 앞서 'MBC 연기대상' 최우수상 소감에서도 한석규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이날 유연석은 한석규에게 들었던 고민을 자세하게 풀어내며 다시 감사를 전했다.
"제가 힘들고 고민이 되는 부분을 긁어 주시는 느낌이었어요. '40대가 배우로서 꽃피울 수 있는 나이니까 잘 이기면서 지나가라'고 해주셨어요. 나이는 자연스럽게 먹어가는 거고 지금 제가 고민이 필요한 나이라고도 해주셨어요. 선배님이 10년에 하나씩 무언가를 남기려고 다짐하셨다는데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르 돌아보기도 했고요. 그런 시간과 고민들이 필요하다는 말씀이 되게 큰 이야기로 다가왔어요. 그날 시상식 때 선배님이 눈에 들어와서 언젠가는 감사드리고 싶었는데 하게 됐어요. "

돌이켜보면 유연석의 30대는 작품들로 빼곡 차 있다. 팬들이 '유연소'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였다. 유연석은 열심히 달렸던 30대의 경험이 40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번에는 제작발표회에서 억지로 수식어를 만들었는데 30대를 보면 캐릭터마다 그런 수식어가 있었던 것 같아요. 하나의 수식어를 얻기도 쉽지 않고 그걸 넘어서는 캐릭터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감사해요. 그 수식어가 40대의 저를 도와줄 것 같아요. 그 시작에 여러 수식어를 모은 것 같은 백사언이라는 캐릭터를 만나서 불안감이 기대감으로 바뀌어 가고 있어요."
30대에 열심히 활동했다는 뜻은 바꿔 말해 많은 감독과 작가들이 유연석을 선택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렇게 많이 선택받은 이유가 뭐냐고 묻자 유연석은 양면성과 도전을 이유로 꼽았다.
"저라는 배우가 이 바닥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에는 야누스적인 얼굴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스스로 캐릭터가 강하거나 선이 굵은 배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서 그렇다면 극과 극의 양면성을 띤 배우로 가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연기를 하는 매체 역시 하나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저를 시험해 보고 싶었어요. 그런 도전들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뭔가를 던져줘도 어느 정도는 소화할 수 있고 결과물을 내는 친구라는 믿음이 생긴 것 같아 감사드려요."
유연석의 차기작은 SBS '신이랑 법률사무소'다. 코미디 장르를 원했던 유연석은 휴먼코미디 장르의 '신이랑 법률사무소'를 통해 다시 한번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앞으로도 자신의 양면성을 보여주고 싶다는 유연석의 모습은 40대에도 환히 빛날 연기력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양면성이라는 기준안에서 최대한 안 보여줬던 얼굴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갭이 크면 클수록 더 끌리고요. 그게 장르가 될 수도 있고, 캐릭터가 될 수도 있고 직업이 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이야기의 힘도 중요한 것 같아요. 결국 한국 드라마는 이야기의 힘도 있어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