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 카더가든, 나영석 예능의 새 투덜이 에이스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 카더가든, 나영석 예능의 새 투덜이 에이스

최영균(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6.09.0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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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예능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가 공개 5일 만에 국내 시리즈 순위 1위에 오르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나영석 PD 사단의 이 프로그램은 카더가든, 도운, 타잔, 이채민이 비자발적으로 설산을 오르는 고생 예능으로 날 것 그대로의 고통과 투덜거림을 보여준다. 특히 카더가든은 처절한 투덜이 캐릭터로 재미를 책임지며 나 PD 예능의 투덜이 에이스 계보를 잇는 활약을 펼쳤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예능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이하 ‘대등왜’) 시즌1 전모가 공개됐다.

지난 8월 중순 시작으로 3주에 걸쳐 진행된 방송분 업로드가 지난 1일 9, 10화를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대등왜’는 공개 5일 만에 넷플릭스 국내 시리즈 순위 1위에 오르는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후 각종 커뮤니티 입소문을 통해 관심이 더 확산되는 추세다.

‘대등왜’는 등산에 관심 없던 가수 카더가든 도운(데이식스) 타잔(올데이 프로젝트)과 배우 이채민 4인이 비자발적으로 국내 겨울 설산을 오르는 내용으로 나영석 PD 사단의 새 시리즈다. 방송을 보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듯이 연예인들이 등산이라는 고난 미션에 도전하는 ‘고생 예능’이다.

‘대등왜’는 다른 ‘고생 예능’과 톤앤매너가 좀 다르다. 대개 ‘고생 예능’들은 출연한 스타의 힘든 모습을 보여주면서 재미를 잡고, 마침내 미션 성공 순간을 통해 감동까지 가져가는 편인데 ‘대등왜’는 감동을 그다지 추구하지 않는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고통에 대한 출연자의 반응도 일반적인 ‘고생 예능’은 방송용으로 필터링해 다소 순한 맛으로 만든다. 가학 시비를 피하기 위함도 있고, 출연자의 과도한 고통 반응은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등왜’는 필터링을 자제하고 좀 더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그러다 보니 출연자가 방송 출연을 후회하는 일이 잦고,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내내 투덜거리며, 때로는 욕설을 쏟아내고(등산 돕는 제작진이 힘들면 욕하면서 오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충고한다) 이를 묵음 처리한 상황이 방송되기도 한다. 산을 오르는 일반적인 산악회를 비틀어 자신들은 ‘빨리 산을 내려가 쉬고 싶다’는 의미에서 ‘하산악회’라고 자조한다.

이 중심에 카더가든이 있다. 감성적인 뮤지션에서, 쿠팡플레이 오피스 시트콤 시리즈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재기 넘치는 예능인으로 활동 영역을 확실히 넓힌 후 이번 ‘대등왜’를 통해 ‘고생 예능’의 핵심인 투덜이 캐릭터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욕설까지 가는 투덜거림은 기본이고 코스가 험해지면 오만상 찌푸리고 울상에 진저리를 친다. 몸 잘 못 가눠 선두 양보하기 바쁘고 프로그램 출연 결정을 수없이 후회한다. 보통 다른 ‘고생 예능’ 출연자들은 요령 없던 초반에는 고생으로 투덜대다 시리즈 후반부로 가면 미션에 익숙해져 투덜거림 강도가 급격히 줄어드는데 카더가든은 그렇지 않다.

사진제공=카더가든
사진제공=카더가든

지리산을 오른 이번 시리즈 마지막 회에서조차 “(이 프로그램은) 일반 등산객 안 가는 험한 곳만 간다. 나처럼 체력 없는 사람에게 지리산은 객기다. 절대 오지마라. 시간낭비다’라며 격렬한 투덜거림을 작렬한다. 실력이 늘어 꽤 빠른 속도로 산을 타 제작진을 놀라게 하면서도 입은 처음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현실의 투덜거림은 주변인들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지만 방송 속 카더가든의 투덜거림은 웃음 유발 기제로만 작동한다. 밉지가 않다. 프로그램 자체가 의지가 없던 이들을 고난도 산으로 끌고 가 던져 놓는 극한의 설정이라 수긍이 가고, 다른 멤버들이 캐릭터적으로 카더가든과 합이 잘 정립돼 투덜거림 자체의 부정적 요소들을 깨끗이 정화시킨다.

카더가든이 투덜거릴수록, 타잔의 어리지만 성실한 리더십의 리더 캐릭터가 돋보이고 이채민의 잘 생겼는데 산도 쉽게 타는 능력자 캐릭터가, 엉뚱하고 밝아 카더가든 못지않게 웃기면서 긍정 에너지도 넘치는 도운의 해피 바이러스 캐릭터가 살아나면서 방송은 긍정적인 기운만 느껴진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다른 멤버들은 카더가든과 합으로 점점 더 캐릭터적으로 호감이 커지며 카더가든은 재미를 확실히 책임진다. 예능적인 선순환으로 서로를 살리고 있다. 카더가든의 투덜거림은 어떤 계보를 떠오르게 만든다. 나 PD 예능의 주요 프로그램들에는 투덜이 에이스들이 있다.

‘삼시세끼’ 시리즈의 차승원, ‘꽃보다…’와 ‘윤식당’ 등의 이서진, ‘콩콩팥팥’의 이광수 등 나 PD 특유의 미션 예능에서 투덜거림으로 나 PD와 투닥대며 프로그램의 재미와 긴장감을 끌어내는 핵심 출연자들이다. 디테일에서는 차이가 좀 있다.

차승원은 ‘삼시세끼’가 고생 예능으로는 순한 맛이기에 고통의 투덜거림 보다는 미션을 잘 해결하기 위한 응원으로서의 투덜거림인 경우가 많다. 이서진은 부정적이기는 한데 뻔뻔해서 묘한 설득력을 갖는, 이광수는 자신의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고자 안간힘을 쓰는 꼼수와 결합된 투덜거림이라 ‘고생 예능’에서는 재미를 극대화하고 분위기를 고조한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카더가든의 투덜거림은 막무가내이고 처절해서 또 다른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카더가든이 나 PD의 투덜이 에이스 계보에 확고히 오르기는 아직 좀 더 자신의 투덜이 캐릭터가 구축돼야 하는 상황. 이번 ‘대등왜’에서는 훌륭했지만 선배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려면 시리즈가 시즌을 이어갈 수 있도록 활약을 더 보여줘야 비로소 공인 받을 수 있을 듯하다.

‘대등왜’는 좋은 반응으로 볼 때 시즌2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등산을 진저리쳤던 카더가든이 계속 등장해 투덜거림을 이어갈지, 그래서 나 PD 투덜이 에이스 계보에 확고히 자리매김할지 지켜볼 일이다.

최영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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