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형사들', 23세女 살인사건 범인...피해자 언니 전 남친 [종합]

'용감한 형사들', 23세女 살인사건 범인...피해자 언니 전 남친 [종합]

이경호 ize 기자
2026.09.2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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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빌라 반지하 화재 현장에서 23세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었으며 사인은 경부압박 질식사로 밝혀졌다. 수사 결과 범인은 피해자 언니의 전 남자친구인 23세 박 씨로, 전 여자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피해자와 다툼 끝에 범행을 저지르고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는 재판에서 우울증과 심신미약 등을 주장했으나 최종적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5'./사진제공=E채널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5'./사진제공=E채널

'용감한 형사들5'에서 기이한 흔적이 남은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쳤다.

지난 25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5' 22회에는 양일모 경감, 류승준 경감, 성정아 법의관, 박미옥 전 형사, 황민구 박사가 출연해 집요한 추적 끝에 밝혀낸 사건의 전말과 수사 비화를 공개했다.

이날 소개된 첫 번째 사건은 그해 서울에서 발생한 첫 살인사건으로, 현장을 담당했던 형사는 "현장이 굉장히 특이했다. 범인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돌이켰다.

사건은 주택가의 한 빌라 반지하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로 시작됐다. 소방대원들이 잠긴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화재를 진압하던 중 작은방 침대 위에서 23세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부검 결과 피해자는 화재 전 이미 숨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사인은 경부압박 질식사였다.

형사들의 눈길을 끈 것은 현장 곳곳에서 발견된 두루마리 휴지였다. 피해자의 양손목을 비롯해 신체 곳곳에 여러 겹으로 접거나 감은 휴지가 놓여 있었고, 방 안에서도 풀어진 휴지가 발견됐다. 화재가 시작된 곳은 피해자가 발견된 침대였고, 형사들은 범인이 휴지 등을 이용해 불을 붙인 것으로 추정했다.

또 현관문이 잠겨 있었던 점을 토대로 피해자가 별다른 경계 없이 집 안으로 들였을 만한 면식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주변 인물들의 행적을 추적했다.

당시 피해자는 네 살 위 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자매에게는 각각 남자친구가 있었고, 언니의 전 남자친구와 피해자의 남자친구 역시 서로 알고 지내던 동네 친구였다.

사건 당일 오전 피해자의 집을 찾아간 사람이 있었다. 바로 피해자 언니의 전 남자친구인 23세 박 씨(가명)였다. 박 씨는 전 여자친구가 집에 있을 것으로 생각해 오전 10시께 찾아갔지만 인기척이 없어 돌아갔으며, 이후 저녁 7시께 귀가하기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돌아다녔다고 주장했다. 형사들은 뚜렷하게 설명되지 않는 약 9시간의 행적에 의문을 품었다.

장례가 끝난 뒤 사건 당일 피해자의 언니와 함께 있었던 친구의 진술이 새로운 단서가 됐다. 친구는 이날 아침 박 씨가 피해자의 언니를 찾아와 화가 난 듯 대화를 나눴다고 증언했다. 박 씨가 전 여자친구가 집에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드러난 것.

이에 형사들은 박 씨를 다시 불러 행적을 확인하고 범행 당일 입었던 옷을 확보했다. 같은 진술을 반복하던 박 씨는 옷을 제출한 다음 날 아버지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와 범행을 자백했다.

박 씨는 전 여자친구와 다시 만나고 싶어 피해자의 집을 찾아갔고, 피해자가 자신의 부모를 모욕하는 말을 해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한 의문을 남겼던 휴지는 불을 빨리 붙이기 위해 현장 곳곳에 놓아둔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는 이 과정에서 벌레퇴치용 스프레이를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고 자백했다. 박 씨는 재판 과정에서 우울증과 심신미약 등을 주장했으며, 최종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끝나지 않은 사건 Q'에서는 가스라이팅을 주제로 심리적 지배가 범죄로 이어진 사건과 일상 속 가스라이팅의 위험성을 짚었다.

첫 번째 사건은 2022년 한 성매수 남성의 신고로 세상에 드러났다. 신고자는 여성의 몸에서 심각한 상처를 발견하고 그를 설득해 경찰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피해 여성에게 폭행을 가한 사람은 남편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한 언니, 그 언니의 남편까지 총 3명이었다. 이들은 여성을 폭행한 것은 물론 강제로 성매매까지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여성과 가해 여성의 인연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두 사람은 직장 생활을 하며 가까워졌고, 피해자는 가족보다 가해자를 의지할 정도로 깊은 신뢰를 쌓았다. 그러나 피해자의 첫 번째 결혼 이후 가해자는 피해자의 이혼을 부추기고 피해 여성과 아이를 자신의 집에 들인 뒤 생활비와 집안일을 요구하는 것을 시작으로 일상 전반을 통제했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월급을 가져가고 자신의 가족이 사망하자 그 책임마저 피해자에게 돌리며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 이후에는 성매매까지 강요했다.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면 빚과 가족의 죽음을 언급하며 죄책감을 자극하고 협박했다. 이렇게 약 3년에 걸쳐 피해자에게서 빼앗은 돈은 약 5억 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가 한 차례 도망쳤지만 다시 붙잡힌 경험은 심리적 위축을 키웠다. 벗어날 수 없다는 두려움과 아이에 대한 걱정까지 더해지면서 쉽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다. 그러다 성매수 남성이 도움을 제안하자 비로소 신고에 나섰다. 박미옥 전 형사는 이들의 관계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상황까지 가는 것이 단숨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스며들듯이 그들이 내 심리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황민구 박사는 가족 사이에서 벌어진 또 다른 사례를 소개했다. 한 20대 여성이 아버지의 외도 증거를 찾아달라며 사진과 영상을 들고 황 박사를 찾아왔다. 여성은 사진 속 일부 형상이 아버지의 내연녀라고 확신했지만, 분석 결과 실제 사람의 손이나 얼굴이 아닌 사물의 일부로 확인됐다. 그 배경에는 오랫동안 남편의 외도를 의심해온 어머니가 있었다. 어머니가 딸에게 지속적으로 아버지의 외도를 이야기하면서 성인이 된 딸까지 이를 사실로 믿게 된 것이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일상에서 가스라이팅을 구분할 수 있는 위험 신호도 언급했다. 단순히 상대방의 행동을 지적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뜻대로 행동하도록 만들기 시작한다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내가 너 걱정돼서 그러는데 그 사람과 친하게 지내지 마",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나 아니면 누가 이런 얘기를 해주겠어"처럼 상대를 위하는 것처럼 말하면서 주변 관계를 끊거나 판단을 통제하려는 행동을 주의해야 할 신호로 꼽았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본인이 파악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기 어려운 것이 가스라이팅 사건"이라며 주변 사람들이 위험을 인지시키고 피해자가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미옥 전 형사 역시 "주변에서 알아채주는 게 중요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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