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철도안전에 노사·정부 모두 나서야"

[기고]"철도안전에 노사·정부 모두 나서야"

김현중 한국철도산업노동조합 위원장
2011.08.23 08:04

최근 KTX 열차운행 장애가 종종 발생하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감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철도 종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안타깝고 국민들께도 송구한 마음뿐이다.

일부에선 이러한 잦은 차량 고장의 원인이 무리한 정비인력 감축과 부품 노후화, 무리한 외주화에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다 맞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 같은 주장이 정작 필요한 조치는 뒤로 한 채 소모적 논쟁으로만 이어질 수 있어 안타깝다.

코레일은 2009년 5115명의 정원을 감축했다. 그러나 현 인원을 줄인 것은 아니며 2012년까지 감원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KTX 정비인력은 오히려 늘어났다. 조합 조사 결과 2004년 700여명이던 KTX 정비인력은 2010년 1200여명으로 늘었다. 이는 정비인력 감축이 고장의 원인이라는 주장과 다름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이 같은 주장이 나도는 것은 고용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이다. 공기업 선진화 정책을 펴는 정부는 코레일 직원을 2012년까지 5000여명 이상 감축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코레일이 강제 구조조정이 아니라 정년퇴직 등 자연감원을 통해 현원을 줄이는 것은 다행이지만 2012년까지 5115명을 감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코레일 직원들은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고 있으며 끊임없이 노사갈등이 유발되고 있다.

부품의 노후화가 잦은 고장을 초래한다는 주장에는 이견이 없다. 노후화된 핵심 부품을 전면적으로 교체하고 있는 코레일의 대책도 당연히 맞다. 다만 경부고속철도 개통 5년 전인 1999년에 차량을 도입해 수년간 차고에 방치한 것도 노후화의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추후에는 같은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무리한 외주화 때문에 고장이 잦다는 주장에 대해선 의견을 달리한다. 철도 관련 주요 업무의 외주화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다.

그만큼 열차 안전에 지장을 주지 않는 단순 반복 업무를 코레일 직원들이 계속 전담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효율성이 떨어져 장기적으로는 철도발전의 저해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노사 공동이 논의해 개선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현 시점에선 철도 재정건전성과 철도 투자의 걸림돌인 비싼 선로사용료와 정부의 공공부담금이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본다.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선로사용료와 노약자 할인 등 공적 수송에 대한 미보상이 철도에 대한 투자를 어렵게 해 결과적으로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코레일은 철도 건설기관인 철도시설공단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6000억여원의 선로사용료를 매년 납부하고 있다. 지난해 코레일의 영업적자가 5287억원이었으니 영업적자의 100% 넘는 금액을 선로사용료로 내는 셈이다.

정부가 철도공사의 공적 수송에 대해 지급하지 않은 금액도 800억원이 넘는다. 정부 방침에 따라 노약자에게 할인혜택을 주면서 정부로부터 보상은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경영환경에서 차량과 시설에 대한 적기 투자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코레일 직원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낡은 차량과 시설물을 개량하지 않는다면 고장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와 관련기관은 이 같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 바로잡아야 한다. 당장 터무니없이 비싼 선로사용료를 적정하게 조정하고 공적 수송에 대한 보상도 확실히 해야 한다.

코레일 노사도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래야 차량 고장과 국민 불안을 잠재우고 선진 철도를 만들 수 있다. 국민의 철도를 위해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철도 노사가 지혜롭게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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