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정부는 왜 뒷짐지고 있는가

[광화문]정부는 왜 뒷짐지고 있는가

문성일 건설부동산부장
2011.10.05 07:11

1~2인가구 증가로 최근들어 '원룸' 공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월세 수입과 입주율을 고려해 고시원마저 원룸으로 리모델링하는 사례도 빈번해졌다.

전세가격뿐 아니라 월세가격도 하루가 다르게 치솟다보니 보다 싼 집을 향한 거주이동현상은 이젠 흔한 일이 됐다. 상대적으로 싼 값의 아파트뿐 아니라 지하철역과 가까운 곳이라면 다가구든 다세대주택이든 씨가 마를 정도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 신규 주택시장에선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자극적인 분양광고는 물론 공급업자들이 마련한 각종 투자설명회에 강좌까지 곳곳에서 도시형생활주택 띄우기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2009년 2월3일 개정된 주택법에 근거, 같은 해 5월4일부터 시행된 주거형태로 보금자리주택과 함께 이명박 정부의 주택관련 핵심 정책으로 꼽힌다.

정부가 도시형생활주택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늘어나는 1~2인가구에 대비하고 서민 주거 안정 차원에서 필요한 곳에 신속하고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각종 건설기준과 부대시설 등의 설치기준을 적용하지 않거나 대폭 완화했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가히 '특혜'에 가까울 정도다.

 하지만 현재 선보이는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급형태를 보면 '과연 서민을 위한 주택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실질 공급가격이 일반아파트 분양가 수준을 훨씬 웃도는가 하면 주차난, 각종 편의시설 부족 등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분양면적이 일반아파트보다 훨씬 작은 탓에 총분양가는 싼 것처럼 보이지만 단위면적당 공급가는 이미 과함을 넘어섰다.

인근에서 선보이는 오피스텔에 비해 50% 이상 비싼 도시형생활주택은 다반사고 심지어 같은 사업장내 오피스텔보다 분양가격이 30~40%가량 높게 책정된 곳도 수두룩하다. 이처럼 높은 분양가는 결국 비싼 임대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양가를 높이는 주요인은 무엇보다 '더 많은 이익'을 올리기 위해 고급화는 물론 불법행위의 선을 넘나드는 공급업체들의 잘못된 상혼에서 기인한다.

실질 주거공간인 전용면적 기준 대신 주차장 등 공용면적을 포함한 계약면적으로 계산해 평당가를 낮춰잡아 싼 것처럼 선전하는가 하면 인근 시세에 비해 터무니없는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며 '수익률 뻥튀기' 광고를 하는 등 소비자들을 현혹하기도 한다.

정부가 전·월세난 타개책의 일환으로 각종 제도적 지원을 해주며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을 장려하지만 정작 공급업자들은 이를 악용해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것이다.

 "돈이 된다"는 소문에 최근들어 영업인가를 받았거나 신청한 부동산투자신탁(리츠)의 상당수도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소액투자자들을 끌어들인 리츠운영자 입장에선 도시형생활주택이 단기분양 후 과다차익을 노릴 수 있는 훌륭한 '먹잇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외환위기 이후 '산에 아파트를 지어도 무조건 분양이 된다"던 부동산 활황기 시절 신규 주택시장을 쥐고 흔들었던 시행사 조직들과 큰 차이가 없다.

리츠 역시 '공급자'라는 우위에 서서 적잖은 수익을 거두기 위해 분양가를 올리는 것이다. 그 결과 수요자들, 특히 서민들은 높은 분양가와 비싼 임대료로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도시형생활주택사업이 본 취지가 훼손된 채 이처럼 갖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걱정은커녕 뒷짐만 지고 있다. 이런 사이 서민들은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4~5%선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좀처럼 꺾이지 않고 갈수록 치솟는 전·월세가격에 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 정부는 말로만 '서민'을 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서민'을 위한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재검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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