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들어서도 '공급물량 감소'와 '거래 위축'은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 기사의 단골 제목으로 오르고 있다. 또 '공급 확대와 거래 활성화'는 주택부동산 정책을 위한 전가의 보도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6차례 걸쳐 발표한 부동산 대책도 하나같이 공급과 거래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가령 전·월세난이 공급부족에서 기인했다고 보고 집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세를 놓으라는 '다주택 임대활성화'도 그 속내를 보면 모두 주택공급과 거래활성화에 맞춰져 있다.
공급과 시장 활성화 정책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모든 걸 공급시장에 맞추다 보니 다른 측면을 애써 외면하고 또한 특정 측면으로 정책이 편향된다는 점이다. 가령, 지난해 아파트 실거래량은 59만여건으로 전년 대비 23.7%나 증가했지만 시장주의자들은 여전히 거래가 부진하다고 하면서 거래 활성화를 위한 대출규제나 세율인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주택 인·허가는 48만여가구로 주택종합계획 상의 목표량 40만가구를 훨씬 웃돌았고 전년 실적과 비교해서도 24% 증가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들은 주택공급 물량 감소를 경고하는 기사를 계속 쏟아내면서 공급확대 대책을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모든 걸 공급확대와 시장 활성화에 올인(all-in)하는 입장을 포괄적으로 '공급만능주의'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주택부동산정책이 공급만능주의의 포로가 된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갈수록 그 병폐가 커지고 있다. 지금은 공급에 모든 것을 걸 정책상황이 결코 아니다.
2010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은 101.9%다. '주택보급률 100%'는 정부가 줄곧 추구해 온 공급주의 주택정책의 지상최대 목표였다. 이 목표를 두고 정부는 주택경기가 조금이라도 위축되면 공급이 줄까 노심초사했고 집값폭등이 발생할 때마다 공급확대만이 답이라는 '공급만능주의 처방'을 내놓았다.
그러나 공급만능주의 주택정책은 이젠 더 이상 유의하지도 않고 국민적 지지를 받기도 힘들 것 같다. 주택보급률이 100%에 이르렀기 때문만은 아니다. 주택보급률이 100%가 될 때까지 정부가 폈던 공급주의 주택정책의 허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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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공급확대의 변'은 공급을 늘려 가격을 낮추면 실수요자들이 저렴한 주택을 갖게 돼 서민 주거안정이 실현된다는 것이었다. 이를 빌미로 정부는 실제 그간 엄청난 제도적 자원을 쏟아 부었다.
결과론적으로 주택의 공급수는 늘었지만 주택소유의 편중이 더욱 깊어졌다. 이는 공급주의 정책의 혜택이 무주택 실수요자를 비켜갔고 그로 인해 서민의 주거불안이 더 심해졌음을 의미한다.
가령, 2005년부터 2010년 사이 총 주택수는 13.1% 늘었지만 자가 보유율은 겨우 1.0%만 늘어 61.3%에 머물렀다. 204만9000가구가 새로 공급되는 동안 약 16만가구만 자기 집을 갖게 됐다.
총 공급주택 중 7.8%만 무주택자에게 돌아가고 92.2%는 유주택자들에게 돌아간 것이다. 주택보급률 100%란 목표실현은 집을 가진 자들이 더욱 갖게 해준 것으로 끝난 것이다.
그렇다면 무주택 세입자를 위한 주택정책은 잘 되었던가? 매매주택 공급을 중심으로 하는 정책시스템에서 임대주택정책은 그 존재감을 전혀 가지지 못해 왔다. 최근의 전·월세대책에서 보듯 세입자 대책은 겨우 마지못해 내놓는 립 서비스에 불과하다.
우리의 주택당국은 어느 국민을 위한 국가 기관인지 모를 지경이다. 그럼에도 이에 대해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매매주택 공급확대만 고집하면서 오만가지 공급방안을 쏟아내는 데 여전히 국력을 쏟고 있다. 주택부동산정책은 이젠 환골탈태해야 한다. 공급만능주의를 버릴 때 주택부동산정책이 바로 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