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간 4100억' 노량진 본동 지역주택조합 '좌초'

'날아간 4100억' 노량진 본동 지역주택조합 '좌초'

김정태 기자
2012.04.18 06:0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PF 대출금 2700억 갚지 못해 사실상 부도..조합내부·시공사 갈등

↑서울 동작구 노량진 본동 지역조합주택사업이 지난달 26일 PF 대출금 2700억원을 갚지 못해 첫삽도 못 뜨고 좌초됐다. 사진은 부지 전경.
↑서울 동작구 노량진 본동 지역조합주택사업이 지난달 26일 PF 대출금 2700억원을 갚지 못해 첫삽도 못 뜨고 좌초됐다. 사진은 부지 전경.

부동산경기 침체의 그늘이 지역주택조합 사업으로도 번지고 있다. 막대한 돈을 은행으로부터 빌린 조합들이 불투명한 운영을 해오다가 경기 침체 여파에 따른 금융권 대출규제와 재정비사업 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사실상 부도를 내게 된 것이다.

파행위기를 겪던 서울 동작구 노량진 본동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결국 투자금 4100억원을 허공에 날리며 좌초된 게 대표적 사례다. 조합이 27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만기일인 지난달 26일까지 돈을 갚지 못하면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량진 본동 지역주택조합(구 조합)은 2007년 7월 대우건설과 공사도급협약을 맺고 대우건설의 보증으로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해 사육신공원 맞은편에 368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지을 2만600㎡(6245평)을 매입했다.

당시 부동산경기가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인데다 한강 조망권이 가능하고 교통도 편리해 사업 진척속도가 빠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 때문에 높은 투자 수익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돈이 몰렸다.

그러나 부동산경기가 침체되면서 사업은 파행을 겪기 시작했다. 2008년 11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지만 구 조합의 불투명한 운영이 문제됐다.

구 조합은 PF대출금 2700억원 외에 조합원분담금 1400억원(추정) 등 모두 4100억원을 모았지만 이 중 1000억원의 행방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동대책위원회(현 신 조합)가 나섰지만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사업도 지연됐다. 3년이 훌쩍 지나도록 사업승인은 커녕 시공사와 정식 도급계약조차 체결하지 못한 상황이 됐다.

게다가 서울시와 동작구청의 재정비사업 기준이 강화된데다 사업성이 불투명해졌다고 판단한 금융권도 PF대출금 지원을 중단했다. 결국 교체된 신 조합이 사업 주체로 나섰지만 지난 26일 만기된 2700억원의 PF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됐다. 지급보증을 선 대우건설이 2700억원을 대신 갚긴 했지만 조합원의 지분 권리관계가 소멸되면서 새로운 갈등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업지연과 조합비리 의혹 등에 대한 신·구 조합간의 책임 공방 속에 사업 부지의 처분 및 소유권에 대한 우선권리를 갖게 된 대우건설과도 권리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게 된 것.

특히 대우건설이 법적 절차에 따라 토지 소유권을 취득할 경우 조합원들은 분담금 1400억원 모두 허공에 날리게 된다는 점 때문에 구 조합과 신 조합은 대우건설을 상대로 시위를 벌이거나 소송을 준비하는 등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대우건설은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이 주장하는 1000억원에 대한 입금과 사용 내역을 그간 수십차례 요구해 왔으나 이를 증빙하지 못한 채 조합 간의 갈등으로 시간만 허비해 왔다"면서 "사실상 부도난 조합을 대신해 빚을 갚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토지 우선권을 갖게 되더라도 600억원의 손실을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 조합 측은 대우건설이 의지만 있다면 해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신 조합 관계자는 "구 조합의 전횡에 대한 책임도 있지만 대우건설도 이를 방관한 책임이 있다"면서 "600억원의 손실을 입는다는 게 대우건설의 주장이지만 사업성이 나쁘지 않은 만큼 선의의 조합원들이 일방적인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서로 원만하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