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경제한류 주역' 우즈벡 보따리장수

[기자수첩]'경제한류 주역' 우즈벡 보따리장수

전병윤 기자
2012.12.05 06:15

 지난달 12일 저녁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공항에 도착한 기자는 어안이 벙벙했다. 짐을 찾기 위해 수화물 컨베이어벨트를 쳐다보는 내내 국산 가스레인지와 전기히터, 자전거, TV까지 각종 공산품이 쏟아져나왔다.

 그 많은 짐의 주인은 모두 우즈베키스탄인들이었다. 한 사람당 손수레 2~3개 정도 분량의 많은 짐을 끌고나오는 이들은 '보따리장수'였다. 이 행렬은 무려 1시간50분을 넘어서야 그쳤다. 그 많은 짐이 과연 한 대의 비행기에 실려왔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거의 2시간 동안 짐을 찾기 위해 수화물 컨베이어벨트를 쳐다보느라 허리가 아프고 눈마저 따가웠다.

 그들이 대부분 떠나고 포기했을 무렵 그제서야 본인의 캐리어가 보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보따리장수들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을 한 달에도 적게는 수 차례에서 많게는 수십 차례 왕래하기 때문에 'VIP' 수준의 마일리지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보따리장수 수화물이 먼저 나왔고 나머지 승객들의 짐은 우선순위에 밀려 마지막에 나온 것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우즈베키스탄 취항이 오래돼 보따리장수들은 비즈니스석을 이용하기도 하고 타슈켄트에서 짐을 내린 뒤 다시 인천공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국에 거주하며 물건을 사놓는 사람과 비행기로 왕래하며 운반하는 사람, 멀리 날아온 물건을 우즈베키스탄 내에서 유통하는 사람 등 분업화돼 있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

 우리나라의 대우즈베키스탄 무역흑자는 17억5000만달러로 경제대국을 빼면 중견국 가운데 거둘 수 있는 최대 규모의 흑자란 평가를 받는다. 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통계에 잡히지 않는 보따리장수 무역량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무역흑자 규모는 2배인 3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에게 경제한류는 이미 생활 곳곳에 스며들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풍부한 천연가스 자원을 바탕으로 플랜트 등 대규모 건설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젠 우리 건설기업 차례다. 불편한 공항시스템은 신규 발주물량으로도 볼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우리 건설기업에는 분명 기회의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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