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크리스마스를 앞둔 이맘때가 되면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 실적쌓기(?)'가 본격화된다.
대기업 CEO(최고경영자)가 직접 장애인시설이나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카메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린다. 저마다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는 다짐도 여전하다.
CEO들도 이때만큼은 말끔한 정장이 아닌 회사 로고가 박힌 단체복을 입는다. 연일 지방으로, 해외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상황에서 귀한(?) 시간을 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다.
문제는 진정성이다. CEO가 찾는 현장엔 실제 봉사와 상관없는 의전인력도 상당수 따라붙는다. 봉사활동이 한창 진행 중인 와중엔 CEO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이유로 하던 작업을 멈추고 상황 연출이 이뤄진다. 이쯤되면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던 봉사활동은 CEO나 기업의 홍보수단으로 전락한다.
언젠가부터 나눔과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임직원의 기부활동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매달 월급의 일부를 갹출하거나 모급활동 등을 펼쳐 모인 금액만큼을 회사가 더하는 이른바 '매칭펀드' 방식의 기부활동이다.
자발적인 기부에 딴지를 거는 것은 아니지만 매년 수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들이 연말이라고 직원들 쌈짓돈까지 털어 생색내는 모습을 보다보면 한숨만 나온다.
기업들이 시장 불황과 경기 위축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외 의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 여건상 수출 상황도 썩 좋지만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도 산업계별로 수백억 원대 이상의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는 얘기도 들린다. 냉소적으로 들릴지는 몰라도 기업규모 등을 감안할 때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대선의 화두로 '경제민주화'가 떠오른 것도 결국 기업들의 보다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기대하는 바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사회공헌 활동을 기업의 홍보수단쯤으로 치부하는 경영행태가 바뀌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경제민주화 이상의 기업개혁안을 요구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