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건설에 위기감이 돌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마저 그려지고 있다. 과장도 아닌 듯하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2, 3분기에 각각 742억원, 679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입으며 3분기 기준 자기자본(1280억원)이 자본금(1488억원)을 밑도는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매각실패를 4차례나 반복하는 과정에서 자구책의 일환으로 자산을 할인매각하다보니 대손상각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탓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전이지만 쌍용건설은 50% 이상 자본잠식에 빠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상장폐지 조건에 걸려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해외 고급건축분야에서 명성을 쌓아온 쌍용건설이 코너로 몰린 이유는 역시 주택시장 침체기로 발생한 미분양이 1차 원인이다. 오랜 기간 지속된 지배구조도 문제다. 현재 쌍용건설 자본금은 10년 전 그대로다. 그룹의 몰락으로 별다른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데다 최대주주인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도 규정상 증자가 어려워서다.
그만큼 자력갱생의 길만 모색해온 것이다. '주인 없는 지배구조'는 결국 한계에 봉착했다. 지난해 9월 웅진그룹 계열사 극동건설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사태가 결정타였다. 건설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냉랭해지면서 쌍용건설의 외부 자금조달 창구도 완전히 막혀버린 것이다.
캠코와 채권단이 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했으나 타이밍을 놓쳤다. 양측이 책임분담에 합의하는데 시일이 걸려 만기를 맞은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를 제때 상환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쌍용건설의 신용도를 투기등급인 'BB+'로 3단계 내렸다. 쌍용건설의 강점인 해외 건축·토목수주전에서 불리하게 작용했고 국내 발주처로부터 선수금을 받지 못하는 빌미가 됐다. 악순환의 고리에 걸린 것이다.
현재로선 대주주와 채권단이 선택할 카드가 많지 않아 보인다. 매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출자전환이나 채무상환 유예와 같은 조치를 취하든지, 아니면 조속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돌입 후 정상화 수순을 밟든지 결단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