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혼란 우려하면서도 매매촉진, 월세 연착륙 입장 고수

정부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반대해 온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이 여야간 빅딜 대상으로 부상하면서 당혹해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일 "전·월세 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은 장기간 전세금을 올리지 못할 것에 대비해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일시에 큰 폭으로 높일 소지가 큰 만큼 전세난을 부추길 소지가 상당하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10·30 전·월세대책'이 전세가 아닌 월세 지원 방안에 집중된데다, 여당마저도 정부 대책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면서 국토부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형국이다. 실제 지난해 '8·28 전·월세대책'과 올해 '2·26 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 등 정부의 잇단 전·월세 대책에도 전세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지금은 임대차시장의 추세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시점이다. 임대차시장 구조가 변하는 것을 보면서 (월세로 전환되는) 시장을 연착륙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 정책 방향만 설명했을 뿐, 단기 전세난 해소 방안은 밝히지 못했다.
문제는 전세난이 매매와 월세 사이에 낀 서민층의 대표적 생활고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매매 촉진으로 전세난을 풀겠다는 정책 기조를 고수해오다 이번에는 전세 수요를 월세로 유도하겠다고 했다. 전세입자들만 중간에 낀 모양새가 돼버린 것이다.
시민단체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부정적인 시각이다. 참여연대는 "유럽의 임대차법은 장기존속을 통한 임대차의 안정을 목적으로 임대기간을 한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예외적으로 계약체결시 일정 사유가 있을 때에만 기간을 정해 체결한다. 독일·영국·프랑스에선 기간이 정해진 임대차계약이더라도 기간이 만료되면 정당한 사유없이 임대인이 갱신거절 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없도록 했다.
일본은 한국과 비슷한 임대차계약 제도를 갖고 있지만 역시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갱신을 거절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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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도 독일의 경우 공공임대는 금액 상한가를, 민간에는 인상률 상한제를 적용하고 있다. 영국은 임대료 조정관이나 조정위원회가 공정임대료(Fair Rent)를 통해 임대료를 결정한다.
국토부는 그럼에도 일부 한정된 주택이나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제도인데다 부작용이 많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제도들을 시행 중인 국가들은 낡고 오래된 집, 특정 지역 등에 한정했다"며 "문제는 집에 투자할 이유가 없는 임대인이 집수리를 하지 않는데다 임차인에게 수리비를 부담시키는 바람에 정부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 협상에 의해 전·월세 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될 수는 있겠지만 부동산 시장 전반에 상당한 혼란을 가져올 공산이 커 매우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