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도봉 매물 1년새 반토막
강북 국평 4개월간 25% 급등
물량부족에 상승세 지속 전망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고가월세 시대가 현실화했다. 강남권뿐 아니라 광진구와 강북구 등 비강남권에서도 월 임대료가 300만~400만원에 이르는 고액거래가 잇따른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광진구 자양동의 더샵스타시티 전용 100.32㎡는 올해 5월 보증금 1억원·월 임대료 44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같은 면적이 지난 2월 보증금 1억원·월 임대료 4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불과 3개월 만에 월세가격이 40만원(10%) 오른 셈이다. 강북구 미아동의 한화포레나미아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올해 1월 월 임대료 240만원에 거래된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84㎡는 지난달 월세가격이 300만원(이상 보증금 5000만원)을 찍었다. 4개월 새 월 임대료 상승률이 25%(60만원)에 달했다.
월세가격 상승은 특정 사례뿐 아니라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는 지난해 6월 96.70에서 올해 4월 101.82로 5.3% 상승했다.

월세가격이 오른 배경에는 임대차 매물감소가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날인 지난해 6월3일과 비교해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2만5535건에서 1만7730건으로 30.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월세매물은 1만3599건에서 1만430건으로 23.3% 줄었다. 1년 새 전세와 월세를 합한 전체 임대차 매물의 28.0%(3만9134건→2만8160건)가 증발한 셈이다.
감소폭은 서울 중산층 주요 주거지역에서 두드러진다. 지난 1년간 중랑구와 성북구의 전세매물은 80% 이상 줄었고 노원·구로·관악구의 전세물량도 70% 넘게 감소했다. 월세매물 역시 강북·성북·구로·도봉·중랑구를 중심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전세수요가 월세로 이동하지만 월세공급도 함께 감소하면서 임대차 시장 전반에 걸쳐 물량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1000가구 이상 되는 대단지조차 전세매물이 손에 꼽힐 정도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대림e편한세상1·2차(2298가구)는 현재 매매매물이 32건인 데 비해 전세매물은 1건뿐이다. 강서구 마곡동 마곡엠밸리14단지(1270가구)는 매매매물이 30건이 넘지만 전세매물은 1건에 그친다. 대단지에서도 전세물건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임차인들의 선택지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물량 감소와 월세공급 부족이 동시에 나타난다"며 "전세수요가 월세시장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월세가격 상승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