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쪽방, 고시원, 반지하 등 비적정 주거에 사는 취약계층 중 공공임대에 배정되고도 입주를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비 부담이 늘어나거나 기존 생활권에서 멀어지는 등 입주 포기 사유는 다양했다.
6일 국회입법조사처의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주거 상향 지원사업을 통해 이주한 가구는 1만2396가구로 전년보다 93가구 늘었다. 이 사업은 쪽방·고시원·반지하 등 열악한 주거에 사는 취약계층을 찾아 이주할 공공임대주택을 연결하고 이사비 등을 지원한다.
지난해 이주 가구 가운데 매입임대는 2087가구에서 1576가구로 24.5% 줄었고 건설임대도 299가구에서 257가구로 감소했다. 반대로 전세임대는 9917가구에서 1만563가구로 증가했다. 이 중 매입임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지방공사가 기존 주택을 직접 사들여 임대하는 방식이고 건설임대는 공공기관이 임대주택을 직접 지어 공급한다.
문제는 공공임대주택을 배정받는 것만으로는 주거 상향 취지가 완전히 달성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거 상향 지원 대상자는 소득이 거의 없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등 주거 취약계층이 대부분이다. 입법조사처는 이들 가운데 공공임대의 월 임대료와 관리비가 기존에 받던 주거급여보다 높아 입주를 포기하고 다시 고시원이나 쪽방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시원·쪽방은 월세에 전기·수도 등 공과금이 포함된 경우가 있지만 공공임대 아파트는 관리비가 별도로 부과된다. 주거급여도 관리비는 지원하지 않는다. 공공임대 아파트에서는 매달 수만원에서 10만원 이상의 관리비가 발생할 수 있어 기존 주거에서 별도로 부담하지 않던 비용이 생긴다. 관리비 자체가 일반 아파트에 비해 비싼 건 아니지만 소득이 제한적인 입장에선 다달이 나가는 관리비가 부담이 될 수밖에 있다.

집의 위치도 걸림돌이다. 적정한 공공임대 물량이 부족하면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고도 실제 이주까지 장기간 대기해야 하는 데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 생활권과 거리가 있는 곳에 배정될 수도 있다. 특히 노인이나 장애인은 병원, 복지관, 지역 공동체 등 익숙한 생활권을 떠나길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입주를 고사하거나 입주하더라도 달라진 생활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공공임대 14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건설임대 3만가구와 매입임대 6만5000가구 전세 임대 4만5000가구다. 2026~2027년 수도권 신축매입주택 7만가구를 공급하고 주거급여 대상도 지난해 195만가구에서 올해 202만가구로 확대한다. 반지하·쪽방 거주자의 주거 상향 지원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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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공임대 공급을 늘리는 만큼 공급 물량뿐 아니라 실제 입주와 정착까지 이어지는지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매입임대 확대가 이어지는 만큼 주택을 확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취약계층이 실제 들어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조건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공공임대주택의 공급량 확대와 함께 주거 취약계층의 실질적인 입주율과 정착률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