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24번 대책에도 못 잡은 집값…홍지선號 첫 시험대

김현미 24번 대책에도 못 잡은 집값…홍지선號 첫 시험대

이정혁 기자
2026.09.2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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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85주 연속 상승] ④

홍지선 국토부 장관이 23일 취임 후 첫 행보로 부천대장 3기 신도시 현장을 찾았다/사진제공=국토부
홍지선 국토부 장관이 23일 취임 후 첫 행보로 부천대장 3기 신도시 현장을 찾았다/사진제공=국토부

서울 아파트값이 85주 연속 오르며 문재인 정부 당시의 역대 최장 상승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홍지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최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서울 집값과 전셋값의 동반 상승세를 끊어내는 일이 첫 시험대가 됐다.

홍 장관에게 주어진 해법은 수요 억제보다 공급 실행에 가깝다. 문재인 정부 당시 잇따른 규제에도 선호 지역의 공급 부족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장기화한 만큼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시장이 체감할 만한 규모의 물량을 조기에 내놓아야 한다.

홍지선 국토장관 첫 시험대는 서울 집값 상승 고리 끊기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재임기인 2017년 6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정부는 '8·2대책'을 시작으로 '9·13대책', '12·16대책', '6·17대책', '7·10대책' 등 총 24차례의 각종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한 달 반에 한 번꼴로 규제지역을 확대하고 대출·세금 규제를 강화했지만 집값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상 김 전 장관 재임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약 14% 올랐다. 다주택자의 취득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부담을 동시에 높였지만 기대만큼의 매물이 시장에 흘러나오지는 않았다. 주택 증여가 늘고 매물 잠김이 심화하면서 오히려 서울 핵심지의 희소성만 부각됐다는 비판을 감내해야만 했다.

홍 장관은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공급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출과 세제만으로 수요를 억누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과 수도권에 주택이 계속 공급된다는 신뢰를 심어주겠다는 취지다.

장관 취임 후 첫 행보는 현장 방문이었다. 3기 신도시인 부천대장지구 공공주택 현장을 찾아 차질없는 공급 추진을 강조했다. 주택공급 현장부터 방문한 것은 공급 확대와 사업 속도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정부는 2030년까지 5년간 수도권에서 총 135만가구를 착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평균 27만가구 규모다. 인허가나 후보지 발표가 아닌 착공 실적을 기준으로 공급 목표를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공공택지의 경우 당초 예상된 25만1000가구보다 12만1000가구 많은 37만2000가구를 착공하겠다고 강조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대신 직접 주택사업을 시행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한 수도권 착공 목표는 5년간 23만4000가구로 잡았다. 노후 공공청사와 학교용지, 유휴부지 등 도심 가용지를 활용해서도 3만8000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이다.

시장 체감 물량 조기 승부수 불가피...이재명 정부 135만가구 착공 가늠

당면한 과제는 8·13 공급대책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기존 수도권 135만가구 착공 목표의 이행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규택지 10만가구와 일반주택 13만가구를 포함해 수도권에 23만가구+α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신규택지 가운데 2만7000가구 규모의 후보지는 먼저 발표했으며 나머지 물량의 입지와 공급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 전세난에 대응해 다세대·다가구와 도시형생활주택 등의 건축·금융 규제도 완화해 2030년까지 수도권 일반주택 13만가구의 착공을 지원한다.

국토부는 재건축·재개발 절차를 줄이고 사업성을 높이는 정비사업 제도 개선과 함께 공공택지 사업 속도를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공급 목표가 실제 착공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가 관건이다.

후보지 발표나 인허가 물량이 늘어도 착공이 지연되면 단기적인 공급 부족 우려를 진정시키기 어렵다. 정비사업은 주민 동의와 인허가, 이주·철거 등을 거쳐야 하고 공공택지도 보상과 기반시설 조성에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용산공원 등 서울 도심 국유지를 활용하는 공급 구상도 속도를 내야 한다. 용산어린이정원과 옛 방위사업청 부지 등 선호도가 높은 도심 부지가 실제 공급 대상과 물량, 일정까지 구체화될 경우 시장의 공급 체감도는 단번에 개선될 수 있다.

홍 장관이 경기도 주택실장 재임 시절 이재명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설계한 기본주택의 재추진 여부와 중산층까지 대상을 넓힌 보편형 공공임대의 실행 속도도 관심사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 92만가구를 포함해 공적주택 119만가구를 공급하고 이 가운데 19만가구는 보편형 공공임대로 공급할 계획이다.

기본주택과 보편형 공공임대가 전세난 완화와 주거안정 강화라는 본래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공급 지역과 임대료, 입주 시기가 뒷받침돼야 한다. 서울·수도권 수요 지역에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입주까지 장기간이 걸릴 경우 중저가 주택 부족을 해소하는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홍 장관의 초기 성적표는 135만가구라는 전체 목표보다 연도별 착공 실적으로 구체화할 전망이다. 공공택지 37만2000가구와 정비사업 23만4000가구, 도심 유휴부지 3만8000가구를 계획대로 착공하는지가 장기 상승세를 이어가는 서울 주택시장의 방향타를 되돌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이 23일 취임 후 첫 행보로 부천대장 3기 신도시 현장을 찾았다/사진제공=국토부
홍지선 국토부 장관이 23일 취임 후 첫 행보로 부천대장 3기 신도시 현장을 찾았다/사진제공=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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