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증권투자, 1년만에 180도 반전
지난 한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화가 사상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사상최대로 많은 돈이 빠져나갔던 걸 생각하면 1년만에 상전벽해다. 금융위기 때 불거졌던 각종 위기설을 돌이켜보면 대규모 외화유입을 낙관만 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자본수지는 264억5000만달러 유입초를 기록했다. 2008년 500억8000만달러가 유출되면서 사상최대로 많은 돈이 빠져나갔다가 1년만에 완전히 다른 성적표가 나온 것이다.
여기엔 증권투자가 가장 큰 몫을 했다. 증권투자에서 유입된 자금은 지난해 506억8000만달러로 역시 사상최대 수준. 이전 최고기록이었던 2004년 172억9000만달러에 비해선 3배 정도 많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주식투자는 2008년 336억2000만달러로 썰물처럼 빠져나갔다가 지난해엔 256억6000만달러로 사상최대 유입기록을 세웠다. 외국인의 국내채권투자도 지난해 237억2000만달러로 유입규모가 커졌다. 우리 경제가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고 재정거래 유인도 이어져서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2008년 외화가 한꺼번에 유출됐다가 지난해 들어온 건 국내 경제의 회복속도와 신인도가 많이 작용한 측면이 있다"며 "일시적인 유출가능성은 지켜봐야겠지만 추세가 안정적이라면 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돌발적인 외부충격 발생 가능성이다.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2008년 9월 위기설과 지난해 3월 위기설도 모두 자본수지와 관련돼 있다. 만기가 다하는 채권이 몰리거나 대규모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이 일어날 거라는 설이 나돌았다. 유동성위기 우려에 외국인들이 한꺼번에 자금을 빼갈 수 있다는 게 골자였다.
최근 출구전략 신호탄을 울린 중국과 끊이지 않는 유럽지역의 신용불안도 이와 무관치 않다. 중국 은행들은 이미 대출을 죄고 있는데다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또 한 차례 요동칠 수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외부 여건이 괜찮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 구도화하면 외국인의 포트폴리오자금은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앞선 위기설의 실체를 비춰보면 앞으로도 성격을 달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