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수입車 정비요금 표준화해야

[기고]수입車 정비요금 표준화해야

이점금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이사
2011.03.31 10:23

외국수입자동차 구매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신규 등록대수 기준으로 월 8000대를 넘어섰고, 이런 추세라면 연 10만대는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10년 전(2001년)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한·미와 한·EU(유럽연합)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비중이 높아가는 만큼 기존에 잠재된 문제들이 부각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수입자동차의 정비요금 문제인데, 지난 2월말 대형손해보험사와 수입차업체간 법적 분쟁으로 비화됐다. 차량수리를 자동차보험으로 처리하면, 정비업체가 그 수리비를 보험사로부터 받게 된다. 즉 갑(甲)정비업체가 을(乙)보험사에 수리비용을 청구했는데, 을보험사가 청구 금액의 일부를 거부(채무부존재확인소송 청구)한 것이다. 이는 일부 업체간 소송이지만, 오랜 기간 대립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양 업계의 연쇄적인 소송으로 번질 움직임도 농후하다. 이것은 국내자동차의 정비요금도 마찬가지다.

왜 의견 차이가 발생한 것일까? 정비요금은 부품대금과 정비공임으로 구성된다. 부품대금은 구입대금에 이익률을 가산하면 산출되므로 간단하다. 반면에 정비공임은 미리 정해 놓은 작업시간(표준작업시간)에 이익률을 반영한 시간당 공임을 곱하여 계산된다. 정비요금은 두 가지 이유로, 간단하지 않다.

첫째, 표준작업시간의 결정이다. 업계에서는 외국 기관(Mitchell 등)에서 연구·조사한 표준작업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보험사는 그것이 실제 수리시간보다 높다고 보고, 정비업체는 오히려 낮다고 본다. 스톱워치(Stop Watch) 등을 이용해 실측하면 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작업조건(차량·작업자 등)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으니, 쉽지 않다.

둘째, 시간당 공임의 결정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2010년 6월에 시간당 평균 2만3000원으로 공표한 바 있다. 그것은 참고 대상일 뿐이지, 구속력은 없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실제 수입차정비업체는 4만원 이상을 청구하고 있었다. 이번에 보험사는 합리적 근거가 없는 한, 정부 공표 금액 이상을 줄 수 없다고 해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되었다. 수입정비업체에서는 정부 자료가 국내 업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고, 고가의 차량인 만큼 고급화된 인력·설비를 갖추고 비싼 땅에 위치할 수밖에 없으니, 많이 청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열쇠는 모두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이며 현실을 반영한 표준화(Standardization)다. ‘표준작업시간’은 국내 실정에 맞는 차량·작업자·작업속도 등을 표준화해 측정해야 하고, 정비에 필요한 인력 및 설비, 입지 등을 표준화해 ‘시간당 공임’도 산출해야 한다.

표준화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객관화를 위해 영업비밀(원가 등) 공개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잠재되어 있었고, 앞으로도 충돌할 수밖에 없는 난제라면 이 기회에 머리를 맞대고, 공정 타당한 기관을 통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정비요금을 정해야 한다. 정비요금은 온 국민이 가입한 자동차 보험료의 수준으로 연결되고, 각 가정의 가계부에 즉각 반영된다. 거시적으로는 물가수준의 한 지표가 되므로, 수치로 객관화시켜 논란의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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