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뒤가 되면 고객 불만이 속출할 거예요. 난리가 날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만난 한 보험설계사는 최근의 저금리 기조를 두고 이같이 우려했다. 과거 판매했던 연금보험 상품의 개시 시점이 다가오면서 '왜 설명했던 것보다 받게 되는 연금액이 적으냐'며 항의하는 고객이 많아질 것을 걱정한다는 얘기다.
확정형이 대세였던 국내 보험시장에 시장금리에 따라 이율이 변하는 금리연동형 상품이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이때부터 보험사들은 '공시이율'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연금액수가 달라지는 상품을 판매해왔다.
문제는 최근 들어 공시이율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고, 이런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데 있다. 2000년대 초반 당시 적용됐던 공시이율은 6%대. 올해 초까지도 보험사들이 연금보험이나 저축성 상품 등에 적용하는 공시이율은 높게는 5%대 초반, 아무리 낮은 곳도 4.5%는 넘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4.5% 언저리고 4%대 초반으로 떨어진 곳도 있다.
공시이율 6%대와 4%대는 나중에 받게 되는 연금액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연금 개시 이후에도 공시이율이 내려간다면 받을 돈은 계속해서 '처음 설명보다' 줄어들게 된다.
지금은 사정이 다소 나아졌지만, 당시만 해도 공시이율은 처음 도입된 낯선 개념이었다. 설계사들이 이를 이해시키기 힘들었을 뿐 아니라 당시 이해했다해도 지금까지 이 개념을 확실히 갖고 있는 고객이 많지 않을 것이란 게 앞서 설계사의 우려다.
공시이율은 약관에 명기된 만큼, 소비자가 '가입 당시 설명 들었던 금액보다 적다'고 항의해도 더 많은 돈을 받아낼 수는 없다. '보여준 것보다 덜 받게 되는 문제'가 누구의 책임도 아니지만, 억울한 사람은 생겨나고 보험사는 원망을 듣게 되는 셈이다.
비슷한 사례는 과거에도 많았다. 올들어 갱신형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이 이어지면서 민원이 쇄도했던 게 하나다. 갱신형은 3,5년 등 일정 주기로 보험료가 갱신(대체로 인상)된다. 보험사는 판매 당시 이를 고객에게 알렸다고 설명하지만 몰랐다며 항의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물론 보험사들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해피콜(완전판매 여부 확인) 제도를 도입하고 설명의무도 강화하는 추세다. 그래도 5~6년 뒤 '공시이율 민원'은 걱정된다. 소비자가 아닌 설계사 이익을 앞세운 상품 판매, 불확실한 설명 등 보험업계의 병폐는 아주 서서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