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탈세와 개인 정보 보호

[기자수첩]탈세와 개인 정보 보호

김상희 기자
2013.01.18 05:49

주민등록번호나 주소 같은 정보는 '개인 정보'가 아니라 '공유 정보'라는 말이 농담이 아닌 시대다. 대형 포털, 카드사, 게임 업체 등에서 연이어 발생한 해킹 사건으로 이미 전 국민 수 보다 많은 개인정보가 유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금융정보는 가장 민감한 정보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이러한 금융정보에 대해 요즘 관가에서 논란이 달아오르고 있다. 금융위원회(금융위)와 국세청이 금융정보분석원(FIU)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

금융위 산하 FIU는 은행, 증권 등 각 금융기관을 통해 이뤄지는 1000만원 이상 자금거래 내역 일체를 파악하고 있다.

국세청은 FIU의 거래정보 접근권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국세청은 FIU 정보에 접근하면 200조~300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경제를 양성화시켜 수조원에 이르는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을 것으로 주장한다. 특히 박근혜 당선인이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복지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한 터라 국세청의 목소리엔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는 국세청의 FIU 접근권 확대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불법 탈세를 의도한 사람들 뿐 아니라 정상적인 거래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금융정보도 비밀보장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학계 등에서 국세청의 FIU 접근에 대한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경우에도 개인정보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확실한 안정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세청의 FIU 접근권 확대는) 금융 비밀을 얼마나 보호해야 하냐의 문제로, 탈세 의도를 가진 사람까지 보호해야 할 것 같진 않다"고 하면서도 "문제는 악용되거나 누설했을 때로, 이에 대한 처벌 조항 등은 확실하게 마련돼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성실한 납세자들이 변호사, 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의 탈세 보도를 접할 때 느끼는 상실감은 크다. 이들을 끝까지 추적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에 앞서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대책은 마련됐는지, 탈세 방지를 위한 다른 대안은 없는지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김상희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