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수를 더 작은 수로 만드는 방법은 두가지다.
하나는 분모를 키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분자를 줄이는 것이다.
최근 2~3년간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저축은행업계는 전자를 선택했다. 자산건전성 주요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너도 나도 유상증자에 나선 것이다.
BIS 비율은 '위험자산/자기자본'의 분수로 표시된다.
BIS 비율이 마이너스까지 떨어진 경우 위험자산이 자기자본에 비해 과도하게 많다는 의미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저축은행들은 자기자본(분모)을 늘리는 방법으로 유상증자를 택했다.
지난주 현대저축은행이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에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이어 두 번째다. 현대저축은행 지난해 9월 말 기준 BIS 비율은 5.75%이다.
지난해에도 골든브릿지저축은행과 오투저축은행이 각각 30억원, 98억원 유상증자를 완료해 BIS비율을 끌어올렸다. 이밖에도 BIS 비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경영개선명령을 받아 유상증자를 받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저축은행들도 있다.
일련의 '분모 늘리기' 움직임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측면이 있지만, 대증요법에 지나지 않는다는 한계를 갖는다.
자기자본을 늘린 만큼 위험자산이 또 다시 늘어난다면 BSI비율은 결국 제자리로 돌아간다. 소위 먹거리 없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요즘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가 또 필요한 상황은 막고 싶다"고 말했다. 유상증자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는 분자보다는 분모 자리에 있는 위험자산을 줄일 대책을 강구해야할 때다. 쉽지 않겠지만 몸집을 늘리기보단 줄여나가면서 건강을 되찾는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아직도 남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인내싱(PF) 대출건의 건전성을 제고하는데 힘써야한다. 다이어트에 필요한 먹거리인 소규모 대출을 위해선 엉성했던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에 공을 들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지금 겪고 있는 시련은 '작지만 건강한' 저축은행으로 거듭날 기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