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형 모기지' 문의폭주···'조삼모사' 회의론도

'공유형 모기지' 문의폭주···'조삼모사' 회의론도

변휘 기자
2013.09.05 05:33

연 1%대 초저금리의 내 집 마련 대출상품인 '수익·손익 공유형 모기지'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뜨겁지만, 은행권에서는 대중의 관심에 비해 신중한 표정이다. 우리은행의 시범 판매 실적을 지켜본 후 성패를 논해도 늦지 않다는 반응이다.

공유형 모기지는 주택 구매자가 국민주택기금에서 저금리로 대출받아 집을 사고, 20년 후 양도차익이 생기면 기금이 대출금액의 지분만큼 회수하는 방식이다.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가 이용할 수 있다. 최대 대출 한도는 2억원이다.

전용 85㎡ 이하, 6억 원 이하의 기존 아파트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대상이며, 수도권과 지방 5대 광역시 소재 300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 운용된다. 우리은행은 현재 국토교통부와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상품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시장에선 '기왕에 집을 살 거라면 이번 기회를 잡아라'는 의견과 '눈앞의 낮은 금리에 홀렸다 나중에 후회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선이 공존한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초저금리에 대한 놀라움이 회의적인 시선을 압도하는 분위기다. 요즘처럼 주택시장이 굳어버린 상황이라면, 주택구매자에겐 집값하락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도 매력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4일 "실제로 공유형 모기지 대출 상품 출시까지는 한 달 이상 남았는데 콜센터에는 하루에도 수백 건씩 상담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며 "자신이 대출자격이 있는지, 미리 대출 접수가 가능한지 등을 묻는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권에선 상품 출시 초반의 '거품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당장은 대출자에게 유리한 것 같지만, 최종적으론 기대만큼 이익이 적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선 현재 매입대상은 주요 도시 지역의 아파트로 한정돼 있다. 연립·다세대 등 다른 주택형태에 비해 아파트는 비교적 가격이 비싸다. 서울 85㎡ 이하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약 4억2000만원(부동산써브, 8월 2주차)이고, 대출한도가 2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자기 돈이 2억2000만원은 있어야 되는 셈이다.

이자가 낮지만 수익형의 경우, 20년 동안 원리금을 함께 상환해야 해 부담이 상당하다. 힘겹게 20년 원리금 상환을 끝내더라도 오른 집값의 절반은 국민주택기금에 양보해야 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주택가격이 연간 1.8%이상만 올라도 수익공유형을 선택하는 고객이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집값이 떨어진다면 수익형은 무조건 이득이다. 양도차익이 없어 20년 후에 기금에 납부할 금액이 없다. 손익형 모기지도 더 낮은 금리로 대출했으니 일견 이득처럼 보인다. 그러나 떨어진 집값의 60% 이상은 오롯이 대출자의 자산가치 손실이다. 무주택자로 버티는 편이 나았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선 점차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대의 저금리와 3000가구 제한 탓에 마치 대형마트의 한정 상품 할인판매에 고객이 몰리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실제 상품 출시 후 상담을 받아보면 많은 고객들이 현재 나와 있는 다른 대출상품으로 고개를 돌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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