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점에 가면 유행을 알 수 있다. '힐링'이 돌풍을 일으키면 베스트셀러 코너에는 각종 힐링 서적이 가득 찬다. 자기계발도서가 베스트셀러의 코너를 가득 채웠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내 인생의 책'으로 남아 두고두고 사람들을 사로잡는 책은 따로 있다. 바로 스테디셀러다. 매년 수백개의 신상품이 쏟아지는 국내 카드업계.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수많은 카드 가운데 고객의 사랑을 꾸준히 받는 스테디셀러가 될 만한 카드도 있었을까. 답은 '그렇지 않다'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카드사 경영방식을 보면 대개 밀리언셀러, 즉 당대의 베스트셀러를 만드는데 집중돼 있다. 그런데 각 사마다 하나씩은 있다는 밀리언셀러가 고객의 '자발적' 인기덕분이라고 하기엔 어폐가 있다.
밀리언셀러 상품이 등장할 때마다 카드사들 사이에서 도는 이야기를 감안하면 그렇다. '이번엔 일단 00장이 할당이라더라.' '계열사 직원이 타사 직원인 나한테까지 도와달라더라.' 영업력을 총 동원, 휴면카드까지 양산해가면서 발급한 뒷이야기들이다.
카드사가 미는 밀리언셀러 상품도 고객에 인기를 얻은 결과가 아니라 카드사가 무의미한 실적을 낸 결과물인 셈이다.
그중에서나마 스테디셀러로 불리는 몇몇 제품을 살펴보면, 부가서비스 변화가 1년에도 몇 번씩 개정됐다. 이는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변화를 거듭해왔다. 그 이유를 '빠른 시장 변화, 소비자 요구에 대한 대비'라고 설명하기엔 소비자 불만이 크다.
가령 "마일리지 적립 혜택이 핵심이라고 생각해서 발급받았는데, 축소된다니 당장 카드를 바꿔야겠다"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밀리언셀러를 만들기 위해 일단 허울 좋은 서비스들을 걸어두고 차츰 다운그레이드하는 모습이다. 부가서비스 축소문제가 이렇다보니 금융당국도 의무유지 기간을 현 1년에서 최대 5년까지 늘리겠다는 발표까지 했다.
제도적으로 변화를 유인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카드사 스스로 전략을 다시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단기성과에 급급한 상품 전략보다는 장기간 운영이 가능하도록 변화가 필요하다. 언제까지 계열사 직원까지 동원해 인기상품을 띄워놓고, 부가서비스를 줄였다 늘렸다 반복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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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을 한 달 앞두고 각사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완성해가고 있다. 카드사 등 금융권 사람들은 '금융은 신뢰'라는 말을 자주한다. 스테디셀러가 경쟁력이라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내년도 사업계획은 자신들이 말하던 '금융은 신뢰'라는 말에 부합하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