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금융저축은행 가격이 그렇게 문제가 된 거지?" 최근 진행됐던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 과정을 지켜보다가 이런 의문을 품은 이들이 적잖았을 것이다. 지난 24일, 우리금융 이사회는 5시간30분여의 격론 끝에 NH농협금융에 우투증권 패키지 매각을 추진키로 했다. 불과 나흘 전(20일)에 얘기만 하다가 안건도 못 올리고 끝난 전력이 있으니, '만장일치로 최우선협상대상자에 NH농협금융'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이들은 결국 NH농협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도 '조건 개선(가격 인상)을 위해 노력한다'는 단서를 달고서야 직성이 풀렸다. KB금융을 차순위협상대상자로 둬 농협금융을 압박할 수단도 마련했다.
이 동안 이사회 안팎은 '배임'이니 '헐값 논란' 등의 얘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정부의 일괄매각 원칙마저 위협받을 정도였다. 특히 지난 23일 정무위에서 '우리저축은행'이 헐값 논란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되는 등 저축은행 가격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 입찰에서 KB금융은 우리저축은행과 우리아비바생명에 마이너스 가격을 냈다. 반면 농협금융은 각각 수백억 원대의 가격을 제시했다. "실사 결과는 KB금융과 비슷했지만 '일괄매각' 원칙을 최대한 따른 것"(농협금융 고위 임원)이다.
하지만 일부 사외이사들이 '이 가격은 안 된다'며 반대를 지속했다. 우리금융이 저축은행에 2000억 원 이상을, 생명에 1000억 원 가량을 투입했는데 이보다 낮게 팔았다가 배임책임을 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농협금융을 택한 뒤의 일처리도 공정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인다. 농협금융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공문을 보냈지만 부대조건이나 차순위 존재에 대해서는 입도 벙끗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 중에 선수에게도 알리지 않고 자꾸 룰을 바꾸는 것."(농협금융 관계자) 이번 매각과정을 지켜 본 금융권의 관전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