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정부'에 반기..정부, 3월 주총서 이사회 대폭 교체 예상

우리금융이사회가 7일 경남·광주은행의 분할 철회 조건을 변경한 것은 대주주인 정부의 의사에 반한 결정이었다. '이사회의 반란'이라고 평가되는 이유다. 특히 정부측 사외이사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전례가 없던 표결 처리를 강행해 관철시켰다.
대주주인 정부가 우리금융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이에 따라 이사회의 대폭적인 물갈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정부 잇따라 충돌...이사회, 표결로 의견 관철= 대주주인 정부와 우리금융 이사회의 충돌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 과정에서도 일부 사외이사들이 정부 결정에 반대하면서 진통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정부는 패키지 매각의 원칙에 따라 NH금융을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방침이었지만 이사회는 우리금융저축은행의 헐값 매각 우려 때문에 결정을 한차례 보류하는 등 마찰을 빚었다.
이번에 이사회가 결정한 지방은행 분할 철회 조건 변경도 정부는 반대했다. 우리금융 이사회에는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선임한 사외이사가 1명 포함돼 있다. 다른 사외이사들이 분할 철회 조건 변경을 주장한 반면 예보측 사외이사는 끝까지 반대했다.
특히 결정 과정에서 전례에 없던 표결까지 진행됐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용만 이사(전 재무부 장관)는 이사회 의장을 맡은 이후 한번도 안건을 표결에 붙인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 문제가 이사회에서 논란이 됐을 당시, 정부측 사외이사는 그러면 표결로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용만 의장은 표결은 전례가 없다며 만장일치 통과를 고수했었다"며 "갑자기 입장을 바꿔 이번엔 표결로 처리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날 이사회는 표결이라기 보다는 이사들이 돌아가면서 각자 의견을 제시토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상 표결 아니냐'는 질문에 "이번 안건은 이날 이사회에서 반드시 결론을 내려야 하는 사안이었지만 일부 이사는 자기가 처한 위치 때문에 의견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주총회 안건은 주총 3주전에 확정돼야 하기 때문에 이날까지는 결론을 내려야 하는 불가피성이 있었다는 얘기다. 우리금융은 오는 28일 지방은행 분할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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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명 이사 임기만료..상당수 교체 예상= 분할 철회 조건 변경으로 당장 경남·광주은행의 매각이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 2월 국회에서 조특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경남·광주은행 분할과 매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대주주인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지방은행 매각이 예정대로 진행되더라도 앞으로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최종 매각을 비롯해 우리은행 본체 매각 과정에서 또다시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대주주(정부)의 의사에 반한 결정을 내린 이사들은 상당수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2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이날 이사회를 거치면서 정부에 반기를 든 이사가 확연히 구분된 상태다.
표결이 이뤄진 이날 이사회 결과는 조건변경에 찬성한 이사가 5명, 반대한 이사가 2명으로 5대2였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총 8명이지만 이날 사외이사 1명은 해외출장으로 불참했다.
반대한 이사는 사외이사인 이형구 예보 저축은행지원부장과 상임이사인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이었고 이용만 의장을 비롯해 나머지 사외이사들은 모두 찬성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모두 5명이다. 이 중 이두희(고려대 경영학 교수), 이헌(홍익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이사는 5년 임기제한에 걸려 연임 자체가 불가능하다.
함께 임기가 만료되는 이용만 의장은 우리금융 이사로 선임된 것은 3년이지만 직전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2년간 재직, 역시 5년 임기제한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존지환(아시아에볼루션 대표) 이사도 3월에 임기가 끝나지만 아직 5년 임기제한에는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 의사에 반대한 만큼 연임 가능성은 유동적이다. 박영수(법무법인 강남 대표변호사) 이사는 임기 만료(내년 3월)까지는 1년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