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17만건… '건당 과태료' 폭탄 터지나

ELS 17만건… '건당 과태료' 폭탄 터지나

권화순 기자
2025.10.15 04:21

금감원, 부과기준 마련착수
판매건별 적용땐 兆 단위로
銀 "과징금 이어 이중제재"

홍콩 ELS 판매 규모 및 건수/그래픽=이지혜
홍콩 ELS 판매 규모 및 건수/그래픽=이지혜

금융소비자보호법 상 과태료 부과 기준(위반사항별)/그래픽=이지혜
금융소비자보호법 상 과태료 부과 기준(위반사항별)/그래픽=이지혜

은행권이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불완전판매로 인해 수천억 원의 과태료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상의 과징금 기준을 재정비해 '조단위'로 예상되던 과징금은 수백~수천억 원으로 경감될 여지가 생겼으나 이와 별도로 금융당국이 과태료 부과를 검토해서다. 홍콩 ELS 손실계좌가 총 17만건에 달하는 만큼 만약 '판매건당' 과태료 부과시 과징금을 크게 웃돌 수 있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홍콩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 5개 은행에 대해 과태료 부과기준을 검토하고 있다. 금소법 및 시행령에서는 위반행위에 따라 과태료 금액이 세부적으로 정해져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3월 5개 은행에 대한 중간검사 발표시 설명의무 위반, 적합성의 원칙 위반, 중요사항 미설명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금소법상 적합성의 원칙, 적정성의 원칙을 위반한 경우 각각 2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또한 설명의무 위반, 부당권유, 중요사항 미설명 및 설명서 미제공의 경우라면 각각 70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할 수 있다. 동일행위에 다수의 위반사례가 적발된 경우 더 중한 사례 위주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 원칙이다.

문제는 이같은 불완전판매가 발생한 계약이 총 17만건에 달한다는 점이다. 과태료는 원칙적으로 행위별로 부과한다. 이에 따라 기계적으로 17만건에 대해 '건별' 부과키로 한다면 별도 경감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총액은 조단위로도 불어날 수 있다. 위반행위의 동기 및 결과 등에 따라 법정 최고 금액의 20~100%까지 감경할 수 있으나 이 역시 수천억 원의 과태료를 피할 수 없다.

금감원은 홍콩 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본격적인 제재절차에 돌입하기 전 과태료 부과에 대한 세부기준을 세우고 있다. 2021년 금소법 제정 이후 이런 대규모 과태료 부과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 유사사례에 대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 금감원은 손실이 난 계좌 건당 과태료를 부과할지, 특정 단위나 유형별로 묶어 포괄적으로 부과할지 등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과거 손실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문제의 상품설명서를 이용해 판매된 계약건의 경우 포괄적으로 1건으로 간주할 수도 있고 계약건별로 부과할 수도 있다. 어떤 기준을 반영하느냐에 따라 과태료 규모는 천차만별이다.

은행권에서는 과징금에 이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이중제재'라는 주장을 편다. 또 과태료 부과시 1조3000억원의 자율배상에 따른 노력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 금융회사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의 '과태료 부과 면제' 항목에 따르면 동일한 위반행위로 형벌이나 과징금 등 실효성 있는 제재조치를 받는 경우에는 과태료 면제가 가능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홍콩 ELS 투자금 반환소송에서 은행이 승소한 사례를 보면 법원은 과거 여러 차례 투자경험이 있는 사람이 손실위험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17만건에 대해 건별로 똑같이 설명의무 위반이나 적합성 위반을 적용해 과태료를 부과한다면 이는 법원의 판결과는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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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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