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9월 말까지 공개입찰 예정…후보군 확보 못해 일정 불투명

롯데손해보험 매각 작업이 다시 늦어지고 있다. 당초 지난달 말 공개입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원매자 확보가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개매각 일정이 미뤄지는 분위기다. 보험업계에선 신한금융을 대체할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 측은 아직까지 공개입찰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당초 늦어도 지난달 말에는 입찰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고 있다. 공개입찰에 참여할 후보군을 충분히 확보한 뒤 입찰에 나서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후보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입찰을 서두를 경우 경쟁을 통한 가격 제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롯데손보 매각은 당초 공개경쟁보다 개별 협상에 무게가 실렸다. 신한금융이 단독으로 나서 인수를 추진했지만 인수가격을 둘러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 이에 롯데손보는 공개입찰로 방향을 틀어 복수의 원매자를 확보하고 시장에서 몸값을 다시 평가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매각 지연의 배경에는 가격뿐 아니라 최대주주 측의 이해관계도 얽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와 공동 투자자인 IMM인베스트먼트가 투자금 회수 조건을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JKL은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에 무게를 두는 반면 IMM은 일정 수준 이상의 회수액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운용사는 특수목적법인(SPC) 빅튜라를 공동 설립해 롯데손보 지분 77.04%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빅튜라는 2024년 10월 기존 인수금융 만기연장시 롯데손보 주식 2억3908만2287주 전량을 담보로 제공하고 총 4650억원을 조달했다. 선순위 대출이 3750억원, 중순위 대출이 900억원이다. 빅튜라의 당시 인수금융에는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 등 신한금융 계열사가 참여했고 이들의 채권 규모가 약 1250억원으로 대주단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는 실제 신한금융이 이 같은 거래관계를 통해 롯데손보 매각시 우선권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새로운 원매자가 등장해 신한금융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면 경쟁입찰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지만 대체 원매자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공개매각 이후 신한금융과 다시 협상할 가능성도 있다. 약 9000억원에 달하는 롯데손보 가격과 인수 이후에도 확충할 자본 부담 등을 고려하면 새로운 후보가 단기간에 등장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손보의 몸값이 적지 않아 새로운 후보가 등장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며 "공개매각을 통해 시장의 가격을 확인한 뒤 결국 JKL과 신한금융이 다시 가격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