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연대신 수증기...기름 한방울 안쓰는 친환경 공장 있다?

매연대신 수증기...기름 한방울 안쓰는 친환경 공장 있다?

울산=신아름 기자
2014.05.26 07:15

[르포]무림P&P 울산공장 가보니

펄프-제지 일관화 생산라인을 갖춘 '무림P&P'의 울산공장
펄프-제지 일관화 생산라인을 갖춘 '무림P&P'의 울산공장

지난 22일 경남 울산 온산산업단지. 입구부터 광활하게 펼쳐진 대지, 야트막한 언덕 사이사이로 여유롭게 들어선 육중한 공장건물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부지면적 60만㎡(18만평), 건축면적 4만3000㎡에 달하는무림P&P(2,720원 ▲65 +2.45%)의 펄프-제지 일관화공장(이하 무림P&P 울산공장) 전경이다.

무림P&P 울산공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지 원료인 펄프와 완제품인 제지의 생산라인이 한 곳에 모여있는 '일관화' 공장이다. 펄프를 별도 가공해 운반하는 작업이 필요 없기 때문에 생산 효율성이 높고, 원가 절감효과도 뛰어나다. 기존 제지공장과 달리 건조가 아닌, 액체상태의 '생'(生) 펄프를 곧바로 사용할 수 있어 뛰어난 품질의 종이를 만들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이다.

공장 부지 끝은 바다와 접해 있다. 여기엔, 펄프 주원료인 목재칩이 산처럼 쌓인 야적장이 있는데, 무림P&P 온산공장이 목재칩 조달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수환 품질보증 1팀장은 "수입산 60%, 국산 40%의 비율로 목재칩을 넣어 펄프를 만든다"며 "목재칩을 육로로 운반하면 바람 등의 영향으로 중간에 유실되는 양이 상당한데 항로로 운반하면 이를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 굴뚝에서는 쉼 없이 희뿌연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매연이 아니다. 목재칩을 삶는 과정에서 발생한 수증기다.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무림P&P 울산공장의 독특한 풍경이다.

박 팀장은 "목재칩을 고온·고압으로 삶아 죽 상태로 만들면 섬유소와 리그닌으로 분리된다"며 "섬유소는 펄프를 만드는 데 쓰고 리그닌은 공장을 돌리는 원료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무림P&P 울산공장에서는 연간 72만톤가량의 리그닌이 만들어진다. 이 리그닌은 회수보일러와 열병합발전 등을 통해 스팀과 전기에너지로 바뀌고 제지 생산 공정에 재투입 된다. 이로써 연료비를 줄이고, 이산화탄소 발생도 억제할 수 있다. 이렇게 줄여지는 이산화탄소 양은 연간 14만5000톤. 김포에서 제주까지 비행기로 120만 번을 왕복할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과 맞먹는 규모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굉음이 귓전을 세게 때린다. 폭 9.3m, 무게 100톤의 어마어마한 규모의 '초지기'(연속적으로 종이를 만드는 기계)가 중앙에 들어차 쉴 새 없이 돌아간다. 기계는 밀폐돼있다.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열이 새나가면 그만큼 연료를 더 투입해야해서다. 때문에 밖에서는 기계 내부를 살펴볼 수 없다. 이렇게 포집한 열은 생산된 종이를 건조하는 데 사용한다.

무림P&P 울산공장 안에 위치한 '초지기'
무림P&P 울산공장 안에 위치한 '초지기'

무인 자동화시스템을 갖춰 대부분의 공정은 기계가 알아서 처리한다. 물론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공정 중간에 혹시 이물질이 끼어들어갈 수도 있는데 기계가 미처 잡아내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예리한 눈을 가진, 숙력된 직원이 모니터를 주시한다. 공장 내부에 마련된 컨트롤타워 안에서는 여러대의 모니터가 쉴새 없이 돌아가며 기계 내부를 샅샅이 비춘다.

'증해-세척-1차 정선-표백-2차 정선-건조-마감' 과정을 거쳐 제작된 종이가 둥그런 롤에 감겨 공중에 매달렸다. 폭 8.7m, 3층 건물 높이에 맞먹는 길이로 국대 최대 지(紙)폭이다. 이 종이는 바이어가 원하는 크기와 무게로 잘린 뒤 포장돼 전국으로 공급된다.

무림P&P 관계자는 "울산공장에서만 지난해 52만t의 인쇄용지를 생산했다"며 "현재 2개인 펄프라인, 1개인 제지라인을 각각 3개까지 확대해 오는 2015년 제지 3사(무림페이퍼, 무림P&P, 무림SP) 총 생산량 170만톤, 2020년에는 230만톤까지 늘려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인쇄용지 업체로 우뚝 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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