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솔제지 장항공장 '감열지' 생산라인

"한번 만져보시죠. 이게 바로 글로벌 '빅3' 특수용지 업체 도약을 위한 비장의 무기인 '감열지'입니다."
지난달 28일 한솔제지 장항공장. 초지기, 코터 등 제지 생산설비들 사이로 거대한 롤러(roller)에 둘둘 말려있는 종이가 눈에 띈다. 이강군 한솔제지 기술환경팀장이 말린 종이의 한 귀퉁이를 '북' 찢어 내민다. 한솔제지가 새로운 먹거리로 지목한 감열지다.
감열지를 받아 든 첫 느낌은 '가뿐함'이었다. 평량(종이 1㎡당 무게) 38g. 일반 인쇄용지 중에서도 가벼운 축에 속하는 복사지의 절반 수준 무게라는 말이 실감났다.
이 팀장은 "여기에 감열지 제작의 마지막 공정인 옥수수 전분코팅처리를 한 뒤 고객이 원하는 크기로 잘라 포장한다"며 "장항공장에서 생산하는 연간 12만t의 감열지는 전량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수출된다"고 설명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감열지는 열에 반응하는 특수용지다. 열을 가한 부분만 검은색 등으로 변색되는 특성을 이용해 글자, 그림 등 인쇄를 가능케 하는 '똑똑한' 종이다. 영수증 종이나 영화관 티켓, 로또 용지, 택배 라벨 등에 쓰인다.
감열지는 성장 가능성도 크다. 정체기를 맞은 일반 인쇄용지와 달리 매년 10% 이상의 고성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 팀장은 "감열지는 특수한 설비와 높은 기술력, 일정 규모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춰야 생산이 가능하다"며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일반 인쇄용지 대비 수익성이 2배 가량 높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솔제지는 '국내 1위 제지기업'이라는 현재의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장항공장에 감열지 대량 생산체제를 갖추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230억원을 들여 설비 일부를 개조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솔제지는 연간 최대 생산량 16만t수준으로 개조된 장항공장 감열지 생산라인의 안정화 작업을 올 연말까지 마치고 내년부터는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세계 3위 규모의 감열지 생산업체로 확고히 자리매감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한솔제지는 장항공장의 친환경성을 높이는 데도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07년 감열지 표면을 하얗게 코팅할 때 쓰는 'BPA'(비스페놀A)가 유해성 논란을 불러일으키자 안전한 대체 물질을 사용한 감열지 '그린 플러스'를 자체 개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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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근에는 재생원료를 배합해 생산한 친환경 재생 감열지인 '에코 그린'(Eco Green)의 개발을 완료하고,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재생 감열지는 재생원료인 탈묵펄프(DIP)를 배합해 만들었지만, 우수한 내구성과 뛰어난 품질을 갖고 있어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상훈 한솔제지 대표는 "우수한 품질의 제품 생산을 위해 꾸준히 투자하는 동시에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며 "한솔제지가 글로벌 제지기업의 위상에 걸맞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