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업무 스트레스 호소 후 스스로 목숨 끊어…현행 규정 벗어난 '인사 조치'도 논란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 이사장(사진)의 관사 이전 업무를 반대한 실무자가 타 부서 근무를 자원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목소리를 낸 임직원에겐 규정에 어긋난 인사조치를 내려 논란이 예상된다.
6일 A씨 유가족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소진공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A씨가 대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사장 관사 이전을 위한 서류 작성 등을 담당한 실무자로 해당 업무의 부당함을 유가족에게 수차례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가족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초 “이사장이 온 지 얼마 안됐는데 관사를 이전하려고 한다”며 “이사비용도 들어가는데 이해가 안된다”고 토로했다.
A씨는 올해 초 이사장 관사 이전 건에 대한 국무조정실 감사에서도 유사한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실에 따르면 당시 소신발언을 한 A씨 등 5명 중 A씨를 제외한 4명에겐 사실상 보복성 인사조치가 내려졌다.
B씨는 공단본부 운영지원실로 발령난 지 10개월 만인 지난 2월 대전충청지역본부로 옮겼고 6개월 후인 지난달 대구경북지역본부로 이동했다. B씨는 지난 2월 대전충청지역본부에서 본부 운영지원실로 이동했고 지난달 본부 협업지원실로 재차 옮겼다. C씨와 D씨는 지난달 대전에서 연고지가 없는 제천과 서울로 각각 발령 났다.
이같은 인사는 현행 규정에 벗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소진공 인사규정 28조 1항에는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위해 전보된 날부터 만 1년이 경과하지 않은 직원은 전보 대상에서 배제한다고 명시돼 있다. 28조 3항은 특수한 경우는 예외로 할 수 있고 세부사항은 세칙으로 정한다고 했으나 이같은 세칙은 없다.
복수의 A씨 동료들도 “A씨가 이사장 관사 이전 건으로 힘들어했다”고 증언했다. 한 소진공 관계자는 “A씨가 이사장 관사 이전 건 등을 겪으면서 ‘못볼 것 다 봤다’고 한탄했다”며 “비전이 있는 새로운 업무를 위해 타 부서 이동을 원했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지난 2월 A씨가 부서 이동 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한 유가족은 “스스로 원해 부서를 옮겼으나 상급자의 업무지시로 주말 출근도 잦았고 ‘일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고개를 떨궜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사건의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공단본부를 찾았으나 적절한 해명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씨 어머니는 지난 5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민원서를 총리실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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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공 측은 “A씨가 이사장 관사 이전 업무에 영향을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아니다”라며 “관사 이전은 지난해 8월 중단됐고 A씨가 숨진 시기는 수개월 후”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복인사’ 논란에 대해선 “인사권자인 기관장이 조직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인사를 한 것”이라며 “일반 직원과 달리 관리자는 상황에 따른 인사를 융통성 있게 낸다”고 해명했다.
한편 소진공 등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부임 직후인 지난해 2월 공단 인근으로 관사 이전 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이모 실장은 대전충청지역본부(대전본부)를 공단 소유 공간으로 옮기고 기존 대전본부 사무실 보증금을 약 7000만원의 이전비용에 활용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관사 이전은 일부 임직원의 반대로 무산됐고 대전본부 이사비용으로 2000만원의 국고손실만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