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코앞인데.." 中 폐렴 국내 유입, 방역 '초비상'

"설이 코앞인데.." 中 폐렴 국내 유입, 방역 '초비상'

지영호 기자
2020.01.20 15:27

설 연휴 3000만명 대이동…중국도 30억명 '경고등'

 국내서 '중국 원인불명 폐렴' 증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중국발 항공기를 통해 입국하는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국내서 '중국 원인불명 폐렴' 증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중국발 항공기를 통해 입국하는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설 연휴를 사흘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견됨에 따라 보건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대규모 이동이 많은 설 연휴 기간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확산할 수 있는 만큼 24시간 비상방역체제에 돌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 나왔다고 밝혔다. 질본에 따르면 확진자는 지난 19일 우한에서 중국남방항공 CZ6079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인 여성 A씨(35세)다.

잠복기·검사기간…초기 진화 어려움

A씨는 공항 입국 당시 고열과 기침 등 폐렴 증상을 보여 곧바로 격리돼 검역조사를 받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 결과 이날 오전 확진 환자로 판명났다. 앞서 A씨는 입국 하루 전인 지난 18일 발병,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 같은 날 우한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감기약을 처방받았다.

질병관리본부는 A씨 항공기 동승 승객, 담당 승무원, 해당 항공기 탑승 고객 명단 등을 파악 중이다. A씨가 탄 항공기는 180여명이 탈 수 있는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함께 여행 온 5명은 아직까지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동승자 감염위험에 대해서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나 사스 때 했던 것처럼 환자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며 “확진자와 근접한 좌석에 있던 승객과 환진자를 담당했던 승무원 등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해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감염병 관리의 핵심인 초기 진화에는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잠복기에는 폐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데다 해열제 등을 복용하고 입국하는 경우 검역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 기간도 상당기간 필요하다. 현재 진행 중인 판코로나검사법은 12시간에서 길게는 2일까지 걸린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검역이라는 게 입국 당시의 증상이 있어야만 감지된다"며 "민간 의료기관에서 환자 여행력 확인과 원인불명 폐렴에 대한 신속한 확진 검사를 통해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응 방향"이라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감기 등 일반적인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건강을 회복하지만 변이된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와 메르스처럼 치명적일 수 있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20일 기준 200여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중 3명이 사망했다.

24시간 비상체제 돌입, 위기경보 '주의' 격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됨에 따라 보건당국은 위기경보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시키고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감염병 재난위기 경보 수준 4단계 중 2단계에 해당하는 조치다. 아울러 질병관리본부장을 반장으로 한 중앙방역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의심사례에 대한 진단검사와 환자관리를 강화한다.

바이러스 감염 확인 장소도 확대한다. 오는 22일부터 보건복지부 외 시·도 보건환경연구원 7곳에 판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2월 초까지 검사 기간을 단축시키는 리얼타임 PCR 검사법을 구축하기로 했다.

보건당국이 감염병 재난위기 경보를 격상한 것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를 통해 전염성을 익히 알고 있어서다.

2002년 중국에서 발생한 사스는 37개국으로 확산돼 773명이 사망했다. 치사율은 10%에 근접했다. 국내에선 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2012년 발생한 메르스는 치사율이 27%에 이르렀다. 특히 메르스의 경우 국내에서 186명이 감염됐고 38명이 사망해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국가로 기록됐다.

1일 (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역에서 설 연휴인 춘제 귀성객들이 기차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춘제 연휴 기간 중국 전역의 귀성·귀경객은 연인원 30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일 (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역에서 설 연휴인 춘제 귀성객들이 기차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춘제 연휴 기간 중국 전역의 귀성·귀경객은 연인원 30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 연휴 바이러스 확산 주의…中 이동 확대 우려

이동이 많은 설 연휴기간은 바이러스 확산이 빈번한 시기다. 확진자 발생이 설 연휴 3일을 앞두고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위기상황은 보다 심각한 단계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다. 해마다 설 연휴기간 3000만명 이상의 인구가 이동한다.

우리보다 앞서 확진자가 발생한 중국이 춘절(春節·중국의 설)을 앞두고 환자가 급속히 늘고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중국 우한위생건강위원회(우한위건위)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41명에서 숫자가 정체됐던 확진자는 이틀만인 19일 62명으로 늘어났다. 춘절 특별 수송기간인 춘윈(春運)은 지난 10일 시작됐다.

이번 춘절 기간동안 예상 이동 중국인구는 30억명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춘절이 있던 2월 방한한 중국인은 약 45만명 정도였다. 질본 관계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조기발견과 확산차단을 위해서는 국민과 의료계의 협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감염증 환자로 의심될 경우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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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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