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달-지역감염 새국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한달이 접어들면서 의심환자, 확진 환자, 접촉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보건당국은 자가격리 조치 등을 통해 이들을 관리하고 있지만, 일부 의심환자들과 접촉자들의 일탈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감염되거나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높아지는 사례들이 나타났다.
31번째 확진 환자가 의료진의 검사 권고를 두 번이나 거부하고, 종교시설, 호텔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31번 확진 환자는 교통사고로 지난 7일 대구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했고, 지난 14일 영상의학 검사를 통해 폐렴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정확한 검사를 위해 환자에게 다른 병원으로 옮겨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했으나 31번 확진 환자는 이를 거부했다. 해외 여행력이 없고, 확진 환자와 접촉한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이후 증세가 나아지지 않아 지난 17일 대구 수성구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했고, 다음 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31번 확진 환자가 검사를 거부한 바람에 확진 판정일이 뒤로 늦춰졌고, 이 사이 환자는 종교시설, 호텔 등을 방문했다. 31번 환자는 지난 16일 택시를 이용해 대구 남구 소재 신천지 대구교회(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다대오지파대구교회)를 방문, 2시간 가량 예배를 봤다. 지난 15일에는 택시를 타고 이동해 동구 소재 퀸벨호텔 예식장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해 점심식사를 했다.
앞서 지난 2일 확진 판정을 받은 15번 확진 환자는 자가격리 지침을 어겨 2차 감염을 일으켰다.
15번 확진 환자는 4번째 확진 환자와 같은 항공기를 탑승한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지난달 29일부터 자가격리 조치 중이었다. 그러니 지난 1일 격리 지침을 어기고 바로 아래층인 처제 집에 방문해 밥을 먹었다. 15번 환자는 4층, 처제는 같은 건물 3층에 살고 있었다.
15번 확진 환자는 같은 날 증상을 느끼고 선별진료소를 방문했고 다음 날인 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처제는 그로부터 사흘 뒤인 지난 5일 확진 판정을 받아 20번 환자가 됐다.
자가격리 대상자 생활수칙에 따르면 자가격리자는 △감염 전파 방지를 위해 격리장소 외 외출 금지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생활하기 △진료 등 외출이 불가피할 경우 반드시 관할 보건소에 먼저 연락하기 △가족 또는 동거인과 대화 등 접촉하지 않기 등을 지켜야 한다.
독자들의 PICK!
정부는 15번 환자를 자가격리 지침 위반으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법상 자가격리를 거부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다만 15번·20번 환자가 가족이고 생활공간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법리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친척관계인 이들은 위아래층에 같이 지내면서 공동 생활을 했기 때문에 엄격하게 자가격리를 유지하기는 어려웠던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검사를 거부한 31번 확진 환자는 처벌을 면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당국은 31번 확진 환자가 스스로 감염을 의심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감염병예방법 제42조에 따라 1급 감염병이 의심되는 경우와 1급 감염병 이외에도 전염력이 높은 감염병들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시도지사, 시군구청장이 감염병 환자 등에 대해 조사·진찰을 하게 할 수 있다. 만약 환자 등으로 인정될 때는 치료·입원을 시킬 수 있다. 이러한 강제처분 조치를 거부할 시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정 본부장은 "21번 환자의 경우 중국에 다녀왔거나 확진환자와 접촉하는 등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며 "이 조항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