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신희철 언박서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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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력과 콘텐츠가 좋다고 해서 학생들의 성적이 오르는 건 아니었습니다. 공부는 결국 학생 스스로 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했습니다."
신희철 언박서즈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고도화된 AI(인공지능) 프로그램과 인간 강사를 결합하면 기존 학원이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를 풀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2022년 3월 설립된 언박서즈는 현재 충남 천안에서 AI 학습 프로그램과 인간 강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수학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1호점은 개원 당시 원생이 단 2명이었지만 10개월 만에 120명으로 늘며 월매출 5000만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그는 "다른 학원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신규 수학학원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성장속도'라고 말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언박서즈는 2023년 출시한 익명 칭찬 앱 '하입(HYPE)'으로 이름을 알렸다. 하입은 출시 두 달 만에 6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했고, 아이폰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 1위에 오르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벤처캐피탈(VC) 투자도 유치했다.
당시 베이스인베스트먼트와 미래에셋벤처투자, 굿워터캐피탈은 언박서즈에 시드 투자로 14억원을 집행했다. 이후에도 언박서즈는 국내 사진 앱 4위에 오르고 월 매출 1억원을 기록한 AI 프로필 앱 '컨셉'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흥행을 이어갔다. 다만 일회성 유행에 기댄 서비스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고민도 커졌다.
초기의 언박서즈는 토스처럼 20여 개의 앱을 빠르게 출시하며 시장성을 검증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 실험에도 장기적으로 키울 수 있는 사업을 찾지는 못했다.
신 대표는 "자금도 바닥나고 팀 분위기도 침체된 암흑기였다"며 "그때 다시 떠오른 것이 내가 가장 오래 고민했고 가장 잘 이해하는 분야가 '교육'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팀원들 앞에서 IR(기업설명)까지 하며 '레거시 산업일수록 바닥부터 다시 설계하면 완전히 새로운 기술 기업이 될 수 있다'고 한 명 한 명 설득했다"고 회상했다.
창업팀 전원이 천안으로 이주해 직접 학원을 운영하기로 한 것도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신 대표는 "수도권과 너무 멀지 않으면서 교육열이 높고 성과를 증명할 수 있는 학생들이 있는 지역을 찾다가 천안을 선택했다"며 "기존 에듀테크 기업들은 학원 사업에 진출할 때 학원 경력자를 채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운영 방식 자체를 새롭게 설계해야 했기 때문에 창업팀이 직접 현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언박서즈는 오프라인 학원의 가치를 '학습 제공'(강의·숙제·테스트·콘텐츠)과 '관리 제공'(상담·동기부여·질문관리·학습관리)으로 나누고, 학습 제공은 고도화된 프로그램이, 동기부여 같은 관리는 사람이 맡도록 학원을 재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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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담당 강사가 매일 개별 설계한 '오늘의 학습 미션'을 받는다. 학원의 공부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문제를 틀리면 해설을 본 뒤 변형 문제를 맞혀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틀린 문제는 다음 수업에서도 계속해서 변형·반복 출제된다.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학습시키는 구조다.
풀이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시각화돼 학생·학부모·강사가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신 대표는 "감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완전히 데이터 기반으로 가르치는 학원"이라며 "학생마다 진도·난이도·시간표가 전부 다르고 학부모 요청도 30초면 반영된다"고 말했다. 그는 "학원이지만 과외처럼 운영되는 반면 비용은 과외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점이 차별점이다"라고 덧붙였다.
핵심 경쟁력은 AI 콘텐츠 연구실이다. 문제 난이도 분류, 유형 분류, 변형 문제 생성, 오류 검수까지 각각의 AI 에이전트가 수행한다. 학생이 학교 프린트를 가져오면 AI가 OCR(광학문자인식)로 인식해 해설을 작성하고 자체 DB(데이터베이스)와 매칭, 변형 문제 세트를 만들어낸다.
학교 내신의 상당수가 학교 배포 자료의 변형 문제에서 출제되는 만큼 문제를 만드는 역량은 지역 거점 오프라인 학원의 핵심 경쟁력이다. 신 대표는 "기존에 사람이 하던 작업의 97% 가량이 효율화됐다"며 "3년간 20여개의 앱을 만들며 쌓은 개발·데이터 역량과 사교육 시장에서의 3년이 결합돼 이제야 제대로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언박서즈는 AI를 활용해 인건비를 낮추면서 매출 대부분을 영업이익으로 전환하고 있다. 통상 학원업의 영업이익률이 10%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언박서즈는 40~50%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는 연내 직영 2호점을 열고 가맹 사업에도 나서 사업 모델을 본격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투자 유치도 추진한다.
신 대표는 "AI 시대를 맞아 20년 뒤 교육 시장이 지금과 같은 모습일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10년 동안 사교육 시장이 지금보다 축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학원은 한국에서 1등을 하면 곧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시장"이라며 "현재 목표한 모델의 80% 정도까지 구현했고, 남은 20%를 완성한 뒤 전국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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