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안다리걸기
'우리말 밭다리걸기' 2탄입니다. 씨름에서 상대의 바깥다리뿐 아니라 안다리도 걸어 넘어뜨리듯 1탄에서 못다 파헤친 잘못된 우리말을 바로잡아 보자는 취지입니다. 2탄에선 1탄의 맞춤법에 이어 무심코 잘못 쓰는 어휘와 문장이 없도록! 우리말의 원리를 쉽고 흥미롭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우리말 밭다리걸기' 2탄입니다. 씨름에서 상대의 바깥다리뿐 아니라 안다리도 걸어 넘어뜨리듯 1탄에서 못다 파헤친 잘못된 우리말을 바로잡아 보자는 취지입니다. 2탄에선 1탄의 맞춤법에 이어 무심코 잘못 쓰는 어휘와 문장이 없도록! 우리말의 원리를 쉽고 흥미롭게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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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점심에 한 중식 뷔페에 갔습니다. 게살수프로 식사를 시작하고 그 다음은 딤섬을 몇 가지 골랐습니다. 딤섬은 모양이 만두와 비슷한 듯한데 한입에 쏙 넣을 만큼 작은 크기가 특징이지요. 지난해 TV 프로그램 '수요미식회'에서 요리사 이연복 씨는 "딤섬은 오후에 출출할 때 주전부리하는 것은 일컫는다. 만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막연히 '딤섬=작은 만두(?)'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사실 딤섬은 한자로 쓰면 '點心'입니다. 익숙한 글자인가요? 우리 식으로 읽으면 '점심'이 됩니다. 원래 아침과 저녁 사이에 간단하게 먹던 음식이 이 딤섬이라고 합니다. 물론 지금은 중국, 특히 홍콩을 상징하는 요리의 한 종류가 됐지만요. '점심'의 한자는 작고 동그랗게 찍은 표시를 뜻하는 점(點)과 마음(心)이 더해진 말입니다. 이를 두고 점심은 '마음에 점을 찍는 것'이라는 멋들어진 해석도 있습니다. 그만큼 가볍게 먹는다는 얘기겠지요. 하지만 국립국어원 '한민족 언어
막장 드라마, 막장 토론, 막장 정치…. 요즘 TV를 보면 막장이 넘쳐납니다. '갈 데까지 갔다'는 의미로 쓰이는 막장, 어디서 유래된 말일까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막장은 '갱도(광산에서 갱 안에 뚫어 놓은 길)의 막다른 곳'을 말하는데요. 이는 광산에서 제일 끝 부분을 뜻합니다. 몇 년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이 "막장은 폭력이 난무하는 곳이 아니고 불륜이 있는 곳도 아니다"라며 막장이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되는 데 강한 불만을 표시한 바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 막장은 원래 탄광 광부들의 생활터로 희망적인 곳인데요. 그렇다면 막장이 왜 다른 대상을 비하하는 말로 쓰이게 됐을까요. 사전엔 막장에 대해 위 내용 말고도 마지막을 뜻하는 '끝장'의 잘못된 표현이라고 돼 있습니다. '갈 데까지 갔다'는 의미에서 '마지막'이라는 의미가 유추됐고 그것이 '막장'이라는 단어와 연관돼 잘못 연상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막장을 끝장과 같은 뜻으로 보기엔 억지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요즘 뉴스 사이트를 가득 메운 것은 최순실 씨 관련 기사들입니다. 최순실 씨 기사를 빼면 읽을 게 없을 정도인데요. 최 씨 기사를 통해서 많이 듣게 된 표현이 몇 개 있습니다. '국정 농단'도 그 중 하나지요. '국정'이야 국가의 정치, 국가의 행정 정도일 텐데 '농단'은 무슨 말일까요. 권력 사유화? 권력 희롱(농)? 농단의 '농(壟)'은 언덕을 의미하고 '단(斷)'은 절단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말 자체로 보면 농단은 '절벽처럼 깎은 듯한 높은 언덕'을 뜻합니다. 물론 요즘 말하는 게 이것은 아니죠. 농단의 다른 뜻은 '이익·권리를 독차지한다'는 건데요. 옛날 어떤 상인이 언덕 높은 곳(농단)에 올라가 시장 상황을 내려다 보고는 물건이 잘 팔릴 곳을 찾아서 팔아 큰 이익을 남겼다는 데에서 유래한 말입니다.('맹자'의 '공손추(公孫丑)' 편에 나오는 말, 표준국어대사전 참고) 최순실 씨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혹이 줄줄이 나오고 있는데요. 보이지 않는 실세로서 권력을 독점해 개인적인
"굳이 만지려 하지 말고 만나려 하지 말고 헤어지지도 말 것." 요즘 인기있는 한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에 눈길이 갑니다. '불륜도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공감이 가려던 찰나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불륜, 바람'은 언제나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죠. 지난해 간통법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지금은 조금 달라진 느낌입니다. 여전히 단골 소재지만 도덕성 파산의 뻔한 '결론'보다 공감과 위로의 '과정'을 제시, 인간의 감정임을 당당히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제목으로 과감히 내세운 드라마도 등장했습니다.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단박에 사로잡은 눈길, 그런데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바람은 '피는' 게 아닌 '피우는' 건데 말입니다. 가장 헷갈리는 맞춤법 중 하나가 바로 '피다' '피우다'인데요. 어떻게 구분할까요. 먼저 '피다'는 자동사로 목적어가 없어도 말이 됩니다.(예: 개나리가 피다. 얼굴이 피다, 형편이 피다) 하지만 접미사 '-우-'가 붙은 피우다는 타동사이므로 목
"MS 오피스, 한글 프로그램… 수의계약을 체결해…." 최근 국정감사에서 오간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과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 사이의 설전이 화제입니다. 좀 어려운 단어인 '수의계약'이 이들 대화 내용의 핵심인데요. 계약은 자주 쓰는 말이라 알겠는데 '수의'는 무슨 뜻일까요? 수의(隨意)를 한자의 뜻에 따라 풀면 '(자기) 뜻을 따르다'가 됩니다. 곧 내 마음대로 한다는 건데요. 비슷한 말로는 '자유계약'이 있습니다. 왠지 이쪽이 더 이해하기 쉽다는 느낌인데요, 많이 쓰이는 건 수의계약입니다. 어떤 일을 다른 회사에 맡기거나 큰 액수의 물건을 사고 팔 때, 지방자치단체 등은 공개 경쟁을 통해 적절한 상대를 뽑는 '경쟁계약'을 합니다. 특정 업체 밀어주기와 같은 비리도 막고 계약도 더 유리한 쪽으로 할 수 있어서인데요.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반대로 수의계약을 하기도 합니다. 따른다는 뜻의 '수(隨)'가 들어간 낱말은 우리가 잘 쓰는 말에도 몇 개 있습니다. 우선 '수행 비서'는 보통
점심시간, 새로운 풍경이 등장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저마다 카드를 들고 계산대 앞에 줄지어 서 있는데요. "여기 더치페이 해주세요." 지난달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만연한 뇌물문화를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법 시행 1주일을 맞은 지금, 자주 듣는 말이 있죠. 바로 '더치페이'인데요. 이 법을 발의한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도 "이 법은 더치페이법"이라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대중적으로 쓰이는 더치페이는 어디서 나온 말일까요? 더치페이는 '더치 트리트'(Dutch treat)에서 유래했습니다. 네덜란드인들은 전통적으로 베풀거나 대접하는 걸 좋아했는데요. 따라서 더치(Dutch·네덜란드, 네덜란드인)에 '대접하다'라는 뜻의 트리트(treat)를 붙여 '더치 트리트'라는 말을 썼는데요. 영국이 이런 네덜란드의 문화를 비꼬기 위해 트리트를 '지불하다'는 의미의 페이(pay)
꽤 예전에는 중국집에 짜장면 배달 주문을 넣으면 서비스로 이것을 조금 주기도 했습니다. 한동안 길거리음식으로도 인기가 많았던 이 음식은 '고구마탕', 혹은 '고구마 맛탕'이라고 불리는데요. 달달하면서도 아삭한 느낌이 부드러운 고구마와 잘 어우러지는 게 매력입니다. 그런데 여기 이름에 들어간 '탕'은 낯선 느낌도 듭니다. 감자탕, 갈비탕과 같은 국물요리도 아닌데 이름이 비슷한데요. 사실 사전에는 고구마탕도 맛탕도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이름은 우리가 보통 단것을 가리킬 때 쓰는 '당'(糖)에서 나왔습니다. 당분, 당뇨, "당 떨어졌나봐" 등처럼 쓰이지만 설탕, 사탕처럼 소리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고구마탕(맛탕)을 만들 때는 고구마에 설탕 녹인 것을 입히지요. 같은 중국요리 중 '탕수육'에도 같은 글자가 들어 있습니다. 풀어 설명하면 '단 국물'을 '튀긴 고기' 위에 얹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1958년 5월18일 경향신문에는 '중국요리 두 가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요리법을
오늘 가을하늘 보셨나요? 밤잠 설치며 땀흘리던 시간이 언제였나 싶을 만큼 완연한 가을입니다. 스산한 바람 한줄기 스치니 마음이 차분해지다 이내 '나도 가을타나?'란 생각에 미칩니다. 그런데 왜 가을을 탄다고 표현할까요? '타다'는 고기가 타다, 자전거를 타다, 커피를 타다, 손을 타다, 간지럼을 타다 등처럼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동사인데요. 이 외에도 '계절이나 기후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는 뜻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을 탄다'고 하면 가을의 영향을 받아 심적으로 침체되는 상태를 일컫습니다. '계절을 타다, 추위를 타다, 유행을 타다'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요. 이처럼 가을을 탄다고 하면 왠지 감성적인 느낌인데요. 빅데이터로 분석한 가을은 어떤 모습일까요.(다음소프트 2011년 1월1일~2016년 9월1일 SNS 총 108억건 분석) 먼저 '가을, 가을 탄다'는 말에 대해선 긍정적 느낌이 80%로 압도적이었습니다. 어떤 감정이 드는지에 대해선 '좋다' '사랑' '춥다' '깊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긴 명절 연휴가 내일(14일)부터 시작입니다. 이미 휴가를 덧붙여 연휴를 보내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오늘부터 고향으로 향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명절을 보내는 법은 조금 다양해졌지만 설과 추석을 대표하는 행사는 역시 '차례'입니다. 그런데 기제사(기일에 지내는 제사)와는 이름이 다른 차례(茶禮), 자세히 보니 의외의 글자가 들어가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풀어보면 '차를 올리는 예절' 정도가 되는데요. 차례 지내면서 차를 올린 경험이 없다 보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교 문화 계승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성균관'의 홈페이지 문답에 오른 글에 따르면 조선 초기의 제사 의식에서는 차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차(茶) 문화는 불교의 영향을 받은 것인데 조선은 불교 억압 정책을 펴다 보니 자연스레 차 문화가 쇠퇴했다고 설명합니다. 이후 조선 후기인 1844년 편찬된 '사례편람'(관혼상제 예법을 다룬 실용적 참고서)에서는 차를 올리는 부분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매년 요맘때면 들려오는 덕담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올해는 이 덕담도 옛말이라며 한숨소리가 더 큽니다.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 추석 식탁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인데요. 그나마 5일이라는 긴 연휴가 기다린다는 게 위안거리입니다. 한가위를 다른 말로 추석이라고 하죠. 이외에도 중추절, 가배절, 가위, 가윗날 등 한가위를 부르는 말은 여럿 있는데요. 어떤 말을 쓰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먼저 '한가위'는 크다는 뜻의 '한'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가 합쳐진 말로 '8월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입니다. 가위는 신라 때 길쌈놀이(베짜기)인 '가배'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한데요. 신라 유리왕 때 가을 무렵 궁궐에 베짜는 사람들을 모아 두 편으로 나눠 길쌈을 했는데요. 베를 짜서 한달 뒤인 한가윗날 그동안 짠 베의 양을 평가,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잔치와 춤으로 갚은 데서 '가배'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뭐? 걔가 잘 생기지 않았냐고?" "어. 아무래도 나 걔한테 세뇌됐나봐. 갑자기 걔가 멋있어 보여." "웬일…. 너 걔 싫어했잖아." 요즈음은 이렇게 달달한 상황에서도, 또 조금 재미있게 표현할 때도 이 말이 쓰이는데요. 세뇌는 사전적으로 '사람에게 특정 사상을 주입하거나 의식을 다른 쪽으로 바꾸는 일'을 뜻합니다. IS와 관련된 서글픈 뉴스나 이념 갈등을 다룬 뉴스에서도 이 낱말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10대들을 '세뇌' 교육시켜 자살폭탄 테러에 이용한다는 IS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씻는다는 건 분명 밝은 느낌의 동작이지만, 어두운 느낌의 이 단어에도 씻는다는 말이 들어가 있습니다. 사실 세뇌를 글자 그대로 설명한다면 '뇌를 씻는다'가 됩니다. 세수, 세차, 세탁하듯이 사람의 머릿속을 씻는다는 것인데요. 그보다는 물들인다는 게 더 정확한 설명일 겁니다. 영어로도 이 말은 'brainwashing'으로 똑같습니다. 때로는 이 단어를 쇠뇌(×)나 쇄뇌(×) 등으로
차가운 바람 때문에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가을의 2번째 절기 '처서'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더위가 물러날 기색을 보이지 않습니다. 최장기 폭염으로 최악의 여름이 계속되면서 한반도는 그야말로 '불판'인 데다 열섬현상까지 겹쳐 잠못 이루는 밤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2000명 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전기료 걱정에 에어컨도 마음 놓고 켤 수 없으니 밤낮 없는 더위에 정말이지 숨이 막힙니다. 이 더위 언제쯤 물러갈까요? 오늘도 서울 낮기온은 35도까지 올라 무더위가 기승을 무립니다. '하루 더 더…'하며 늘려온 폭염종료도 26일(금요일)로 미뤄졌고요. 오늘이 가을바람 불어온다는 처서인 게 맞냐고 비웃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절기란 무엇일까요? 절기는 황도(태양의 지나는 길)를 24개로 나눠 계절을 구분한 것인데요. 황도에서 춘분점을 기점으로 15도 간격으로 점을 찍어 총 24개 절기로 나타냅니다. 농사가 주업이던 우리 조상들은 계절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따라서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