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안다리걸기
'우리말 밭다리걸기' 2탄입니다. 씨름에서 상대의 바깥다리뿐 아니라 안다리도 걸어 넘어뜨리듯 1탄에서 못다 파헤친 잘못된 우리말을 바로잡아 보자는 취지입니다. 2탄에선 1탄의 맞춤법에 이어 무심코 잘못 쓰는 어휘와 문장이 없도록! 우리말의 원리를 쉽고 흥미롭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우리말 밭다리걸기' 2탄입니다. 씨름에서 상대의 바깥다리뿐 아니라 안다리도 걸어 넘어뜨리듯 1탄에서 못다 파헤친 잘못된 우리말을 바로잡아 보자는 취지입니다. 2탄에선 1탄의 맞춤법에 이어 무심코 잘못 쓰는 어휘와 문장이 없도록! 우리말의 원리를 쉽고 흥미롭게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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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준비하는데 도착하는 곳은 전기가 220V가 아닌 110V입니다. 가전제품 플러그 모양이 맞지 않으니 모양을 맞춰주는 '무언가'가 필요했는데요. 이름이 뭔지 떠오르지 않는데 주변에 물어보니 '돼지코'라고들 합니다. 한번에 바로 느낌이 왔는데요. 누가 만들었는지 참 잘 붙였다는 생각이 듭니다.(좀 더 찾아보니 어댑터가 정식 이름입니다.) 우리가 쓰는 말 중엔 닮아 보이는 것의 이름을 가져와 붙인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름이 나온 과정을 알면 이해하기도 쉽겠죠. 내가 건넨 말을 건성으로 듣는 사람을 보고 "귓등으로도 안 듣는구나"라는 표현을 씁니다. 귓등은 귓바퀴의 바깥쪽 부분인데요. 안경다리가 머리와 이 사이를 지나지요. 이 말은 '귀+등'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손등, 발등 같은 말과도 비교가 되죠. 간혹 '귀뜽(×)'으로 잘못 쓰는 분들은 발음만 생각했기 때문일 겁니다. 귀걸이를 많이 거는 위치인 '귓불'(귓바퀴 아래쪽 도톰한 살)은 많은 사람들이 귓볼(×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한 노래가 이슈입니다. 갈리는 정치적 입장만큼이나 표기법도 제각각인데요. '임을 위한 행진곡, 님을 위한 행진곡' 뭐가 맞을까요? 이 노래는 1982년 전남대 학생이던 김종률씨가 곡을, 소설가 황석영씨가 시민사회운동가 백기완씨의 옥중시 '묏비나리'의 일부를 차용, 가사를 붙여 함께 만든 곡인데요. 어법에 맞게 쓴다면 '임'이 맞습니다. 현재 우리말에서 님은 사람 이름 뒤에 의존명사로 사용(아무개 님, 홍두깨 님)되거나 접미사로 쓰여 대상에 대한 높임의 의미(사장님, 선생님, 부장님)를 나타내죠. 따라서 님은 다른 말 없이 혼자 쓰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임은? 사모하는 사람을 뜻하는 '임'은 명사이므로 당연히 단독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글맞춤법에 따르면 '임을 위한 행진곡'이 맞습니다. 이렇게 명확한 근거가 있는데도 왜 '님을 위한 행진곡'이라고 쓸까요? 이쯤에서 문학작품 하나가 탁 떠오릅니다. 바로 한용운 선생의 '님의 침묵'인데요. 이 제목은
아침 출근길 부랴부랴 준비하고 집 대문을 박차고 나오는데 아뿔싸! 부슬부슬 비가 내립니다. 1분1초가 아쉬운 다급한 순간 다시 집에 들어가야 한다니…. 이래서 일기예보는 늘 챙겨봐야 하나 봅니다. 겨우 시간 맞춰 도착한 회사 문앞에서 안도의 한숨 한번~ 질척한 길바닥이 발걸음을 방해하지만 선선한 비가 싫지만은 않은 느낌입니다. 3~4월 봄이 시작되면서 내리는 비를 통상 '봄비'라고 합니다. 그런데 5월에 접어든 지금 내리는 비도 봄비일까요.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봄비, 가을비, 이슬비, 가랑비, 여우비 등 비 종류는 다양한데요. 먼저 양에 따라 구분하면 안개비(빗방울이 아주 가는 비), 는개(안개비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비), 이슬비(아주 가늘게 오는 비), 가랑비(조금씩 내리는 비), 장대비(굵은 비가 쉴 새 없이 세차게 내리는 비) 등이 있습니다. '늘어진 안개'라고도 하는 는개는 일상생활에선 잘 쓰지 않지만, 낭만적인 어감 때문에 문인들에게 사랑받는 말입니다. 실제
야구 좋아하는 분들은 요즈음 밤 시간뿐만 아니라 오전 시간에도 볼거리가 많아져서 즐거울 텐데요. 올해부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기 시작한 박병호, 오승환 선수를 비롯해 여러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추신수, 류현진, 강정호 선수의 복귀도 기다려지는데요. 기사들을 보면 이들의 '용(트림/틀임)'도 시작된 듯합니다. 발음이 같은 두 단어, 사전에는 다 나오는데요. 물론 뜻은 다릅니다. 용트림은 '거드름 피우며 일부러 크게 하는 트림'인데요. 위 상황엔 어울리지 않습니다. 용틀임은 '비틀거나 꼬는 움직임'으로 나오는데요. 용이 몸을 틀어 하늘로 올라가는 영화 속 모습을 생각하면 됩니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거나, 어떤 일이 잘 풀려갈 때 쓸 수 있습니다. 신성시 된 상상 속의 동물인 용은 다른 말에도 들어 있는데요. 용은 최고, 성공, 힘 등을 상징합니다. 등용문은 말 그대로는 '용문에 오른다'는 뜻인데요. 출세의 관문에 오른다, 혹은 그러한 관문을 말합니다. 정치
안재현은 이수근의 "브라질올림픽이 어디서 하는지 아느냐"는 장난 섞인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가 하면… (중략) …의외의 '백치미' 캐릭터를 선보였다. 한 기사의 일부를 옮겼습니다. 우리가 가끔 쓰는 이 말. 좋은 뜻인지 나쁜 뜻인지 헷갈립니다. 그래서 눈앞에 있는 상대에게 쓰기는 조심스러운데요. 백치미, 사전에 있는 뜻은 이렇습니다. 지능이 낮은 듯하고, 단순한 표정을 지닌 사람이 풍기는 아름다움. 여자에게만 쓰인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위의 예처럼 남녀 구분 없이 쓰이는 말입니다. 사실 '백치'란 말은 '(뇌의 문제로) 지능이 낮은 사람'을 뜻하는데요. 조금 어리숙하고 심각하지 않은 모습이 매력적일 때 '아름다움(미)'을 붙여 이렇게 표현합니다. 요샌 비슷한 말로 '허당 매력'이란 표현도 많이 쓰지요. 위의 설명으로 짐작이 가겠지만 '치'는 잘 모르는 것, 판단력이 흐린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길눈이 어두운 사람을 가리켜 '길치'라고 표현하지요. 노래 부를 때 음을 잘 못
#4년 연애 끝에 결혼날짜를 잡은 A씨(35). '5월의 신부가 되겠다'는 바람으로 급히 평일로 날짜를 잡았는데, 미뤄야 할 것 같다며 울상입니다. 양가에서 '손 없는 날'로 날짜를 다시 잡으라고 못박은 것. "굳이 손 없는 날을 고집할 이유가 있어요? 그런 길일은 벌써 1년 전에 마감됐다는데…. 평일에 결혼하면 혜택도 많고 날짜 잡기도 쉬운데 말이에요." #아이 학교 때문에 갑자기 이사하게 된 B씨(41). 3월 첫주에는 가야 새 학년을 새 학교에서 시작하는데 전 주인이 '손 없는 날' 이사가야 한다며 3월 둘째주를 고집합니다. 전후 사정을 얘기해보지만 평일의 2배나 비싸게 주며 날짜 잡았다는 말에 한숨만 나옵니다. "꼭 손 없는 날에 이사가야 하나요?" 결혼이나 이사, 개업 등의 날짜를 잡을 때 흔히 '손 없는 날'을 선택하죠. 막연하게 좋은 날이라는 건 알겠는데, 정확히 언제를 말하는 걸까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손은 '날짜에 따라 방향을 달리하여 따라다니면서
밖에 다니기 딱 좋은 봄. 이쯤 되면 주변에서 청첩장이 돌 때이기도 합니다. 20대 후반 결혼 안한 분들은 또래들의 결혼 소식이 슬슬 들리고, 명절이 되면 친척들의 "언제 가냐"는 얘기도 듣게 될 텐데요. 흔히 우리들은 30살 전후를 '결혼 □□기'라고 말합니다.(물론 이 표현에 공감하지 않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최근 미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어떤 설문조사에서는 "결혼은 선택"이라는 의견이 66.5%였지요.) 아무튼 빈 칸에 들어갈 말은 무얼까요. 정년? 적령? 포털 사이트에 검색을 해 보면 두 가지 경우가 다 나옵니다. 양쪽 다 많이 들은 것 같습니다. 발음이 비슷하지요. 적령은 풀어서 쓰면 '적'절한, 혹은 '적'당한 연'령'입니다. 풀어서 보니 그렇게 어려운 말은 아닙니다. 나이를 가리키는 '령'은 고령화, 노령연금 등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안다리걸기 20회에서 다룬 '묘령(스물 안팎 꽃다운 여자 나이)'도 마찬가지지요. 그러면 '정년'은 무슨 뜻일까요? 정년 퇴직이란 말은
"죄인은 사약을 들라!"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바르르 떠는 손으로 사약이 담긴 흰 사발을 드는 죄인. 곧이어 원망하는 눈빛으로 피를 토하며 숨을 거두는 모습까지…. 사극 드라마에서 빠지면 왠지 섭섭한 '사약' 처형 장면인데요. 이렇게 드라마 단골소재로 쓰여서인지 옛날에는 죄를 지으면 사형 방법으로 사약을 많이 이용했을 것 같은데요. ◇ 사약의 '사'는 죽을 사(死)가 아니다? 조선시대 죄인을 처단하기 위한 집행 방법은 교형, 참형, 능지처참 등이 있는데요. 교형은 죄인 목을 매서 죽게 하는 형벌이고, 이보다 더 큰 죄를 지은 자는 목을 베는 참형을 집행했습니다. 가장 큰 죄를 지은 경우에는 수레에 팔다리와 목을 매달아 찢어 죽이는 능지처참이 있는데요. 이 형벌들은 신체를 훼손한다는 공통점이 있죠. 하지만 사약은 신체의 훼손 없이 사형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정부 고위관료나 왕실 가족들에게만 사약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명예롭게 죽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인데요. 이렇듯 사약은 왕족이나 사
얇게 썬 소고기, 불판에 올리면 기다릴 사이도 없이 곧바로 익어버리는 이것, 기름기가 많아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고, 된장찌개에 넣기도 하는 이 소고기 부위는 차돌□□인데요. 한 점씩 먹으면 양이 적어서 많이 먹게 되지요. 다른 부위처럼 먹으면 많이 질기기 때문에 얇게 썰어서 먹습니다. 그런데 음식점 메뉴판을 보면 표기가 제각각입니다. 이 부위는 소 양지머리뼈(앞가슴 부위) 복판에 붙은 살로 단단한 지방이 '차돌'처럼 '박'혀 있다고 해서 '차돌박이'라고 불리는데요. 이와 비슷하게 이름 붙은 음식으로 오이소박이, 섞박지도 있습니다. 둘 다 글로 쓰려고 하면 헷갈리는데요. 오이소박이는 네 갈래로 가른 오이에 '소(김치, 만두 등의 속에 넣는 여러 가지 재료)'를 '박'아 넣은 김치입니다. 섞박지도 역시 김치의 한 종류로 배추, 무 등을 넓적하게 썬 뒤 여러 고명을 넣은 건데요. 여러 재료를 잘 '섞'고 '박'아 넣어 만든 김치입니다. 결국 오이소배기(×), 석박지(×) 등은 잘못 쓴 겁
"봄봄봄봄~ 봄이 왔어요." 바야흐로 봄입니다. 찬바람 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사람들의 복장이 눈에 띄게 가벼워지고 발걸음 또한 경쾌합니다. 낮과 밤이 같다는 춘분이 지났으니 이제 봄의 따스함을 본격적으로 느껴볼까 마음이 부풀어 오르는데요. 이런 설렘도 잠시, 내일부터 다시 꽃샘추위가 밀려온다는 예보입니다. 그렇다고 봄이 오지 않는 건 아니죠! 이 '간절기'만 지나면 완연한 봄날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이렇게 초봄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처럼 계절이 바뀔 무렵의 그 사이를 간절기라고 하죠. '간절기 패션' '간절기 코디 방법' 등 주로 패션업계에서 많이 사용하는데요. 간절기가 사전에는 없는 일본식 표현이라는 사실 아셨나요? 이 시기를 일본어로 '절기의 사이'(節氣の間)라고 표현하는데요. 공간적·시간적 간격을 나타내는 '間'(간)을 절기 앞에 놓아 간절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간절기는 일본식 표현의 오역에서 비롯된 말로 볼 수 있겠네요. 그럼 간절기 대신 어떤 말을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어떤 유권자들은 4년 전과는 다른 선거구에 속하게 됐는데요. 기존 선거구 관련 법 조항이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으면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개정안은 법에서 정한 시한을 110일 넘겨 통과됐습니다.) 관련 뉴스는 많이 접하셨을 텐데요. 여기서 많이 나온 말이 바로 '선거구 획정'입니다. '확정'을 잘못 쓴 건가? 이런 생각 하신 분들도 있을 텐데요. 사실 획정은 잘 쓰지 않는 낯선 말이긴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확정이라고 써도 의미가 통하는 느낌도 들지요. 확정이란 '확'실하게 '정'하는 것을 뜻하고 획정은 경계를 그어 구'획'을 '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피자를 먹을 때 피자칼로 조각을 나누는 행동도 획정에 비유할 수 있고요. 청소를 여럿이서 할 때 각자 맡을 구역을 나누는 것도 획정입니다. 영토 분쟁을 하던 두 나라가 국경선 합의를 할 때도 이 말이 쓰일 수 있습니다. 확정과 획정을 비교하자면 물론 획정이 더 구체적인 말이
"구로역시발? 엄마, 전철역 표지판에 욕이 써 있어요!" 깜짝 놀라 아이가 가리키는 곳을 쳐다보니 정말입니다. "어머, 이게 뭐니? 잠깐만… 아하~" 그만 '풉' 하고 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잘못 발음하면 오해하기 딱 좋은 단어 '시발'. 여기서 말하는 시발은 욕이 아닌 '처음 시(始), 떠날 발(發)'로 '맨 처음 출발함'을 뜻하는데요. 이를 알지 못한 아이 눈에는 욕으로밖에 안보여 깜짝 놀랐을 법도 합니다. '시발'이라는 이름의 자동차도 있었습니다. 1955년 탄생한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차인데요. 첫 국산차라는 상징성을 담아 시발로 이름 지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사진을 보니 '시-바ㄹ'로 표기돼 있네요. 이유는 당시 풀어쓰기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래봤자 병신年.' 올초 스마트폰으로 이런 모바일 연하장 받으신 분들? 저 역시 받았는데요. 아시다시피 2016년은 육십간지 중 33번째인 병신년(丙申年) 즉, '붉은 원숭이 해'죠. 바로 이 병신년을 패러디한 유머섞인 새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