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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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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플래너들은 일요일 아침을 기도로 시작한다. 특별히 경건한 직업이기 때문이 아니다. 일요일은 토요일에 결혼한 고객들이 그들 스스로 행복한지 아닌지 알게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불행하다면, 일요일은 누구를 탓할지 결정하는 날이다. 그리고 월요일에는 이메일이 온다. 내가 "결정한다"고 표현한 이유는, 결혼식이 재미있고, 긴장되고, 비싸고, 감정이 복받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결혼식은 여러 번 재고된다. 커플에 의해, 가족에 의해, 청구서의 금액을 지불하는 사람에 의해. 결혼식은 부부의 새 출발을 알리는 것이지만 동시에 다른 것들을 드러내기도 한다. 가령 가족 간의 불화, 깨진 우정, 오랜 재정적 후유증까지. 따라서 파티가 아무리 성공적이었다 하더라도, 웨딩플래너는 일요일에 기도하게 된다. 이메일이 기쁨과 찬사로 가득할까, 혹은 불만으로 가득할까? 예전에 내가 뉴욕에서 럭셔리 웨딩플래너로 일할 때, 사업 파트너와 나는 신부가 헬리콥터를 타고 신혼여행을 떠나며 쓴 한 통의
칠레의 쿠데타는 거친 흑백의 이미지로 역사에 새겨져 있다. 1973년 9월 11일 아침 칠레 공군의 호커 헌터 제트기가 로켓을 발사하자 산티아고 중심부에 있는 대통령궁 라모네다(La Moneda)에서 연기 구름이 피어오른다. 탱크가 주변 거리를 순찰하고 군인들이 머리에 손을 얹은 민간인 포로 수백 명을 끌고 간다. 선거로 당선된 사회주의자 대통령 살바도르 아옌데가 트위드 재킷과 철모를 쓰고 라모네다에서 권총을 휘두른다. 오후 2시가 되자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리고 전 세계는 곧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의 이름을 알게 된다. 그는 아옌데에 대한 폭력 쿠데타의 주역이었고 향후 17년간 칠레를 독재로 통치한다. 라틴아메리카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칠레의 쿠데타는 상징적 의미를 빠르게 획득했다. 칠레 국민들이 쿠데타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하는 지금, 쿠데타의 여운은 여전히 남아 있다. 칠레의 국가수반인 젊은 좌파 대통령 가브리엘 보리치는 아옌데의 팬임을 결코 숨기지 않는다.
돈 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부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했습니다. 그레이브스 부장관은 27일에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포함한 많은 '활동주체(actor)'들이 정부 또는 민간 레벨에서 우리의 시스템에 침투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한미일의 사이버안보 분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레이브스 부장관의 이번 한국-일본 방문은 한미일 3개국 정상회의의 후속조치의 성격이 강한데, 그는 이번 방문의 목적으로 국가안보, 국경을 초월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 차세대 반도체기술 개발 협력의 촉진 등을 강조했습니다. 금년에 중국을 거점으로 하는 해커들이 미국 정부기관들의 메일 시스템 등에 불법 액세스를 시도하다가 발각되기도 했고, 중국군 소속의 해커들이 일본 방위성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했다는 미국 보도도 있었습니다. ━ 한일(韓日) 외교차관 전략대화가 9년만에 서울에서 개최되었습니다. 한국 외교부의 장호진 제1차관과 일본 외무성의 오카노 마사타카 사무차관이 참석했습니다. 구체적인 결과 브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 남쪽 낮은 산들로 둘러쌓인 신트헤네시위스로데(Sint-Genesius-Rode)는 브뤼셀로 통근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는 부유한 도시인데, 9월 2일 50여명의 주민들이 교구(敎區) 청사에 모여 샴페인을 마시고 벨기에의 분할을 논의했다. 이 모임을 조직한 것은 '플라망의 이익'(Vlaams Belang)이라는 우익 정당인데, 이 정당은 주로 플라망(영어로는 플란더스)식 생활방식을 위협하는 이슬람, 이민자,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고약한 프랑스어를 주로 공격한다. 이 작은 도시는 플라망 지역(벨기에의 절반을 차지하는 네덜란드어 사용 지역)에 위치하고 있지만, 지난 수십년 간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벨기에인들이 이주해 들어왔고 지금은 이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플라망의 이익' 소속으로 플라망 지방의회 의원인 클라스 슬로트만스에게 있어서 이 '쇠락'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플라망 지역이 독립을 선언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이 헛소리는 아닐지라도 협소하고 국수주의적이
거의 30년 전, 나는 애틀랜틱 1994년 2월호에 긴 커버스토리를 기고했는데, 제목이 '다가오는 무정부상태'였다. 이 글은 다음과 같이 끝났다. "이츠하크 라빈(이스라엘 총리)과 야세르 아라파트(팔레스타인해방기구 의장)가 백악관 잔디밭에서 악수를 하던 바로 그날, 내가 타고 있던 에어아프리크 여객기는 말리의 수도 바마코Bamako에 접근하고 있었다. 내 눈 아래 사막(계속 넓어지고 있다) 끄트머리에는 양철 슬레이트 판잣집들이 펼쳐져 있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오늘의 진짜 뉴스는 백악관이 아니라 바로 내 눈앞에 있었던 것이다." 라빈과 아라파트의 악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이의 오슬로협정으로 이어졌고, 이 협정은 결국 깨져버렸다. 반면 "다가오는 무정부상태" 즉 가뭄과 사막화를 포함한 지구의 환경문제가 21세기의 국가안보 문제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는 나의 주장은 입증되었다. 물론 이제는 '기후변화'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1990년대 나온 신문이나 매거진 컬럼들은 보수, 진
지금으로부터 10년 후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가 된다고 상상해 보라. 육아의 대부분은 그대로겠지만 AI의 사용으로 어느 정도 변할 수 있다. 이전 부모 세대가 육아의 무게를 덜어주는 도구로 텔레비전과 비디오 게임을 사용했듯 AI 기기가 '전자 베이비시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AI 테디베어는 아기가 내는 소리와 유아의 물음에 맞춤식으로 응답할 것이다.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어도 지치지 않는 컴퓨터 '이모님'은 아이를 재우는 일을 손쉽게 처리할 것이다. 알렉사의 고급 육아용 버전은 요청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또 가르쳐 주며, 아기가 우는 이유마저도 추론할 수 있으리라. 지난 세대의 혁신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도구들은 기술을 통해 아이에게 다가가 부모들의 시간을 아끼고 스트레스를 줄여줄 것이다. 그러나 이전 기기와는 달리 인간 행동을 모방하는 데 있어서 그 정교함 때문에 우려도 상존한다. AI 육아기기가 영유아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두뇌가 생애 초
북한과 일본이 금년 3월, 5월 동남아시아의 모 주요도시에서 두 차례 비밀접촉을 가졌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준비를 위해 빠르면 올 가을에 고위급 관리를 평양에 파견하는 방안을 일시 검토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복수의 북일관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 접촉에서 북한은 일본측과의 대화에 의욕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다만 '납치문제'도 여전히 남아있고 또한 북러 접근도 급하게 이뤄지면서 현재로서는 교섭이 정체되어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기시다 총리는 지난 5월 27일 북일 정상회담을 희망하면서 "제 직할 레벨('총리실이 직접'이라는 뜻)에서 협의를 하고자 한다"고 표명한 바 있고, 9월 19일의 UN 연설에서도 같은 취지로 말했습니다. 일본측은 총리 레벨에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겠다'고 말하지만 협상 당사자들은 아무래도 국내 여론을 의식해 납치문제도 꼼꼼히 챙기고 있는 것 같은데, 북한은 국교정상화와 국교정상화 이후의 경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처음으로 중국으로 움직인 시점을 꼽으라면 중국 자동차 업체인 BYD오토(BYD Auto)가 블레이드(Blade) 배터리를 출시한 2020년 3월 29일이 적당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의 혼란스러운 시기였기 때문에 블레이드의 진가를 제대로 파악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게다가 더 효율적인 배터리 디자인 같은 기술적인 소식은 반도체 부족이나 리튬 가격 폭등 같은 자동차 업계의 팬데믹 위기 관련 이슈에 비해 헤드라인을 장식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팬데믹이 장기화되고 각종 공급망 문제가 BYD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BYD가 이룬 성과의 진가가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했다. BYD는 블레이드 출시 4개월 후 플래그십 차량인 한(Han)을 출시했다. 그리고 다른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가 부품을 기다리다 마비된 듯 보였을 때 BYD는 그야말로 자동차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2021년 중반이 되자 BYD는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가 갖지 못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음
많은 이들이 설마설마했던 전쟁이 결국 시작된 지 상당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예상보다도 길어지면서 국제 정세의 향방에 대해 지속적인 불안감을 가져다주고 있는 우크라이나전 외에도 아슬아슬한 전쟁의 조짐이 여기저기에 나타나고 있는 시기이다. 2023년 퓰리처상 시 부문 수상작인 칼 필립스(Carl Phillips)의 시집 '그러자 전쟁: 그리고 선별된 시들'(Then the War: And Selected Poems, 2007-2020)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2년 2월 초에 출간되었다. 이 시집이 평단의 주목을 받고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 필립스는 여러 사람으로부터 전쟁이 일어날 것을 어떻게 예측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 질문에 대해 필립스는 자신의 시에서 전달하고자 했던 '전쟁'의 의미가 국가들 사이의 무력 충돌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훨씬 폭넓은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시를 읽다 보면 더욱 확실해지겠지만, 필립스가 말하는 '전쟁'은 일상의 도처
내전 중에는 때때로 가장 믿을 만한 뉴스가 아주 먼 곳에서 오는 경우가 있다. 지난 4월 수단이 분쟁 지역이 되자 BBC 월드서비스는 긴급 '팝업' 채널을 개설했다. 현지의 청취자들에게 수단의 악화되는 상황을 알리기 위해 런던, 암만, 카이로에서 아랍어로 단신 뉴스를 제공했다. 글로벌 뉴스 채널인 BBC 월드서비스는 구식 기술과 신기술을 나란히 사용한다. 1920년대부터 국제 방송사들이 선택한 단파 라디오에 더해 디지털 및 SNS 채널로 뉴스를 전하고 있다. 월드서비스 책임자에 따르면 "중차대한 시기에 명확하고 독립적인 정보와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 팝업 채널의 목표였다고 한다. 이러한 언어는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2차 세계대전 직전부터 이어져 온, BBC가 이타적이고 공정하게 전 세계 시청자에게 진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뉴스를 제공한다는 자부심에서 나온 것이다. 실제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999년 월드서비스를 두고 "아마도 금세기 영국이 전 세계에 준 가장 큰 선물"이
아르헨티나는 7월 말 익숙한 문제에 직면했다. 최근 IMF에게 받은 구제금융 440억달러 중 27억을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아르헨티나는 색다른 해결책을 내놓았다. 달러 순 보유고가 적자 상태였던 아르헨티나 정부는 상환의 일부를 위안화로 했다. "아르헨티나는 외환보유고에서 단 1달러도 상환에 사용하지 않을 겁니다." 세르지오 마사 아르헨티나 경제부 장관의 호언장담이었다. 아르헨티나가 IMF에 중국 통화로 송금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이는 국제 금융 시스템에 더 광범위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러한 변화는 항구적이 될 겁니다." 아르헨티나 경제부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되돌릴 수는 없을 겁니다." 지구 반대편 방글라데시도 지난 4월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위해 러시아에 밀린 대금을 지불해야 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위안화를 선택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달러는 사용할 수 없었고 루블화 결제는 방글라데시 정부에게 불가능했기 때문
아제르바이잔과 아제르바이잔 영토 안에 반독립적 '종족의 섬'으로 존재한 나고르노-카라바흐 아르메니아 자치정부가 유혈분쟁 하루만에 휴전에 합의하고 아르마니아계 민병대 조직의 무장해제에 합의했습니다. 이로써 아제르바이잔은 일단 국토를 완전 통일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합의는 아르메니아계 지역을 보호하고 있던 UN평화유지군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는 러시아가 중재했습니다. 원래 구 소련 시절에는 엉켜 살다가 독립 후 아제르바이잔 영토 안에 아르메이나인 지역이 존재하게 됨에 따라 문제가 발생했는데, 이 지역 문제를 놓고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양국은 1992~1994년, 그리고 최근 2020년에 두 차례나 전면전이 발생했습니다. 2020년 전쟁에서 아제르바이잔은 같은 투르크계 군사강국 튀르키예(터키)의 지원을 제대로 받았던 데 반해 아르메니아는 동맹이라고 믿었던 러시아로부터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해 참패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아르메니아는 러시아와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최근에는 우크라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