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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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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동안 미국 국가안보 당국자들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주시해왔다. 소련 붕괴 이후 이토록 강력한 도전자에 직면한 적이 없었던 미국은 2월에 발표한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중국을 "거의 동등한 수준의 경쟁자"로 묘사했다. 미군에게 중국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제체제에서 효과적인 국방을 위해 얼마나 빨리, 얼마나 멀리 나아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지속적인 도전 과제'가 되었다. 미국의 국방전략은 아직 중국이 제기하는 핵심 도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인상적인 대양해군과 더욱더 치명적인 미사일전력에서 드러나는 중국 인민해방군(PLA)의 급속한 현대화만 주목하다가 중국의 글로벌 세력투사의 또 다른 중요 기반인 경제적 입지를 놓칠 위험이 있다. 중국은 많은 국가의 최대 무역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국제무역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인프라를 상당 부분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통제력은 특히 해상운송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중국 정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아야라(가명)는 프린터에서 갓 출력해 따끈따끈한 이력서를 잔뜩 든 채, 채용 박람회로 달려갔다. 박람회장은 이미 구직자들로 가득했다. 올해 대학교 2학년인 아야라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옛날 같았으면 UC버클리 컴퓨터공학과 학생은 이런 캠퍼스 채용박람회를 통해 이른바 'FAANG', 페이스북(현 메타),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에서 여름 인턴십을 기대할 수 있었다. 아야라의 절친한 친구도 여기서 애플 인턴십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엔 FAANG 기업 중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스포티파이와 세일즈포스, 우버, 마이크로소프트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몇달 전, 아야라는 이들 기업은 물론 50여 개의 다른 유명 기업 인턴십에 지원했다가 줄줄이 쓴맛을 봤다. 이들 기업이 대량 해고를 실시하기도 전이었다. 테크 기업들은 지난 1월과 2월에만 12만 명을 해고했는데, 이중 10%가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진행한 정리해고였다. (메타는 박람회 직후 1만 명을 추가로 정리
인도의 모디 총리가 "윈스턴 처칠이나 넬슨 만델라급의 예우"(이코노미스트)를 받으며 미국을 국빈방문하고,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가장 중요한 열쇠가 바로 인도인데 미국은 인도를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려 합니다. 첨단 군사기술의 중국 이전을 제한한다는 의미와 함께 중국 제조업에 대한 세계 경제의 의존을 줄인다는 의미가 있는 '디리스킹(de-riksing)' 움직임에서도 인도가 최대 수혜국이 될 전망입니다. 중국에 있는 서방의 공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될텐데 이전 대상국으로는 최대 인구대국이자 미국의 글로벌 전략 '구애 대상'인 인도가 가장 유망합니다.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인도의 경제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방미와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이 전투기용 제트엔진을 인도와 공동생산하겠다는 약속입니다. 항공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이 제트엔진 기술인데, 인도가 그 동안 사용해왔던 러시아 기술의 제트엔진은
멀리서부터 죽음의 그림자가 일상의 흐름 속으로 불쑥 스며드는 순간은 언제나 조금 당혹스럽고 불편하다. 지인이 가족의 소천을 알리는 부고를 보내올 때, 또 한 시대를 풍미하던 어떤 인물이 타계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우리는 잊고 있었던 삶의 유한성을 갑자기 떠올리면서 잠시나마 숙연해진다. 이렇게 가끔씩 상기되는 죽음에 대한 인식은 인류가 문학과 예술을 발전시켜 온 과정에서도 의식적으로, 또 무의식적으로 커다란 동력이 되어 왔다. 우리가 떠난 후에도 남아 있을 어떤 흔적을 만들어냄으로써 언젠가 끝나게 될 삶을 넘어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은 그 자체로 매혹적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할 시에 붙여진 '시성'(謚聖, The Canonization)이라는 낯선 제목은 17세기 초반 영국의 시인인 존 던(John Donne)이 쓴 시에서 유래하는데, 던의 시는 죽음을 넘어서는 문학의 힘을 종교적으로 '성인'(聖人)이 되는 의식에 비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거대한 무덤이나 화려한 영구차
'100% 인공지능(AI).' 한 학생이 제출한 과제물에 대해 소프트웨어가 내린 결론이었다. 내가 이끄는 학술 프로그램의 교수 한 명이 우연히 이 사실을 발견하고 어찌해야 하냐고 물었다. 다른 교수도 이 학생의 다른 과제물에서 '100% AI'라는 같은 결과를 받아 들고 역시 의문에 빠졌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그때도 몰랐지만 지금도 모르겠다. 이 문제는 더 많은 문제들로 나뉜다. 학생이 AI를 사용했는지를 확실히 판별하는 게 가능한 건지, 과제 작성에 AI를 '사용한다'는 의미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게 부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이다. 학생의 과제물을 판별한 소프트웨어는 다층 구조로 돼 있다. 우리가 쓰는 교육용 프로그램 캔버스(Canvas)는 인기 있는 표절 탐지 서비스 턴잇인(Turnitin)을 운영하는데 최근 새로운 AI 탐지 알고리즘을 추가했다. 대학에서 챗GPT(ChatGPT)의 원년이 저물어가는 지금, 캠퍼스는 혐의와 혼란이 뒤섞인 소용돌이 속에 있다. 지난 몇 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법원에 출석했습니다. 전·현직 대통령이 법정에 출두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번 재판은 1심, 2심 등을 거치면서 대선이 있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트럼프는 이로써 언론보도의 스포트라이트를 계속 받게 될 것이고 이를 자신의 선거캠페인에 십분 활용하려 할 것입니다. 미국 헌법에 따르면 '반란죄'가 아닌 이상 확정판결로 수감중이라도 대통령선거에 나올 수 있습니다. 대통령 당선후엔 '셀프 사면'도 가능합니다. 재선을 꿈꾸는 트럼프에게 어쩌면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 세계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가 250억 달러(약 32조원) 규모의 '투자 제국'을 셋째 아들 알렉산더에게 물려주기로 했습니다. 아버지 소로스도 친민주당으로 정치자금을 많이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아들 알렉산더는 "아버지보다 더 정치적"이라고 합니다. UC 버클리 역사학 박사인 알렉산더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성평등, 낙태권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일 전날,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노르망디에서 동쪽으로 28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시작된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을 거의 80년 전에 벌어졌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빗댔다. 그는 작전의 목표가 그때와 거의 같다고 말했다. "침략국에게, 여기선 러시아죠, 부당하게 공격당한 국가를 자유롭게 하고 점령된 지역을 해방시키기 위해섭니다." 80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전투는 유럽의 미래 안보질서를 결정지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쟁의 궁극적인 목표는 1944년 연합군이 갖고 있던 목표에 비해 (적어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구 국가들에겐) 훨씬 불투명하다. 나치 독일과 달리 러시아는 핵보유국이다. 러시아를 완전히 굴복시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가 천명한 목표는 러시아가 2014년 이후 점령한 모든 지역을 수복하고 국경을 소련 해체 직후인 1991년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이를 달성할 수 있다 할지라도(서구에서는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
2009년 제임스 노먼 매티스 대장은 '창의적 상상력'을 미국의 군사적 사고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계속되던 시기였다. 중동 지역에서 미군의 고전이 보여주듯, 미국의 기존 군사 개념은 실패를 거듭하고 있었다. 기존의 군사 개념인 EBO(효과 기반 작전), ONA(작전적 실체평가), SoSA(복합체계분석)은 모두 예측 가능성이 높은 비교적 안정적인 세계를 전제로 한다. 하지만 매티스 장군은 21세기의 전쟁이 불확실성·변동성·혼란·혼돈으로 가득 차 있어, 더이상 이러한 개념이 전쟁의 미래를 다루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미 1년 전에 이 개념을 폐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당시 그는 이렇게 썼다. "EBO, ONA, SoSA와 관련된 기본 원칙은 근본적 결함을 갖고 있다. 때문에 우리의 어휘와 훈련, 작전에서 사라져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군을 괴롭혀온 문제의 해법도 찾아냈다. 그는 '디자인'과
'리버럴'과 '보수적'이라는 말보다 혼란스러운 말은 없다. 사람들은 같은 단어를 쓰면서도 각기 다른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과 이야기를 하기 전에 그가 어떤 뜻으로 그 단어를 사용하는지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1932년의 미 대통령선거를 기억할 것이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민주당)와 그의 캠프는 자신들을 "리버럴"이라고 불렀다. 그러자 상대편인 후버(공화당)와 그의 캠프는 아연실색하며 외쳤다. "무슨 소리, 우리가 리버럴이지!" 하비 맨스필드 같은 보수주의 지식인들은 미국 보수주의는 리버럴한 전통, 즉 미합중국 건국의 원칙과 이상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한다. 다른 (자칭) 보수주의자들은 건국을 엄청난 실수였다고 믿는 경우도 있다. 보수주의라는 단어를 만나면, 이런 질문이 나온다. "도대체 무엇을 보수(保守: 보호하고 지킨다)하려는 것인가?" 예전 1980년대에 우리 레이건주의자들은 "주류 언론"에게 엄청 화가 나 있었는데, 그들이 계속해서 소련의 강경파 공산주
오늘날 '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 게임 매커니즘을 지식전달이나 행동, 관심유도 등 엔터테인먼트 영역 너머에도 적용하는 것)'은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워치는 디지털 트로피를 보상으로 내세워, 1000걸음 더 걸어보라고 유혹한다. 교실에서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점수에 따라 상을 주고 처벌하는 앱을 사용한다. 일터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우버의 드라이버와 콜센터 직원은 업무 중에 미션을 받는다. 미션을 달성하면 50달러 보너스. 실패하면, 누구나 상상하는 대가를 치른다. 사람들이 보통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하는 이유는 일상을 좀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서다. '듀오링고'로 외국어를 배우거나 '좀비런'을 켜고 달리는 식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우리가 선택권을 갖지 못한 영역도 게임화될 것이다. 직장의 직원 감독, 금융, 보험, 여행, 의료 등에도 게이미피케이션이 은밀히 확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책 '누군가 당신을 게임처럼 플레이하고 있다'에서 정부가 노동자들의 사생활과
키신저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기술 및 경제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격화되고있는 모습을 보면서 걱정하고 있다. 러시아가 중국쪽에 한층 가까워지고 전쟁의 그림자가 유럽의 동쪽에 드리워져 있는 지금, 그는 인공지능에 의해 미중 경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을 두려워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힘의 균형과 전쟁의 기술적 기반이 너무 빠르고 다양한 방식으로 변하고 있어 국가들이 세계질서를 확립할 수 있는 확실한 원칙을 못 가지고 있다. 이런 원칙을 찾지 못한다면 무력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는 지금 1차 세계대전 직전과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어느 쪽도 정치적 양보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고 한번 균형이 깨지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라고 진단한다. 키신저는 베트남전쟁에서 한 역할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호전광이라는 비난을 받았기도 했지만, 그는 사실 강대국 간의 분쟁을 막는 것을 일생의 과업으로 삼았다. (독일계 유태인으로서) 나치 독일의 대
기시다 일본 총리가 북한에 "조건없는 대화"를 제안했고, 북한은 즉각 두 나라가 "서로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일본은 몇 년 전 외무성에 북한 전담과를 신설할 정도로 대북교섭에 노력해왔습니다. 최근 북한 역시 탄도미사일을 일본 홋카이도 방향으로 쏘면서 일본의 관심을 끌었는데, 기시다 총리의 대화 제안 이후에는 정찰위성 "로켓"(사실상 탄도미사일)을 비록 중간에 추락했지만 일본쪽인 동해가 아닌 서해(황해) 상공으로 쏘았습니다. 북일회담을 의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양측은 몇 번 더 상대방의 '진심'을 테스트하기 위해 움직임을 보일 수 있고, '진심' 확인후에는 고위급 회담, 또는 그런 중간단계는 생략한채 기시다 총리의 '전격 방북'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한국보다는 일본과의 교섭을 선호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첫째, 한국은 지리적, 언어적, 문화적으로 너무 가까워 북한으로서는 한국에 문호를 개방하는 것에 조심스러울 수 있습니다. 둘째, 일본은 투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