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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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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2일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사우디, 베네수엘라, 쿠웨이트 등의 기존 석유수출국기구 회원 13국에 더해 러시아를 비롯한 비회원 11개국이 참여하는 산유국 회의 --편집자주)가 하루 석유 생산량을 200만 배럴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의 석유수출국인 사우디는 늘 OPEC의 세계 석유시장 관리를 주도했다. 이 조치는 국제 유가에 즉각 (그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영향을 미쳤다. 발표 전까지 배럴당 76달러로 연중 최저 수준이던 게 11월 중순에는 82~91달러를 오가게 됐다. 미국이 받은 충격은 경제적이라기 보다는 지정학적이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사우디에 감산 조치를 늦춰 달라고 요청했는데 사우디는 이를 무시하고 감산을 강행한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과 사우디 사이에 비난이 오갔고 양국 관계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OPEC+의 결정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평가할 것이며 이번 감산 조치가 "러시아의 돈벌이를 도와 (러시아의 우크라
시를 평소에 즐겨 읽지 않더라도 소네트란 단어에는 친숙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탈리아어로 '작은 노래'를 뜻하는 '소네트'의 어여쁘고 우아한 어감만큼이나 고전적인 소네트는 아름답고 고상한 문학 형식이었다. 이상적인 여성 로라를 향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호소하는 페트라르크의 목소리로 쓰인 최초의 소네트들은 열네 줄의 짧은 시 속에 상대방에 대한 열렬한 찬미와 자신의 감정에 대한 과장된 고백을 함께 담고 있다. 2022년 퓰리처상 시 부문 수상작인 다이앤 수스(Diane Seuss)의 소네트들은 이렇게 귀족적인 사랑 노래로 시작된 시 형식을 취하면서 그 속에서 현대적인 반란을 일으킨다. 사실 셰익스피어와 밀턴 이후로 오랜 세월 동안 영미시에서 고전 이탈리아 소네트를 새롭게 변화시키려는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수스의 소네트들은 그 시도들이 무색할 만큼 예쁜 포장 따위는 걷어치우고 날것 그대로의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 주기에 더욱 인상적이다. 미시간의 시골 마을에서 홀어머니와 함께
작년 2월 24일 새벽 1시경,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심란한 전화를 받았다. 몇 개월에 걸쳐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이 넘는 침략 병력을 집결시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마침내 침공 명령을 내린 것이다. 라브로프는 이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불과 며칠 전 푸틴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어설픈 분위기에서 TV에 중계된 연방 안전보장회의에서 돈바스(러시아와 맞닿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산업 지역)에서 독립을 선언한 두 개 지역을 국가로 인정하는 데 대한 장관들의 견해를 물었지만 누구도 푸틴의 본심을 눈치채지 못했다. 소수의 측근과만 상의를 하는 경향이 있는 푸틴이 라브로프와 상의 없이 외교 정책을 결정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니었다. 이로 인해 러시아의 외교적 입지가 약화되는 경우에도 이를 개의치 않았다. 그런데 이번은 달랐다. 문제의 전화로 라브로프는 침공 시작 전에 러시아의 침략 계획을 알게 된 극소수의 일원이 됐다. 크렘린의 고위급 인사들은 모두 그날 아침 푸틴이 TV
작년 2월 24일 새벽 1시경,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심란한 전화를 받았다. 몇 개월에 걸쳐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이 넘는 침략 병력을 집결시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마침내 침공 명령을 내린 것이다. 라브로프는 이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불과 며칠 전 푸틴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어설픈 분위기에서 TV에 중계된 연방 안전보장회의에서 돈바스(러시아와 맞닿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산업 지역)에서 독립을 선언한 두 개 지역을 국가로 인정하는 데 대한 장관들의 견해를 물었지만 누구도 푸틴의 본심을 눈치채지 못했다. 소수의 측근과만 상의를 하는 경향이 있는 푸틴이 라브로프와 상의 없이 외교 정책을 결정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니었다. 이로 인해 러시아의 외교적 입지가 약화되는 경우에도 이를 개의치 않았다. 그런데 이번은 달랐다. 문제의 전화로 라브로프는 침공 시작 전에 러시아의 침략 계획을 알게 된 극소수의 일원이 됐다. 크렘린의 고위급 인사들은 모두 그날 아침 푸틴이 T
미국 정부는 2022년 8월 공포한 '반도체 및 과학법'에 따라 자국 반도체 산업의 부흥을 위해 520억 달러를 투입한다. 반도체를 발명한 곳은 미국이고 반도체의 디자인과 생산 공정에 여전히 미국산 소프트웨어와 장비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대부분은 주로 동아시아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게다가 미국 정부는 중국의 첨단 컴퓨터 기술 확보를 막기 위해 대대적인 규제를 펼치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의 향상이 국가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 최첨단 기술이 들어간 프로세서는 미국에서 전혀 생산할 수 없다(주로 대만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은 상황을 보다 심각하게 만든다. 반도체 및 과학법이 인지하고 있듯 미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재건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세계 최대의 프로세서 칩 생산업체인 TSMC, 삼성, 인텔 모두 미국에 새로운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돈을 투입하는 것만으로는 문제의
미국 정부는 2022년 8월 공포한 '반도체 및 과학법'에 따라 자국 반도체 산업의 부흥을 위해 520억 달러를 투입한다. 반도체를 발명한 곳은 미국이고 반도체의 디자인과 생산 공정에 여전히 미국산 소프트웨어와 장비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대부분은 주로 동아시아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게다가 미국 정부는 중국의 첨단 컴퓨터 기술 확보를 막기 위해 대대적인 규제를 펼치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의 향상이 국가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 최첨단 기술이 들어간 프로세서는 미국에서 전혀 생산할 수 없다(주로 대만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은 상황을 보다 심각하게 만든다. 반도체 및 과학법이 인지하고 있듯 미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재건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세계 최대의 프로세서 칩 생산업체인 TSMC, 삼성, 인텔 모두 미국에 새로운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돈을 투입하는 것만으로는 문제의
"저는 국가에 기여하는 기분을 주는 도전을 좋아합니다. 다른 할 수 있는 사업도 많았지만 인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무언가를 만들 때 더 큰 만족을 느낍니다." 가우탐 아다니가 2011년 주간지 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가 일군 인도 굴지의 재벌 기업 아다니 그룹의 여정은 지난 1월 예기치 못한 상황과 맞닥뜨렸다. 한 투자기관이 그룹의 재무상태를 비판했고 그 여파로 그룹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한 것이다. 아다니 그룹과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긴밀한 관계인데다가 모디 총리의 경제 성장 야심이 크다보니 전문가들은 인도 정부도 잘못된 길로 인도 경제를 몰고 가는 건 아닐까 의문을 품는다. 힌덴버그 리서치가 아다니 그룹에 대한 보고서를 낸 지(1월 24일) 2주가 지났지만 그 여파는 아직 가라앉을 줄 모른다. 미국 소재의 이 투자회사는 가치가 과대평가됐다고 여기는 기업의 주식을 공매도하여 수익을 내는데 아다니 그룹이 계열사 주가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아다니 그룹은 이를
"저는 국가에 기여하는 기분을 주는 도전을 좋아합니다. 다른 할 수 있는 사업도 많았지만 인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무언가를 만들 때 더 큰 만족을 느낍니다." 가우탐 아다니가 2011년 주간지 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가 일군 인도 굴지의 재벌 기업 아다니 그룹의 여정은 지난 1월 예기치 못한 상황과 맞닥뜨렸다. 한 투자기관이 그룹의 재무상태를 비판했고 그 여파로 그룹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한 것이다. 아다니 그룹과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긴밀한 관계인데다가 모디 총리의 경제 성장 야심이 크다보니 전문가들은 인도 정부도 잘못된 길로 인도 경제를 몰고 가는 건 아닐까 의문을 품는다. 힌덴버그 리서치가 아다니 그룹에 대한 보고서를 낸 지(1월 24일) 2주가 지났지만 그 여파는 아직 가라앉을 줄 모른다. 미국 소재의 이 투자회사는 가치가 과대평가됐다고 여기는 기업의 주식을 공매도하여 수익을 내는데 아다니 그룹이 계열사 주가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아다니 그룹은 이를
2020년 4월, 모스크바 외곽의 주코프스키 공항에서 화물기 하나가 수단의 수도 하르툼을 향해 이륙했다. 서류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의 RN트레이딩이란 기업이 하르툼에 보내는 진저브레드 쿠키 2만8000킬로그램이 실려 있다고 써있었다. 당시 화물기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않았다. 사실 문제의 화물(레인지로버 12대의 무게에 맞먹는다)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보내는 것이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케이터링 사업가이자 전세계의 독재자에게 무력을 제공하는 사설 용병부대의 창시자다. 프리고진은 오랫동안 그 존재 자체를 부인했지만 '바그너 그룹'이라 불리는 이 용병부대는 러시아 정부의 비공식 대외정책 도구로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전쟁을 수행한 바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상당한 좌절을 겪으면서 바그너 부대의 중요성이 점차 더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프리고진은 그 대가로 천연자원의 사용 승인을 얻어내곤 했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그는 시리아, 수단, 중앙아프리카공
2020년 4월, 모스크바 외곽의 주코프스키 공항에서 화물기 하나가 수단의 수도 하르툼을 향해 이륙했다. 서류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의 RN트레이딩이란 기업이 하르툼에 보내는 진저브레드 쿠키 2만8000킬로그램이 실려 있다고 써있었다. 당시 화물기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않았다. 사실 문제의 화물(레인지로버 12대의 무게에 맞먹는다)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보내는 것이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케이터링 사업가이자 전세계의 독재자에게 무력을 제공하는 사설 용병부대의 창시자다. 프리고진은 오랫동안 그 존재 자체를 부인했지만 '바그너 그룹'이라 불리는 이 용병부대는 러시아 정부의 비공식 대외정책 도구로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전쟁을 수행한 바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상당한 좌절을 겪으면서 바그너 부대의 중요성이 점차 더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프리고진은 그 대가로 천연자원의 사용 승인을 얻어내곤 했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그는 시리아, 수단, 중앙아프리카공
우크라이나 남부의 도시 헤르손을 영원히 점령하겠다고 호언장담하던 러시아 군대는 점령한 지 8개월이 된 작년 11월, 헤르손을 포기하고 드네프르강을 넘어 남쪽과 동쪽으로 철수해버렸다. 러시아군이 헤르손의 박물관에서 약탈한 대량의 문화재도 함께였다. 헤르손의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미술품이 인근의 크름반도로 반출됐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무력으로 병합한 곳이다. 크름 지역의 한 미술관 관장은 약탈 미술품이 자신의 미술관에 "보관"돼 있다고 자유유럽방송(RFE)에 말했다. 하지만 헤르손의 민속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스키타이, 사르마트, 고트, 그리스(모두 러시아 제국 등장 수백 년 전 흑해와 아조프해 부근에 살던 민족이다)의 고대 공예품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헤르손 과학도서관의 귀중한 장서 수백 권도 행방이 묘연하다. 우크라이나의 소장품 관리자와 큐레이터들은 사라진 소장품의 행방과 그 손실 규모를 파악 중이다. 이들은 러시아의 미술품 약탈을 나치 독일의 만행에 비견
우크라이나 남부의 도시 헤르손을 영원히 점령하겠다고 호언장담하던 러시아 군대는 점령한 지 8개월이 된 작년 11월, 헤르손을 포기하고 드네프르강을 넘어 남쪽과 동쪽으로 철수해버렸다. 러시아군이 헤르손의 박물관에서 약탈한 대량의 문화재도 함께였다. 헤르손의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미술품이 인근의 크름반도로 반출됐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무력으로 병합한 곳이다. 크름 지역의 한 미술관 관장은 약탈 미술품이 자신의 미술관에 "보관"돼 있다고 자유유럽방송(RFE)에 말했다. 하지만 헤르손의 민속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스키타이, 사르마트, 고트, 그리스(모두 러시아 제국 등장 수백 년 전 흑해와 아조프해 부근에 살던 민족이다)의 고대 공예품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헤르손 과학도서관의 귀중한 장서 수백 권도 행방이 묘연하다. 우크라이나의 소장품 관리자와 큐레이터들은 사라진 소장품의 행방과 그 손실 규모를 파악 중이다. 이들은 러시아의 미술품 약탈을 나치 독일의 만행에 비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