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부인한테 맞았다며" 조롱...트럼프, 프랑스 '파병 거절' 뒤끝

"마크롱, 부인한테 맞았다며" 조롱...트럼프, 프랑스 '파병 거절' 뒤끝

양성희 기자
2026.04.03 09:54

[미국-이란 전쟁]프랑스 야당도 '트럼프 선넘네' 반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로 갈등을 겪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또다시 정면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병 거절에 대한 뒤끝을 내보이며 마크롱 대통령이 부인에게 맞았다고 조롱한 데 대해 마크롱 대통령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하고 전쟁에서 말을 아끼라고 일갈하면서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전화를 했는데 그는 부인에게 학대를 당했다"며 "아직도 턱을 맞은 충격에서 회복 중"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베트남 도착 직후 전용기에서 부인 브리지트 여사에게 얼굴을 맞는 듯한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된 일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마크롱 대통령 측은 "농담을 하는 친밀한 순간이 찍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브리지트 여사는 마크롱 대통령의 고등학교 시절 스승으로 24세 연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마크롱 대통령의 말투를 흉내내고 상황을 재연하면서 조롱을 이어갔다. 그는 "필요하지 않지만 그래도 물어봤다"며 "나는 '에마뉘엘, 중동전쟁에서 도움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함선을 보내주겠느냐'고 물었는데 그는 '안 돼, 안 돼, 안 돼, 도널드. 전쟁에서 승리한 후에야 할 수 있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아니, 아니. 전쟁에서 이긴 뒤에는 에마뉘엘이 필요 없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프랑스와 한국 등 5개국을 콕 집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해당 국가들 모두 사실상 거절 의사를 표했다. 프랑스는 전쟁이 종료된 뒤 문제 해결에 나설 입장이며 동맹국들과 해법을 논의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AP(뉴시스)

한국을 국빈 방문 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2일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품위 없고 수준 이하인 발언에 대해 대답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 미국이 군사 작전을 검토한 데 대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란과의 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공격이 아닌 휴전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발언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전쟁은 쇼가 아니어서 진지해야 한다"며 "진지해지고 싶다면 전날 했던 말과 정반대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어쩌면 매일 말을 해서는 안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가능성을 시사한 다음날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에 대한 강한 타격을 예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재차 비판하며 탈퇴 가능성을 시사한데 대해서는 "자신의 헌신에 대해 매일 의심을 품는다면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며 "너무 많은 말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지만 덴마크령 그린란드 문제로 정면충돌한 데 이어 이란전쟁 참전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을 조롱한 것은 프랑스 내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평소 마크롱 대통령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 정당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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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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