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년기획 [K-브레인 유출, 위기를 기회로]
세계 각국의 이공계 인재 육성 전략과 현황을 심층적으로 조명합니다. 스웨덴, 독일, 영국 등 기술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인재 유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방안을 모색하고, 한국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세계 각국의 이공계 인재 육성 전략과 현황을 심층적으로 조명합니다. 스웨덴, 독일, 영국 등 기술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인재 유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방안을 모색하고, 한국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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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토면적 5배, 인구 5분의 1인 스웨덴은 북유럽 강대국으로 꼽힌다. 인구 1000만명에 불과하지만 과거부터 물리학·화학·생리의학 등 기초과학을 중시해온 덕에 고부가가치 산업 기반이 막강하다. 특히 이공계 인재 특화 교육 제도와 자율성 높은 연구환경이 '기술강국 스웨덴'을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영국 런던에서 만난 임장권 스웨덴국영연구소(RISE) 수석연구과학자는 "스웨덴 학생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의무적으로 1년간 직업 경험 교육을 받는다"며 "대학생은 1년간 의학·공학 계열 등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 학생들이 직접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고 했다. 스웨덴은 기초과학·응용기술 강국이다. 알프레드 노벨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미지의 영역을 개척한 기초연구'에 노벨상을 시상한다. 스웨덴 노벨상 수상자는 34명이다. 또 기술 기반에서 태동한 기업이 자동차 기업 볼보(Volvo), 통신장비 제조기업 에릭슨(Ericsson), 에너지기업
독일 가르힝에 위치한 막스플랑크 플라스마물리연구소(MPIPP) 시설에선 연구자들과 산업체·대학 관계자들이 열띤 토론을 진행하고 있었다. 핵융합 연구에 필요한 기술개발 점검 등에 관한 논의였다. 다른 연구시설에선 뮌헨공대 학생이 MPIPP 소속 교수와 연구 데이터 관련 대화를 이어갔다. 독일의 이공계 인재육성 전략은 '연구소·기업·대학'을 잇는 삼각편대에서 비롯한다. 독일 연방정부와 주정부 재정 지원을 받는 연구소는 270개 이상이다. 연구소를 중심으로 지역 기업·대학이 의기투합해 인재를 육성한다. 이를 통해 독일은 전 지역에 막강한 R&D(연구·개발) 역량을 보유한 히든챔피언 기업을 배출 중이다. 최근 MPIPP에서 만난 유정하 책임연구원(사진)은 "독일에선 지역인재라는 개념이 없다. 지역별로 이공계 연구기관이 퍼져 있고 고등교육기관과 맞춤형 인재를 육성한다"면서 "독일은 철저히 지방 분권에 따라 인재를 육성하기 때문에 특정지역 쏠림 현상이 없다"고 말했다. 독일 연구소는 4개 연구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에는 독일 훔볼트재단이 해외 우수 학자들에게 수여하는 훔볼트상 중 칼 프리드리히 폰 지멘스상을 받은 세계적 물리학자가 있다. 2010년부터 양자컴퓨터의 근간이 되는 양자과학 연구와 후학을 양성하는 김명식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물리학과 교수(사진)다. 최근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사무실에서 만난 김 교수는 학교 출입증부터 꺼내 보였다. 출입증에는 갱신 기한이 2050년 이후로 적혀 있다. 앞으로 최소 30년은 더 학교에서 후학 양성과 양자과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임페리얼칼리지에는 정년이 없다. 나이 들어서도 교수들은 학생을 가르칠지 연구에 집중할지, 또는 행정 지원을 할지 판단해 본인의 역할을 찾아갈 수 있다"며 "학령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를 생각하면 한국도 이같은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수한 교수·연구자들이 오랫동안 활동하는 모습은 이공계 인재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며 "영국 교수들은 그동안 축적한
최근 방문한 독일 뮌헨 막스플랑크연구회(MPG)에는 막스플랑크와 노벨과학상 수상자 두상(頭像)이 여러개 놓여 있었다. 기초과학 유산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차원이지만, 역대 수상자 31명을 보면 독일 과학기술 국제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2023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페렌츠 크라우스도 막스플랑크 양자과학연구소 소속이지만 국적은 헝가리다. 나머지 수상자도 독일 연구생태계에서 활동했지만 국적이 다른 경우가 많다. 86개 막스플랑크연구소(MPI)는 전 세계 최고 과학자를 영입하고 연구네트워크를 전 세계로 확장한다. 집단지성이 모여지는 만큼 연구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마틴 스트라트만(Martin Stratmann) 막스플랑크연구회 전 회장은 "성공적인 과학을 위해선 국제 협력은 필수적이며 이는 모든 막스플랑크연구소의 과학 활동을 형성한다"면서 "성공적인 과학, 무엇보다 과학적 진보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분산된 지식을 혁신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곳으로 모을 수 있는 교류가 필요하다"고 했
"Give them freedom(그들에게 자유를 줘라)." 하르트무트 미헬(Hartmut Michel) 독일 막스플랑크 생물물리학 연구소장(75·사진)은 '한국의 이공계 석·박사 육성을 위한 조언'으로 자유를 수차례 강조했다. 우수인재들에게 관리가 아닌 자유를 줘야 성과가 나오고, 그 성과를 보고 또다른 인재들이 이공계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연구소에서 만난 하르트무트 소장은 한국의 이공계 고급인재 부족 현상에 대해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독일도 이공계 인재가 부족하다"며 "그 여파로 기술직군 10만개가 채워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초과학 분야는 86개 막스플랑크연구소가 각 지역 대학과 공동 운영 방식으로 인재를 육성한다"며 "최근 인도 등 해외 이공계 우수인재를 적극 등용하자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응용기술 분야는 대학에 가지 않아도 기술을 교육하고 가르치는 제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르트무트 소장은 1988년 노벨
최근 10년간 해외로 떠난 이공계 인재가 3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공계 학부생을 비롯해 석·박사 고급두뇌들이 매년 3만~4만명씩 떠나는 추세다. 학령인구는 수십년간 줄은 반면 인재들의 탈(脫)한국 현상은 줄지 않아 관련 정책 보완과 새로운 두뇌 육성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3~2022년) '이공계 학생 유출 현황'은 총 33만9275명으로 추산됐다. 이 기간 초중고·대학 학령인구는 약 940만명(2013)에서 750만명(2022년)으로 190만명(20.2%) 감소했다. 매년 학령인구는 감소해도 해외로 떠나는 이공계 '3만~4만명의 고정층'은 줄지 않았다. 특히 10년간 해외로 떠난 석·박사 고급두뇌는 9만6000여명으로 추정됐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이공계 석·박사 인력이 2025년부터 감소하고 2050년쯤 관련 수치가 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두뇌는 줄고 유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