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스트 기업을 만드는 힘
세계 최고 기업들은 어떤 힘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전통과 혁신, 그리고 강력한 정책이 어우러진 성공 사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조건과 성장 비결을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세계 최고 기업들은 어떤 힘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전통과 혁신, 그리고 강력한 정책이 어우러진 성공 사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조건과 성장 비결을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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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은 정부 정책을 접하며 일관성이 없다보니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볼멘소리를 쏟아낸다. 임시방편, 오락가락, 포퓰리즘 등의 비판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의 지원을 받기보다 방해만 받지 않으면 낫다는 불만도 나온다. 대표적 사례가 법인세다. 정권에 따라 세율 인상과 인하를 되풀이했다. 주요 선진국들은 법인세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한가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부담 비중은 5.4%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6개국 가운데 노르웨이(18.8%)와 칠레(5.7%)에 이어 3번째로 높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첫해인 2017년, 27년 만에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렸다. 그동안 역대 정부가 대체로 법인세율을 낮춰왔단 점에서 법인세율 인상은 파격, 자체였다. 이 기조는 5년 만에 반전됐다.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 인하를 추진했다. 22%로 되돌리는 것이 목표였지만 야당의 반발에 1%포인트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는 많다. 제품, 기술력, 인재, 기업문화 등 다양한 역량이 모여야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하지만 '월드 베스트 기업'은 기업 자체의 역량으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기업이 발 딛고 있는 토양, 즉 경제적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머니투데이가 만난 주요 국가 정부와 산업계 관계자들은 "강한 정부(정책)"를 월드 베스트 기업의 탄생 비결로 꼽았다. 과거 정부 주도의 경제 정책을 지칭하는 게 아니다. 일관되고 안정적인 경제정책과 제도, 경제 주체의 이익을 기업 성장의 연료로 쓸 수 있는 산업 생태계가 월드 베스트 기업의 마지막 조각이라는 얘기다. 다국적 식품기업 '네슬레'를 비롯해 '로슈'·'노바티스' 등 주요 제약회사 각종 명품 시계 브랜드를 키워낸 스위스는 안정적인 정치·정부 시스템으로 유명하다. 스위스 경제부(SECO)의 안체 베스트리치(Antje Baertsch) 대외교류팀장(Leiterin des Kommunikationsdienstes)은 머
"대만 정부가 아니었다면 TSMC의 혁신도 없었다" 대만 현지에선 TSMC가 반도체 업계의 최정상이 된 이유를 정부의 선견지명(先見之明)과 세계 최초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고안한 TSMC 창립자 장중머우(張忠謀·모리스 창) 회장의 혁신으로 요약한다. ━대만은 잡았고 삼성은 놓쳤다━순서상 대만 정부의 전략이 먼저다. TSMC 설립은 모리스 창 회장을 미국에서 본국으로 불러들인 데서 시작된다. 모리스 창은 반도체 기업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서 아시아인으로서 드물게 그룹 총괄부회장까지 올랐다. 미국에서 승승장구하던 그가 1985년 54세의 늦은 나이에 고국으로 돌아온 것은 쑨윈쉬안(孫運璿) 대만 행정원장(국무총리)·리궈딩(李國鼎) 정무위원(장관급)등 정부 관료들의 적극적인 구애 때문이다. 모리스 창 회장을 섭외하기 위해 노력했던 상황을 두고 중국 한자성어인 '삼고초려(三顧草廬)'에 빗대기도 한다. 과거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그에게 영입을 제안했단 일화가 있다.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는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어린 아이를 둔 집이라면 '만병통치약'마냥 쓰는 '비판텐'도 로슈에서 탄생한 의약품이다. 하지만 300조원 넘는 기업가치의 로슈가 130년 가까이 제약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이들 '히트상품' 덕이 아니다. M&A(인수합병)를 통한 꾸준한 변화, 우리나라 국가 R&D(연구개발) 예산에 맞먹는 돈을 매년 투자하는 '혁신'이 로슈를 월드 베스트 기업으로 만들었다. 지난 6일 스위스 북부도시 바젤 소재 로슈 본사에서 만난 요르그-미카엘 루프(Jorg-Michael Rupp) 파마 인터내셔널 리전 헤드(Head of Pharma International Regions)는 로슈의 성장에 대해 "스위스 바젤 지역은 산학협력과 스타트업이 활성화돼있고 인근 독일과 프랑스 등과 교류가 활발한 점 등 헬스케어 분야 생태계를 만드는데 유리하다"며 "낮은 세율과 매우 안정적 정부 정책 등 환경적인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요
1668년 독일 다름슈타트, 프리드리히 야코프 머크가 천사약국을 인수해 문을 연다. 356년이 흐른 지금, 머크라는 이름의 기업은 △일렉트로닉스 △라이프사이언스 △헬스케어 등 3개의 사업구조를 바탕에 둔 월드 베스트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세계 65개국에 6만3000명의 직원을 둔 머크는 연 매출 30조원을 자랑한다. 기업명에서 알 수 있듯이 356년의 기간동안 '머크'라는 이름을 유지하며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일반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휴대전화 액정을 비롯 바이오 관련 제품, 의학 약품, 화학 소재 등 일상 생활에서 머크의 손길이 닿지 않는 영역이 없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는 머크의 오래된 가치와 '전통'을 증명하면서 현대 산업 사회에서 존속하며 성장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 13대 가업 승계…70:30의 비밀━초창기 천사약국으로 시작한 머크가의 본격적인 가업 승계는 1715년에 이뤄진다. 그 전까지 후사가 없거나 동생의 아들에게 물려주는 등의
창업을 하고 시장에 뛰어들어 매출과 이익을 만든다. 매출을 키워 그에 맞게 고용을 늘리고 기업 공개를 통해 대규모 투자를 한다. 사업을 다각화하고 시너지를 만들어 대기업으로 덩치를 키운다. 흔한 기업의 성장 방식이다. 순서가 다를 수 있어도 대부분 기업은 공식처럼 이 길을 따른다. 다만 모두가 세계를 지배하는 베스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세기를 넘어 시장을 주도하고 미래 시장을 만들어내는 '월드 베스트 기업'의 비결은 따로 있다. 독일의 한 약국에서 시작해 13대 자손이 경영하는 회사는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는 기업 이념을 충실히 따른다. 360년이 지난 지금까지 첨단산업의 필수소재를 대고 있다. 170년 전 프랑스 공방에서 최초로 사각 트렁크를 탄생시킨 기업은 76개 메종(브랜드)을 통해 세계 럭셔리 시장의 대명사가 됐다. 한국 국가 R&D(연구개발) 예산에 맞먹는 돈을 1년 연구비로 쓰는 스위스의 기업은 항암과 진단 등 미래 바이오 시장을 주도하는 제약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