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덮친 사이버 테러
유럽 슈퍼마켓 매장 수백 곳에서 냉장·냉동 시스템이 사이버공격을 받아 온도가 급등, 식료품을 대량 폐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한 프랑스 혈액원과 지방 은행 등에도 해킹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 슈퍼마켓 매장 수백 곳에서 냉장·냉동 시스템이 사이버공격을 받아 온도가 급등, 식료품을 대량 폐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한 프랑스 혈액원과 지방 은행 등에도 해킹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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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지방 은행인 크레디 뮈튀엘 아르케아가 4일(현지시간) 약 1억유로(1500억원)에 달하는 사이버 공격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은행 측은 "해커들이 고객 계좌가 아닌 (은행) 자체 계좌에 접근해 자금을 다른 은행으로 이체했다"며 "손실을 본 고객은 없다"고 말했다. 은행 측은 도난당한 자금이 이후 전문 플랫폼에서 암호화폐로 전환됐으나 일부는 동결됐으며 현재 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르케아는 해당 이체가 사람의 오류에 의한 것일 가능성에 선을 그으며 "외부에서 시작된 정교한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공격이 어떻게 수행됐는지, 혹은 그 배후에 누가 있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파리 검찰청은 공식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가 "조직화된 집단에 의한 자동 데이터 처리 시스템 공격"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간지 르 텔레그램은 이번 손실 규모가 1억33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은행 측은 "현재 평가 중인 이번 공격 관련 자금의 규모가 그룹의 재무 건전성과 견고함을 흔들 정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최근 유럽 슈퍼마켓 냉장·냉동 설비에 대한 사이버공격으로 해킹 피해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프랑스 혈액원(EFS)도 해킹 공격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보건부는 지난 2월 지역 혈액원 여러 곳의 냉장·냉동 설비가 사이버공격을 받았지만, 현재 상황이 통제되고 있고 해당 공격 관련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혈액원의 해킹 피해 사실은 프랑스 현지 매체 르카니르앙셰네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영하(-) 30도여야 할 냉장 설비 온도가 110도까지 올라가도록 조작됐다고 한다. 프랑스 혈액원은 성명에서 공격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혈액원이 직접적인 공격 대상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EFS 산하 3개의 시설에서 외부 업체가 운영하는 EFS 혈액 제제 보관용 냉장·냉동 설비의 온도가 해킹으로 급격히 상승했다"며 "온도 및 제상(성에 제거) 기준값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설정됐다. 다만 보건상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고, 혈액 제품 손실도 없다"고 전했다.
지난달 프랑스 슈퍼마켓에서 발생한 '냉장·냉동 시스템' 해킹 사태가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로 확산하며 불안과 혼란을 키우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이번 사태를 "역내 식량 공급망 교란 시도"라고 우려를 표명한 가운데 피해국의 정부와 업체들은 각각 긴급회의 소집과 보안 배치 배표 등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루마니아에서도 슈퍼마켓 냉장·냉동 시스템 사이버공격 사건이 발생해 유럽 내 피해국이 최소 11개국으로 늘었다. 지난달 11일 프랑스의 해킹 피해가 처음 알려진 이후 3주 만인 지난 1일 벨기에와 스웨덴에서도 같은 피해 소식이 보고됐다. 전날에는 룩셈부르크, 에스토니아, 아일랜드, 네덜란드의 슈퍼마켓도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해킹 발생 국가 중 프랑스를 제외한 최대 피해국은 벨기에로 꼽힌다. 벨기에에서는 지난 1일 밤부터 2일 새벽까지 수십 개 슈퍼마켓 체인 매장의 냉장고 설비가 고장 나 현지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벨기에와 스웨덴에서 슈퍼마켓 냉장고와 냉동고 온도가 갑자기 상승하는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보고됐다. 지난달 프랑스에서 슈퍼마켓 냉장·냉동 설비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으로 700개 매장이 피해를 본 가운데 유사한 공격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슈퍼마켓 체인 델레이즈는 1일 밤 벨기에 내 약 40개 매장에서 냉장·냉동 시스템에 영향을 미친 IT 사고가 발생했다고 확인했다. 까르푸 벨기에와 스파(SPAR) 슈퍼마켓 일부 매장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보고됐다. 스웨덴 ICA와 쿱 소속 슈퍼마켓 여러 곳에서도 냉동고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사건이 나타났다. 스웨덴 셰보에 있는 ICA 크반툼 매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냉동고 온도가 섭씨 50도까지 올라갔다"며 "해킹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ICA 대변인은 "밤사이 일부 매장의 냉장·냉동 시스템에 영향을 미친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매장들이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내 주요 대형마트의 제어시스템이 12일(현지시간) 해킹에 뚫려 밤사이 매장 내 냉장시스템이 마비됐다. 이로 인해 주요 식자재가 부패했고 수백억 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8월말 미국의 군부대 내 매장에서 냉장고가 오작동하면서 피해를 본 지 두 달 만에 나타난 유사 사례다. IoT(사물인터넷) 기기가 늘어나는 가운데 AI(인공지능) 모델 개발사인 앤트로픽은 "AI모델이 보안이 취약한 스마트가전을 점거해 해킹의 거점으로 을 수 있다"는 내용의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냉동고 온도가 50도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커들이 밤사이 프랑스 전역의 수백 개 대형마트에 설치된 냉장·냉동고의 온도를 섭씨 50도까지 올리는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 파리 검찰청은 "프랑스 내 여러 대형 유통업체의 연결형 냉장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공격이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식품손실과 화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해킹사고로 '까르푸'는 자사 매장 80곳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고 프랑스 내 약 490개 매장을 운영하는 '모노프릭스'는 전체 매장의 약 5%가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