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떴다방' 꼼수만 더 늘었다..."절대 안 걸려" 단속 비웃는 암표상들

'10분 떴다방' 꼼수만 더 늘었다..."절대 안 걸려" 단속 비웃는 암표상들

오진영 기자
2026.10.0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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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K컬처의 그늘, 암표공화국①

[편집자주]  암표방지법 시행 한 달, 메신저와 해외 사이트를 통한 우회 판매가 이어진다. 대통령이 나서서 엄벌을 외치고, 처벌 수위를 높였는데도 암표가 사그라들 줄 모른다. 한정된 표를 선점해 웃돈을 붙이는 수익 구조와 단속·플랫폼 관리의 빈틈을 짚고, 정당한 관람 기회를 되찾을 해법을 살핀다.
/사진 = 게티이미지
/사진 = 게티이미지

"우리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있어서 절대 안 잡혀요. 이 대화방도 10분 뒤 터집니다."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인 텔레그램을 통해 한 아이돌 그룹의 공연 티켓을 문의하자 '10분 후 방 삭제' 알림이 왔다. '10분 떴다방' 판매자는 자신들이 중국과 한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다국적군'이라고 소개하며 "공연이나 야구, 영화표 등 모든 표를 구해 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앱 아이디를 수시로 삭제하며 10분 간격으로 '떴다방' 형태로 운영하는데다 직접 만나 표를 전달한다는 단속 회피 '꿀팁'까지 전해줬다.

3일 머니투데이가 텔레그램과 중화권 SNS(소셜미이더) 샤오홍슈, 중고나라 등 플랫폼에서 공연과 스포츠, 영화 등 50건의 입장표를 검색한 결과 이 중 43건의 암표 판매를 확인했다. 올라와 있지 않은 공연이나 야구 경기의 표를 구해주겠다는 글이나 예매를 대신해주겠다는 글도 수백건이 넘었다. 한 판매자는 문의 전 강화된 암표방지법을 먼저 언급하며 "예매 대행은 절대 안 걸린다"고 설명했다.

정부·여당이 암표를 근절하겠다며 도입한 일명 '암표방지법'(개정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이 지난달 28일 시행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편법 거래는 여전히 성행 중이다. 암표 거래가 적발되면 부정판매 금액의 최대 50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고, 신고자에게는 포상금도 지급된다. 예매처와 중고 거래 플랫폼이 관련 정보 제출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도 부과된다.

하지만 암표방지법 강화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기반을 둔 플랫폼을 활용하거나 다른 거래에 끼워 팔기, 더미(가짜) 가격, 예매 대행 등 꼼수는 계속되고 있다. 단속 강화가 암표상들의 판매 수법만 교묘해지도록 바꿨다는 지적이 나온다.

'꼼수'의 형태도 다양하다. 거래 후 아이디·대화방을 지워버리는 '10분 떴다방'은 내역 자체가 삭제되기 때문에 적발조차 어렵고, 중국·태국 등 해외 플랫폼 역시 수사망 바깥이다. 형사 사건 전문인 한 변호사는 "(개정된 법령이)처벌을 강화한다는 취지에 집중하다 보니 허점이 곳곳에서 보인다"며 "법령을 촘촘하게 짜지 않으면 정상 거래를 위축시키고, 암표상의 꼼수만 늘리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예매 대행이나 '다른 물건을 사면 티켓을 사은품으로 보내주겠다'는 식의 편법 거래 역시 규정의 처벌 대상이 아니다. 취소표를 이용한 개인 간 거래를 암표 거래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했다. '9999만원'이나 '추후 협의' 등 '더미 가격'으로 올린 판매글도 단속 조건인 '과도한 이익'이라고 판단하기 힘들다는 것이 법조계 해석이다.

꼼수 거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암표방지법 시행 후 20일간 암표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는 총 4907건으로 시행 전보다 36.5배 증가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점차 암표 판매 수법이 교묘해지고, 기술적·위치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책적 규제에 따른 실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급자 단속도 중요하지만 암표 구매를 지양하도록 수요자 중심의 정책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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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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