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만으론 안된다"…당정, 민생밀접업종 5년내 담합 반복시 '시장 퇴출'

"과징금만으론 안된다"…당정, 민생밀접업종 5년내 담합 반복시 '시장 퇴출'

세종=박광범 기자, 이승주 기자
2026.09.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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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 담합시 등록취소 및 영업정지 규정 도입 업종/그래픽=김다나
반복 담합시 등록취소 및 영업정지 규정 도입 업종/그래픽=김다나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이하 당정)가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시장 퇴출 방안을 도입하려는 건 현행 제재 체계로는 민생을 저해하는 담합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단 판단 때문이다. 과징금 중심의 현행 제재에 영업 자체를 제한하는 수단을 추가함으로써 상습 담합 유인을 낮추겠단 취지다.

안전·에너지·환경·운송 등 민생밀접분야 17개 업종, 5년 내 2회 이상 담합시 등록취소·영업정지

28일 국회 및 관계부처에 따르면 당정은 그동안 담합이 자주 발생했던 민생 밀접 분야 업종을 대상으로 5년 이내 2회 이상 반복적으로 담합한 사업자에 대한 등록취소 및 영업정지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반시장적 행위가 반복될 경우에는 시장에서 영구적으로 퇴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데 따른 후속 조치 성격이다.

△안전·생명 △에너지·산업 △환경 △운송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4개 분야 17개 업종이 대상이다.

현재 건설사업자가 9년 내 2차례 이상 담합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으면 건설업 등록을 말소하고, 공인중개사 사업자단체 및 중개사가 2년 이내 2회 이상 사업자단체 금지행위를 반복해 시정조치 또는 과징금 처분을 받으면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을 취소할 수 있는데 이를 다른 업종으로도 확대하는 것이다.

공정위가 공정거래법에 근거해 반복 담합 사업자를 적발해 관계부처에 등록취소 또는 영업정지 등을 요청하면 그 요청을 받은 관계부처가 개별법에 따라 해당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등록취소 또는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내리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당정은 공정거래법 및 17개 개별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안전·생명 분야 △소방시설업 △전기공사업 △설계, 감리업과 에너지·산업 분야 측량업 등 4개 업종은 반복 담합 시 등록취소 및 영업정지 처분이 모두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나머지 13개 업종에선 담합을 반복하면 영업정지가 내려질 수 있다.

갈수록 은밀하고 교묘하게 이뤄지는 담합 행위 적발률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현행 조사 개시일 기준 최대 12년인 담합 처분 시효를 최대 15년으로 늘린다.

또 교복이나 교육용 기자재 구매 등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교육 분야 공공입찰 담합을 선제적으로 적발하기 위해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BRIAS)에 교육청을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협조기관 중 하나로 명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도 추진한다.

아울러 밀가루와 인쇄용지, 전분당 등 담합 적발로 공정위가 20년 만에 꺼내든 '가격재결정 명령'의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현재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 '그밖에 필요한 시정조치' 및 심사지침상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을 근거로 가격재결정 명령을 부과 중이다. 하지만 사업자들이 가격을 담합 이전의 경쟁 회복 수준으로 재결정하지 않을 경우 시정조치 불이행으로 볼 수 있는지 모호한 지점이 존재한다.

이에 당정은 공정거래법에 '담합 전 경쟁을 회복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재결정하도록 명시해 실효성 있는 가격재결정이 이뤄지게 할 계획이다.

식품 분야 빠졌지만…공정거래법상 '구조적 조치' 도입 추진

한편 이번 반복 담합 사업자 등록취소·영업정지 대상에서 식품 분야는 빠졌다. 17개 업종과 달리 식품업은 반복 담합을 이유로 등록취소나 영업정지를 내릴 개별법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에 구조적 조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기존 행태적 시정조치와 과징금 제재만으로는 독과점 폐해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기업분할이나 지분매각 등과 같은 구조적 조치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공정거래법에 담는 방안이다.

실제 미국과 EU(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역시 공정거래법에 기업분할명령, 지분매각명령, 영업양도명령 같은 구조적 조치를 도입 중이다.

구조적 조치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업이 공들여 키운 사업부 등을 강제로 매각할 경우 기업 가치 하락은 물론 미래 성장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커서다. 인위적으로 특정 부문을 떼어내면 남아있는 사업 부문의 경쟁력도 하락할 수 있다.

공정위도 이런 부작용을 고려해 구조적 조치를 도입하더라도 '최후의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기본적으로 담합이나 사익편취, 부당지원 행위 등이 반복적으로 이뤄질 때 구조적 조치가 고려될 수 있단 설명이다. 과징금과 시정조치 제재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때에만 예외적이고 한정적으로 구조적 조치가 발동될 수 있단 것이다.

이와 관련,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구조적 조치는) 시장지배력 지위 남용, 독과점력 남용을 다른 방법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공공부문이 법 집행을 위해 활용하는 제도"라며 "전세계 선진 경쟁당국도 이미 오래 전부터 구조적 조치를 법 집행의 하나의 수단으로 확보해 놓고 있는 상황인데, 지난 수십년 간 법 집행을 통해 문제가 됐던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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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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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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