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17개 요구 안건마다 충돌…이재명 정부 '닥치고 공급' 기조에도 부담

LH(한국토지주택공사) 노사 첫 교섭이 아무런 진전없이 결렬되면서 총파업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한층 커졌다. 정부 주택 공급 정책의 최대 실행기관인 LH가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정부가 구상한 공급 속도전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시작된 LH 노사의 첫 교섭은 약 1시간 20분 만에 종료됐다. 양측은 노조가 제시한 총 17개 요구 안건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대부분의 사안에 대해 의견이 충돌했고 결국 아무런 구체적인 합의나 진전 없이 첫 협상을 끝마쳤다.
이날 교섭은 노조의 근로여건 정상화 요구가 핵심 의제였다. 노조는 늘어난 사업량과 역할에 비해 인력이 축소되면서 악화된 근로여건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야 할 일은 늘고 이를 감당할 사람은 줄어 현장 직원들의 물리적·심리적 부담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1인당 사업량이 과거보다 2~4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인 근로 여건 저하가 심각하다는 의견도 사측에 전달했다.
이성훈 LH 사장은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노조 측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국정감사 일정 등을 고려해 다음 달 14일 재교섭하기로 했다.
LH는 공공택지 조성과 공공주택 건설 등 정부 공급 대책을 현장에서 실행하는 핵심 기관으로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주택 공급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아울러 홍지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과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 출신 이성훈 LH 사장의 리더십 문제로도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
노조는 요구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8000여 조합원의 총파업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LH는 2009년 출범 이후 한번도 파업 사태를 겪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LH가 실제 총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교섭을 통해 의견 차를 줄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하루 전인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 "국토부에 나라 운명이 달려 있다. 과감한 공급 반안을 고민하라"며 빠른 주택 공급을 거듭 강조했다.